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 탈중국 로드맵]LG화학·포스코퓨처엠, 다시 뜨는 국내 생산거점②화유코발트 합작, 중국 내부 물량 소화…비중국 생산거점 주목, 유럽·북미 구축도
김동현 기자공개 2023-12-11 15:08:20
[편집자주]
전기차 전환 흐름과 맞물려 고공행진을 하던 이차전지 업계가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지속되는 고금리와 글로벌 경기 침체 등 대외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전기차 성장세가 한풀 꺾였고 이에 따라 이차전지 및 소재 업체도 투자를 재검토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부 규정이 명확해지며 정책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은 점차 해소되고 있다. 중국업체와의 합작사 지분 정리, 공급망 다변화, 제품 경쟁력 강화 등 이차전지·소재 업체의 주요 과제를 더벨이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07일 07: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화학과 포스코퓨처엠은 중국 화유코발트와 인연을 맺으며 현지 시장에 진출했다. 글로벌 전기차 최대 격전지였던 중국에서 안정적으로 광물 원료를 공급받고 또 이차전지 현지 수요처에 제품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중국 물량을 소화했다.차세대 전기차 시장으로 부상하는 미국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법안 세부지침인 외국우려기업(FEOC) 조치를 통해 중국 공급망을 배제하며 이제 중국 사업장 기반의 글로벌 확장 전략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대신 두 사업자는 국내와 비중국 해외 거점을 키우는 방식으로 미국 시장을 공략한다. 이중 중국 기업의 지분율이 높은 합작법인의 경우 FEOC에 맞춰 지분율을 재조정할 계획이다.
◇구미·새만금·모로코, LG화학·화유 지분율 조정 후보군
LG화학이 현재 화유코발트와 합작사를 설립했거나 공동 사업을 추진 중인 사례는 총 5건이다. 2017년 중국 취저우에 설립한 전구체 생산법인(HUAJIN NEW ENERGY MATERIALS(QUZHOU))을 시작으로 2018년 중국 양극재 합작사(Leyou New Enegy Materials(Wuxi)), 국내 경북 구미 양극재 합작사(LG에이치와이비씨엠) 등이 이미 설립을 완료해 운영 중인 곳들이다.
이미 공장 가동을 시작한 중국 현지법인은 사실상 현지 물량 소화 목적으로 운영된 만큼 이번 FEOC 요건을 맞추기 위한 지분율 조정 대상으로 보기는 힘들다. 현재 글로벌 사업의 무게 추를 북미·유럽 등으로 옮기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 중국 양극재·전구체 법인은 현지 수요에 우선 대응하는 역할을 맡는다.
대신 생산능력 확장을 위해 설립된 LG에이치와이비씨엠이나 앞으로 설립될 국내 새만금(전구체), 모로코(양극재) 등 생산공장의 경우 고객사의 미국 IRA 수혜 요건을 맞추기 위해 지분율 조정이 필요하다. 다행히 새만금과 모로코 합작사는 이제 막 투자협약을 맺어 법인설립 및 시설 구축 등의 단계가 남은 덕분에 추후 지분율 조정이 수월할 수 있다.
다만 올해 생산공장 가동에 돌입한 LG에이치와이비씨엠은 앞으로 지분율 조정을 위한 절차에 들어갈 최우선 후보로 꼽힌다. 2021년 말 LG화학 100% 자회사로 출범한 이 법인은 이듬해 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화유코발트를 주요 주주로 맞이했다. LG화학이 LG에이치와이비씨엠 지분 51%를 갖고 있고 나머지 49%가 화유코발트의 몫이다. 화유코발트가 해당 지분을 확보하는 데 투입한 금액은 1574억원이었다.
FEOC 규정상 중국기업 지분율이 25% 아래로 제한되는 만큼 LG화학은 앞으로 최소 24% 수준의 LG에이치와이비씨엠 지분을 더 확보해야 한다. 이미 화유코발트가 투입한 금액 1574억원을 바탕으로 단순 계산하면 770억원 정도의 재원이 필요하지만 이미 올해부터 LG에이치와이비씨엠이 공장을 돌리기 시작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분 가치는 더 올라갈 수 있다.
당장 FEOC 규제가 내년부터 시행되고 현재 LG화학이 비중국 거점으로 추가 예정인 미국 테네시 양극재 공장(2027년 12만톤)과 유럽 양극재 공장(시기 미정, 6만톤) 등이 가동되려면 시간이 남아 있어 중국을 제외한 기존 국내 공장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국내 생산거점은 청주공장(LG화학 단독, 7만톤)과 LG에이치와이비씨엠(내년 6만톤) 등 두곳이 꼽힌다.
◇포스코퓨처엠, 빛보는 선제 수주 전략…국내 거점 경쟁력 확보 속도
포스코퓨처엠 이차전지 소재 사업의 첫 해외 생산거점지 역시 중국이었다. 포스코케미칼 시절이던 2021년, 포스코가 중국 화유코발트와 공동으로 설립했던 양극재(절강포화), 전구체(절강화포) 합작법인의 지분을 매입하기로 결정하며 중국 현지에 처음으로 발을 디뎠다.
당시 포스코퓨처엠은 중국 이차전지 고객사 수요를 확보하기 위해 이러한 결정을 내렸고 이후 지속적인 출자로 절강포화(45%)와 절강화포(32.5%)의 지분율을 끌어올렸다. 이들 합작법인은 중국 이차전지 제조공장에 들어갈 물량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며 현재 각각의 생산능력을 3만톤 이상으로 높이고 있다.
FEOC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곳을 꼽으라면 국내 전구체 합작사 2곳을 들 수 있다. 중국 CNGR과 화유코발트가 각각 참여하는 이 합작 프로젝트는 모두 포항에 생산공장을 설립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CNGR은 포스코퓨처엠과의 합작사 지분 80%를 가져가기로 결정했고 포스코퓨처엠·화유코발트의 국내 전구체 합작사 지분 비율은 정해지지 않았다. 포스코퓨처엠이 큰틀에서 FEOC 규정에 따라 지분 비율 조정을 계획 중인 만큼 두 합작법인의 지분 조정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만 포스코퓨처엠은 이미 얼티엄셀즈(제너럴모터스·LG에너지솔루션 합작, 13조원 수주), 삼성SDI(40조원 수주) 등 확실한 양극재 수요처를 확보하고 있어 이들 물량에 대응하기 위한 국내 생산거점 향상에 초점을 두고 있다. 2030년 양극재 생산능력 100만톤이라는 목표 중 국내 공장(69만5000톤)이 차지하는 비중이 70%에 가까울 정도로 높고 이외에 유럽(15만톤), 북미(9만톤) 등의 비중은 그리 크지 않다.
국내 양극재 공장의 경우 중국 기업이 지분을 투입한 사례가 없어 안정적이고 선제 수주 전략을 바탕으로 확실한 목표를 정해놓은 만큼 FEOC 상황에 유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이미 수주한 고객사에 대한 고성능 소재 공급을 위해 포항공장의 단결정 양극재 양산 시점을 2개월 앞당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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