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피플&오피니언

[더벨 경영전략 포럼 2024]"외부 리스크 높은 국내 석유화학, 원료·수출 다변화 필요"성동원 한국수출입은행 산업경제팀 선임연구원 "친환경 사업 확대 등 선제 대응해야"

김동현 기자공개 2024-11-21 07:36:44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0일 14: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석유화학 업계는 고난의 시기를 겪고 있다. 경기 침체 장기화와 핵심 수출 지역인 중국 시장의 자급률 확대로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부진이 길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가운데 외부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국내 석유화학 업계가 원료 및 수출시장 다변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성동원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산업경제팀 선임연구원(사진)은 20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서울에서 열린 '2024 더벨 경영전략 포럼'에서 "한국 석유화학 산업은 원료의 수입의존도와 제품 수출의존도가 높아 외부 환경 변화에 따른 리스크가 높다"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차별화한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성 연구원은 '석유화학 산업 현황 및 위기 극복방안'이라는 주제로 수요, 공급, 원가경쟁력 측면에서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3대 리스크를 분석했다. 한국은 1280만톤 규모의 에틸렌 생산능력을 자랑하는 글로벌 4위(점유율 5.7%)의 석유화학 국가다. 석유화학은 지난해 기준 국내 수출 5위 품목이기도 하다.

그러나 석유화학 산업 수출의 40%를 차지하던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둔화하며 수요 측면의 위기감이 커졌다. 2000년대 두자릿수대였던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2010년대 평균 7%로 떨어졌고 2020년대(4%), 2030년대(2%)에도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 실제 석유화학 품목별 중국 수출도 합성고무를 제외하면 줄어드는 추세다.



공급 측면에서도 중국의 영향을 빼놓을 수 없다. 중국은 석유화학 기초유분인 에틸렌 자급화를 목표로 공격적인 증설 작업을 진행 중이다. 2020년부터 5년 동안 글로벌 에틸렌 생산능력은 4500만톤 증가했는데 이중 절반 이상인 2500만톤이 중국에서 발생했다. 덕분에 중국의 기초유분·범용제품 자급률은 100%에 육박한다. 반대로 2010년 47.8%였던 한국 석유화학 산업의 중국 수출 비중은 하향 곡선을 그리며 지난해 36.3%까지 떨어졌다.

원가경쟁력 리스크는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고유한 특성에서 발생한다. 국내 산업은 나프타를 주원료로 에틸렌을 생산하는 나프타분해설비(NCC)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반면 미국과 중동 등 산유국은 에탄을 원재료로 하는 에탄분해설비(ECC)를 기반으로 기초유분을 생산한다.

여기서 원가경쟁력 차이가 발생한다. 유가가 배럴당 20달러(브렌트유 기준) 수준일 때는 NCC와 ECC의 에틸렌 생산비용이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올라가면 NCC의 생산비용이 ECC 대비 많게는 4배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유가가 배럴당 20달러로 내려가기가 쉽지 않아 당분간 ECC의 원가경쟁력 우위가 예상된다"며 "나프타 가격도 수급 타이트로 지속해서 상승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복합적인 리스크 속에서 성 연구원은 국내 석유화학 산업이 대외 환경 변화에 선제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산업 자체는 수직계열화를 통해 운영 효율성이 높지만 원료 수입의존도 및 제품 수출의존도를 다변화할 전략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현재 국내 석유화학 수출에서 빠져나간 중국의 빈자리는 미국, 유럽 등이 채우고 있다. 2010년 3.9% 수준이던 미국 수출 비중은 지난해 9.3%로 올라갔고 유럽 역시 같은 기간 6.6%에서 17.9%로 올라갔다. 원료 수입의존도에 대한 대응방안은 고민이 필요하지만 고부가·친환경 제품으로 사업구조를 다각화하며 변화를 모색 중이다.

성 연구원은 "중국 경제성장률 둔화 및 자급률 상승, 고유가 등 환경 변화로 과거 성수기 대비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수익성은 축소되고 호황기는 짧아질 가능성도 있다"며 "장기적으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친환경 사업 확대 등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