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집단 톺아보기]대상그룹, 장녀 임세령의 '축산물 M&A'...사업 다각화 발판④크리스탈팜스·혜성프로비젼 874억 인수, 대상네트웍스 등 축산물 유통 시너지
박규석 기자공개 2023-12-06 15:57:18
[편집자주]
사업부는 기업을, 기업은 기업집단을 이룬다. 기업집단의 규모가 커질수록 영위하는 사업의 영역도 넓어진다. 기업집단 내 계열사들의 관계와 재무적 연관성도 보다 복잡해진다. THE CFO는 기업집단의 지주사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을 재무적으로 분석하고, 각 기업집단의 재무 키맨들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01일 10:17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상그룹은 수년 전부터 사업 다각화의 일환으로 '축산물 유통'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기업 인수·합병(M&A)과 그룹 내 사업부문 효율화, 유통 채널 확장 등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축산물 시장 내 점유율 확대와 그룹 차원의 사업 기반 확보를 꾀한다.축산물 유통 사업의 이러한 확장은 대상그룹의 오너 3세 임세령 부회장이 토대를 다졌다. 지난 2021년 3월 지주사 대상홀딩스에서 전략담당중역 부회장으로 승진한 후 축산물 사업 확장을 위한 M&A 작업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기 때문이다.
임 부회장은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의 장녀이자 임대홍 창업주의 손녀다. 1977년생으로 연세대학 경영학과와 뉴욕대 심리학을 전공했다. 2012년 12월에 대상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직책을 맡아 식품 부문 브랜드 매니지먼트, 기획, 마케팅, 디자인 등을 총괄했다. 2016년에는 전무로 승진해 대상㈜ 마케팅담당중역을 맡기도 했다.
◇그룹 신사업 '축산물 유통' 확장
대상그룹이 축산물 유통 사업에 진출한 시기는 2019년 4월이다. 당시 대상그룹은 축산물 도매업체 대상네트웍스(옛 디에스앤)를 인수했다. 대상네트웍스가 유상증자로 발행한 신주를 대상홀딩스가 취득(지분 51%)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2023년 9월 말 기준으로 대상홀딩스가 보유한 대상네트웍스의 지분율은 100%다.
대상네트웍스를 품기는 했지만 관련 영역에서의 본격적인 확장이 이뤄진 시기는 2021년 11월 이후다. 이 시기에 기업 간 거래(B2B)를 전문으로 하는 축산물 유통기업 크리스탈팜스와 혜성프로비젼의 지분을 인수했다.
인수 주체는 대상홀딩스였으며 크리스탈팜스와 혜성프로비젼의 주식을 각각 7만주씩 확보하기 위해 384억원과 490억원이 사용됐다. 지분 비율은 모두 70%였고 2022년 4월 혜성프로비젼은 크리스탈팜스를 흡수합병했다.
지분 인수를 위한 자금 확보를 위해 대상홀딩스는 2021년 5월 1000억원 규모의 공모채를 발행했다. 세부적으로는 3년물 500억원과 5년물 500억원이 발행됐다. 발행 당시 금리 메리트가 부각되는 5년물의 비중을 높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각 트랜치의 모집액은 동일하게 배분됐다.
지주사 출범 후 처음으로 발행한 회사채로 첫 신용등급은 그룹 내 주력 계열사인 대상㈜과 동일한 AA-였다. 당시 대상홀딩스는 1000억원의 자금 중 800억원을 축산물 유통·플랫폼 사업과 식품 관련 고부가 신사업 등에 배정했다. 나머지 200억원은 배당금 지급과 판매관리비 충당 예산으로 책정했다.
이를 통해 대상홀딩스의 축산물 유통부문은 그룹 전체 매출의 10% 수준을 차지하는 사업으로 성장하게 됐다. 올해 3분기 말 기준으로는 그룹 전체 매출(연결조정 전) 4조2223억원 중 4083억원(10%)을 기록했다. 식품·소재산업 부문(83%)을 제외한 나머지 부문이 1%~4% 사이의 비중을 차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유의미한 성과인 셈이다.
◇임세령 부회장의 첫 성과물
대상그룹의 축산물 유통 사업은 현재 대상네트웍스와 혜성프로비젼이 투톱 체제를 이루고 있다. 이들은 수입축산물 유통을 주력으로 미국과 호주산 등 국가별 냉장·냉동육류 브랜드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이중 우육품목 비중이 통상적으로 총매출의 8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주요 매출 채널은 대형할인점과 온라인 쇼핑몰, 슈퍼마켓 등의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채널과 외식업체, 도매업체, 실수요가공장 등 B2B채널로 구성되어 있다.
대상그룹의 이러한 축산물 유통업의 확장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임 부회장이 전략담당중역을 맡기 시작한 이후 본격화됐다는 점이다.
부회장 승진 등이 이뤄진 이후에 지분 인수와 소규모 합병 등이 마무리된 만큼 관련 작업에 그가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는 게 업계 평가다. 사실상 승진 이후 이뤄낸 첫 성과라는 얘기다.
임 부회장은 당시 대상홀딩스와 대상㈜에서 동시에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그룹 내 영향력을 단숨에 강화했다. 대상홀딩스에서는 전략담당중역을 맡았고 대상㈜에서는 마케팅담당중역 보직을 담당하게 됐다.
이전까지는 마케팅 부문에서 주로 활약해 온 만큼 사업적인 측면에서의 능력을 증명하기 위해 혜성프로비젼 인수 작업 등에 관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그를 보좌해 축산물 유통 사업 확장에 힘쓴 주요 인사로는 류성호 경영기획실장 상무가 꼽힌다. 류 상무는 혜성프로비젼 인수 이후 소규모 합병과 자산 효율화 등 재무부문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상그룹에는 최고재무책임자(CFO)라는 직책이 따로 없다. 다만 재무팀 등을 총괄하는 부문의 수장이 역할을 함께 맡아 재무 조직을 컨트롤하는 형태다. 대상홀딩스의 경우 류 상무가 CFO 역할을 맡고 있다.
외부에 공개된 류 상무의 정보는 제한적이지만 대상그룹에서 약 25년 동안 몸담은 '대상맨'이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 1973년생인 그는 가천대학을 졸업한 후 1998년 11월 대상㈜에 입사하며 사회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인사와 식품 기획 등을 거쳐 2021년 11월 대상홀딩스로 옮기며 상무로 승진했고 현재까지 경영기획실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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