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성적' 삼성SDI, 부사장 승진 6명…배터리 중심 인사 해외 투자 성과 '톡톡', 중대형전지·해외법인 임원 중용
김도현 기자공개 2023-11-30 12:48:12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9일 17: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역대급 실적을 기록 중인 삼성SDI가 2024년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긍정적인 실적에 힘입어 지난해보다 승진 규모가 확대됐다. 회사 내 비중이 더욱 늘어난 전지 부문에서 부사장 대부분을 배출한 가운데 중대형전지, 해외법인 등 담당임원이 주를 이뤘다.◇달라진 삼성SDI, 수익성 높이고 고객사 늘리고
최윤호 사장이 자리를 지킨 삼성SDI는 이번 인사에서 부사장 6명, 상무 15명 등 총 21명의 승진자가 나왔다. 작년(부사장 4명·상무 13명·마스터 1명)대비 3명이나 증가한 결과다.
삼성SDI는 "초격차 기술경쟁력과 최고의 품질 확보, 수익성 우위의 질적 성장을 통해 글로벌 사업 확대를 차질 없이 준비하고 2030년 톱티어 회사를 달성하기 위해 각 분야별 차세대 리더를 과감히 발굴해 중용하는 미래지향적 임원인사를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6명의 신임 부사장 중 2명이 중대형전지사업부에서 나왔다. 전기차 등에 쓰이는 각형 배터리를 다루는 곳이다. 주인공은 김재경 부사장과 오정원 부사장이다. 삼성SDI는 두 사람에 대해 "초격차 기술경쟁력 확보를 주도했다"고 평가했다.
김 부사장과 오 부사장은 니켈 함량 88%의 5세대 각형 배터리(P5) 상용화는 물론 차세대 제품인 P6(니켈 함량 91%) 개발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P6을 통해 현대자동차와 처음으로 거래를 트는 의미 있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지난 3분기 기준 삼성SDI 매출에서 배터리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 90%까지 올랐다. 지난해 69% 수준에서 20% 이상 증가한 수치다. 그동안 경쟁사 대비 소극적인 투자로 우려의 시선을 받은 삼성SDI는 수익성 중심 전략을 펼치면서 올해 들어서는 비교적 공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1~3분기 에너지솔루션 부문의 시설투자액(CAPEX)은 2조3967억원으로 전년동기(1조6521억원)대비 큰 폭으로 증대됐다.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법인(JV)을 설립하고 스텔란티스와의 공동 투자에 속도를 내는 등 예년과 달리 분주한 한 해를 보낸 영향이다.
향후 미국 공장이 본격 가동하면 삼성SDI 실적은 더욱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 전기차 시장이 주춤한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 경쟁사보다 높은 영업이익률 유지하고 있는 것도 플러스 요인이다.
헝가리, 미국 등에서 2차전지 생산라인이 구축되는 상황에서 공로를 인정받은 인물도 있다. 글로벌 안전/기술센터 담당임원인 사욱환 부사장이다. 그는 삼성엔지니어링 출신으로 올해 삼성SDI에 합류했다. 회사는 "글로벌 거점의 건설 및 인프라 관리 고도화를 추진했다"고 승진 배경을 언급했다.
◇JV·해외법인서 연이어 승진…내년에는?
이번 인사에서 주목할 부분은 JV와 해외법인에서 3명의 부사장이 등장한 점이다. 우선 스텔란티스와의 JV '스타플러스 에너지' 담당 임원인 김윤재 상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는 삼성SDI의 중국 시안법인(SAPB)장을 역임한 바 있다. 글로벌 향상 및 품질 혁신을 추진했다는 평가다.
현재 스타플러스 에너지는 북미에서 1공장과 2공장을 설립 중이다. 각각 33기가와트시(GWh), 34GWh 규모로 2025년 1분기와 2027년 초 가동 예정이다. 스텔란티스는 최근 미국에 새로운 부지를 확보하는 등 신공장 구축 의지를 드러냈는데, 삼성SDI와의 추가 협력이 예상된다.
삼성SDI 미주와 유럽 법인을 이끌고 있는 김헌준 SDIA 법인장과 조한제 SDIEU 법인장도 부사장에 올랐다. 두 사람에 대해 삼성SDI는 "미주, 구주 법인 매출의 질적 성장에 기여했다"고 이야기했다.
삼성SDI가 미국, 캐나다, 헝가리 등에서 증설 작업을 지속하고 있어 앞으로 2개 법인의 존재감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삼성SDI는 3분기 누적 매출이 17조1435억원으로 전년동기(14조1582억원)대비 약 3조원 상승했다. 지난해 이어 올해도 역대 최고치 달성이 유력하다. 다만 2024년에는 2023년 하반기보다 전기차 업황이 부진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삼성SDI는 수익성 강화를 지속하는 한편 전고체전지,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등 미래 제품 준비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삼성SDI는 "핵심기술과 노하우를 보유한 차세대 리더들을 연령, 연차에 상관없이 과감하게 발굴하여 사업 경쟁력 강화 및 글로벌 사업 확대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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