파두 투자 VC, 엑시트 타이밍에 '희비' 갈렸다 어닝 쇼크 이전 자금회수 하우스, 금감원 조사 촉각…차익실현 못한 곳 '오히려' 안도
이효범 기자공개 2023-12-01 07:36:27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9일 10: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파두가 3분기 실적 어닝쇼크로 인해 주가가 급락한 가운데 실적 발표 전 보유한 주식을 매도한 벤처캐피탈(VC)들이 이번 사태와 관련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실적이 나오기 전 주식을 매도한 VC들은 주가 급락을 피해 차익실현을 했지만 미리 어닝쇼크 정보를 알고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엑시트 타이밍을 잡지 못했던 VC들은 주가 하락에 속은 쓰리지만 이같은 의혹에서 벗어날 수 있어 가슴을 쓸어내리는 모양새다.VC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이 파두 사태와 관련한 불공정 거래 조사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파두에 투자한 기관투자가들이 조사 대상에 포함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29일 "(파두 건과 관련해) 조사 여부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확인해 줄 수 없다"면서도 "다만 통상적으로 이런 이슈가 발생하면 혐의점이 있을지, 인력을 투입할만한 사건인지를 고려해 조사 여부를 판단하고 매매분석과 문답조사 등을 진행한다고 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파두 사태가 발발하기 이전 주식을 처분한 곳이 금감원의 조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파두가 상장 전 공시한 투자설명서 내 '상장 후 유통제한 및 유통가능주식수 현황'에 따르면 최대주주 등을 제외한 기관투자가 등의 지분율은 58.53%(1280만4445주)다. 이 가운데 보호예수 물량은 지분율 31.88%에 해당하는 1531만8228주다. 실적 발표 직전에 보후예수가 풀린 3개월 락업 물량은 지분율 7.71% 규모의 370만5786주다.
이 가운데 VC는 위드윈인베스트먼트, 카익투벤처스, 포레스트파트너스, 삼호그린인베스트먼트, 제니타스인베스트먼트,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컴퍼니케이파트너스, 캡스톤파트너스, 포지티브인베스트먼트 등으로 나타났다.
대다수 기관투자가들은 보유한 지분율이 5%를 밑돌아 장내에서 거래를 했다고 해도 공시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공시상 장내 매도 움직임이 드러난 기관투자가는 포레스트파트너스다. 파두의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신기사조합, 벤처조합, PEF 등 다양한 비히클로 투자한 다수의 펀드를 통해 9%를 웃도는 지분을 보유했다. 공시상 이달 8일까지 매도가 지속됐는데 총 매도 물량은 359만5723주다. 이 가운데 3분의 1에 해당하는 124만5361주 매도가 11월에 이뤄졌다.
특히 초기 투자자로 꼽히는 컴퍼니케이파트너스는 상장 전에 파두에 대한 엑시트를 상당부분 완료했고 상장 이후 남은 물량도 락업이 끝나는 시기에 모두 처분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 다른 초기 투자자인 삼호그린인베스트먼트는 파두 상장 이후 엑시트를 본격화했다. 1, 2개월 자발적 락업을 설정한 물량에 대해선 적정 타이밍에 매각해 수익을 얻었지만, 3개월 락업이 걸린 물량을 주가 하락세일 때 급하게 매도해 손실을 보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기관투자가들이 파두의 어닝쇼크를 미리 알고 매도한게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다만 이를 입증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히 VC들은 락업이 풀리는 시기에 주가가 기대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처분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기관투자가들 중에서는 여전히 파두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곳들이 있다. 주가 하락에 따라 차익실현을 하지 못했지만 오히려 이번 이슈에서 자유롭다는 점에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는 전언이다.
VC업계 관계자는 "파두 상장 이후 락업 등으로 인해 팔지 못했던 기관투자가들은 오히려 잘됐다는 분위기"라며 "이번 사태로 파두 주식을 팔지 않아 불공정 거래에 대한 이슈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태는 파두가 지난 8일 장 마감 후 분기보고서를 공시하면서 촉발됐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98% 감소한 3억원에 그쳤다. 실적 어닝쇼크로 인해 이튿날인 9일 파두 주가는 하한가를 기록했다. 종가기준 주가는 2만4300원으로 떨어졌다. 이후에도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2만원 아래에 형성되기도 했다.
파두는 지난 6월 30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했을 때 올해 연간 매출액을 1202억원으로 추정해 제시했는데 실제 2분기 매출액은 5900만원, 3분기는 3억2100만원에 그쳤다. 이에 따라 뻥튀기 상장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상장 전에 이를 검증하지 못한 주관 증권사에 대한 책임론마저 불거졌다.
파두는 지난 8월 7일 코스닥에 입성했다. 공모가는 3만1000원으로 상장 첫날 종가는 2만7600원이다. 이후 종가 기준 주가가 전반적으로 우상향하면서 8월 17일 4만원 선을 돌파했다. 9월에는 4만5000원을 찍은 이후 3만원 대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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