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특례 코스닥 재점검]연구개발 자부심 컸던 아스타, 외형 성장 '고전'3년 연속 적자, 관리종목 지정 우려…중동진출 기대감 덕 주가 '활황'
서하나 기자공개 2023-12-06 08:12:40
[편집자주]
기술특례 상장제도는 기술력과 성장성을 갖춘 기업의 자본시장 진출을 도왔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바이오 등 많은 이익 미실현 기업들의 자금조달 동아줄이 됐다. 하지만 최근 반도체 기업 파두의 어닝 쇼크로 인해 기술특례 상장사의 이익 부풀리기 논란이 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더벨이 기술특례 상장사가 제출한 투자설명서상 실적 전망과 현재를 비교,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9일 15: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스타는 질량분석기 기반의 진단 시스템 개발사로 2017년 기술특례 코스닥에 상장했다. 상장 이후 중국 진출 계획이 지연·축소된 탓에 당초 추정치에 못 미치는 실적을 거뒀다.일각에선 아스타가 한국거래소 규정에 따라 4분기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아스타 측은 내부적으로 수주잔고와 실적 전망 등을 고려해봤을 때 그럴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일축했다. 아스타 주가는 연내 중동 진출을 앞둔 기대감이 반영된 덕분에 1년 전보다 약 3배 가량 올랐다.
◇5000여종 세균 DB 구축해 다양한 산업 적용
아스타는 스스로를 연구개발(R&D)에 강한 기업이라고 규정한다. 2016년 미생물 분석용 장비로 '대한민국 기술대상'을 수상하면서 기술특례 코스닥 상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말디토프 진단기 원리를 적용한 산업용 '시료 전처리 시스템'을 개발해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등에 OLED, 2차전지 불순물 검사 장치도 납품하고 있다.
2006년 출범한 아스타의 주력 제품은 말디토프 질량분석장치(MALDI-TOF) 기반의 진단 시스템, 질량분석 장치를 생산하고 서비스하는 일이다. 의료 현장에 필수적으로 적용되는 박테리아와 곰팡이 등 5000여종 세균 관련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 결과다.
대표 제품은 미생물 검사용 진단시스템 'MicroID'다. 미생물의 종을 판별하는 미생물 동정(Microorganism Identification) 시스템을 활용해 중대형 병원, 검사센터, 소형 클리닉과 양국 등에 제공한다. 의료 분야 외에도 발효 식품, 유기 비료, 바이오 에너지, 백신·항생제 등 미생물을 이용하는 산업에 두루 적용이 가능하다.
이밖에 후속 제품인 암진단 시스템 'MALDI-TOF RT(NosIDsys)'은 3기와 4기 암은 물론이고 조기 진단에 있어 신뢰도를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아스타는 제품 경쟁력 강화를 위해 암 진단에 걸리는 시간을 1시간 이내 자동으로 단축하기 위해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연내 유방암 진단 서비스를 추가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아스타는 올해 1~3분기 동안 전체 매출 약 21억원 중에서 질량분석장치 관련 매출로 약 15억원을 거뒀다. 전체 매출에서 약 70를 차지한다. 나머지 시료 전처리 소모품 판매로 약 6억원(비중 약 27.92%), 서비스 용역 매출로 5000만원(비중 약 2.29%) 등을 기록했다.
◇믿었던 중국 진출 '와장창'…결과는 추정 순이익 '300억' 차이로
아스타는 기술특례 상장 제도를 활용해 '재도전' 끝에 2017년 3월 20일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앞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했지만 시장 분위기가 우호적이지 않자 한 차례 상장 일정을 연기했다.
주관사인 키움증권은 2019년 연간 추정 당기순이익 151억원을 기준으로 공모가를 산출했다. 30% 연 할인율과 27.7배의 PER을 적용해 적정 시가총액을 1899억원, 주당 평가가액을 1만9277원으로 산출했다. 여기에 약 6.6~32.6% 사이의 할인율을 적용해 희망 공모가는 1만30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결정했다. 피어그룹으론 씨젠, 아이센스, 마크로젠, 엑세스바이오, 랩지노믹스 등 5곳이 포함됐다. 다만 수요 예측에서 실제 투자자들의 희망가를 반영해 최종 공모가는 8000원으로 결정했다.
주관사 측은 당시 투자설명서를 통해 "2019년부터 국내와 해외 매출이 안정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보고 약 2년 뒤 추정치를 활용했다"며 "다만 이는 절대적인 가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상장 후 주가는 보수적 관점에서 형성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현실은 만만치 않았다. 아스타는 2019년 151억원의 순이익이 아닌 150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상장 당시엔 중국 진출에 희망을 걸었지만 현지 식약청 인증 통과까지만 약 3년이 걸렸다. 이후 인허가 단계에서도 중국의 사드 보복 등 정치적 이슈와 맞물려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했다. 아스타는 중국 기업 측에 약속한 물량을 납품했지만 단가를 크게 낮춰 달라는 요구를 받거나 카피 제품이 시장에 유통되는 등 고난을 겪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관리종목 지정 가능성 없다, 연내 중동 진출 가시화"
일각에선 아스타의 관리종목 지정 가능성까지 우려하고 있다. 아스타는 기술특례상장 규정에 따라 2017년부터 5년간 매출액이 미달해도 관리종목 지정이 유예됐지만 지난해부터 적용 대상에 포함됐다. 지정 조건은 △연매출 30억원 미달 △자본잠식률 50% 초과 △3년간 적자 규모가 자기자본 50% 초과 등이다.
아스타는 올해 1~3분기 동안 약 21억원 매출, 25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지만 관리종목 지정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관계자는 "아스타의 매출 구조는 4분기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구조"라며 "내부적으로 확정한 대학병원, 대기업 등으로부터 수주잔고를 반영하면 관리종목 지정 우려는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거래소는 코스닥 상장사에 별도기준 연간 매출액 30억원 미만일 경우 관리 종목에 지정한다. 이듬해에도 매출액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올린다. 또 분기 매출액 3억원 미만 등 주된 영업 정지로 판단되는 사유가 발생했을 경우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추가된다.
실적과 다르게 아스타 주가는 고공행진하고 있다. 2월 24일 주가는 3600원으로 52주 최저가를 찍었는데 약 한 달 뒤엔 1만3050원까지 오르며 3배 가량 뛰었다. 이후에도 주가는 높은 수준을 유지했고, 최근 일주일 주가는 9000원 안팎을 오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합작법인 설립을 통한 중동 진출에 대한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스타는 올해 3월 사우디국제산업단지회사(SIIVC)와 현지 합작법인(JV) 설립을 마치고 10월 사우디 자잔(Jazan)에서 생산 공장 및 연구소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선 프로젝트가 빠른 속도로 진행돼 연내 가시화된 결과물을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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