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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특례 코스닥 재점검]차세대 유전자 분석 꿈 제시한 소마젠, 현실과 '괴리'외국기업 기술특례 상장 1호, 상장 후 줄곧 적자…"추정치와 약 260억 괴리 전망"

서하나 기자공개 2023-12-11 07:32:35

[편집자주]

기술특례 상장제도는 기술력과 성장성을 갖춘 기업의 자본시장 진출을 도왔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바이오 등 많은 이익 미실현 기업들의 자금조달 동아줄이 됐다. 하지만 최근 반도체 기업 파두의 어닝 쇼크로 인해 기술특례 상장사의 이익 부풀리기 논란이 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더벨이 기술특례 상장사가 제출한 투자설명서상 실적 전망과 현재를 비교,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08일 10: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소마젠(Psomagen, Inc)은 외국기업 기술특례 상장 1호 기업이다. 2020년 7월 상장할 당시 유전자 검사 키트 시장의 장밋빛 전망과 함께 기술성 평가를 빠르게 통과하면서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3년이 지났지만 소마젠은 여전히 적자 상태다. 당초 기업가치 평가의 기준으로 제시했던 올해 당기순이익 추정치와 실제 실적은 270억원 가까운 격차가 날 것으로 전망된다.

◇마크로젠 미주법인으로 설립, NGS 사업서 외형 성장

소마젠은 2004년 12월 코스닥 상장사인 마크로젠이 미국 메릴랜드주 락빌에 미주법인으로 설립했다. 2011년 NGS 서비스를 시작으로 2014년 CLIA 인증, 2017년 CAP 인증을 받았다. 이후 미국 내 빠른 염기서열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캘리포니아 영업소, 보스턴, 뉴욕, 메릴랜드 버지니아 등으로 거점을 확대했다.

주력 사업은 2세대 염기서열 분석 서비스 'NGS'다. 차세대 시퀀싱(Next Generation Sequencing)의 약자인 NGS는 알루미나의 노바시크 등 플랫폼을 활용해 염기서열을 분석하는 서비스다. 1세대 염기서열 분석 서비스인 'CES'와 비교해 기존에 1~3일이 걸리던 반응 시간을 2시간으로 줄이고, 한번에 3000Gb에 이르는 데이터 산출이 가능하다.

이밖에 소비자가 집에서 유전자 검사 키트를 택배로 배송받아 간단히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개인 유전체 분석(DTC, Direct To Consumer Genetic Test) 서비스, 장내미생물 분석(Microbiome) 서비스, 코로나19 진단 서비스를 통한 용역 사업 등도 영위하고 있다.

소마젠은 올해 1~3분기 매출 중에서 약 66%를 NGS 사업에서 거뒀다. 두번째로 많은 비중은 CES 사업으로 전체 매출의 약 27%을 냈다. DTC 매출은 약 7%를 차지했다. 코로나19 진단 서비스와 기타 사업의 매출은 아예 발생하지 않았거나 1% 아래를 밑돌았다.

소마젠은 모기업과 특수관계인의 지배력이 두터운 편이다. 3분기 말 최대주주는 모기업인 마크로젠으로 지분율은 약 36.88%이다. 서정선 마크로젠 최대주주의 지분율 18.31% 등을 합치면 특수관계인의 지분율 총 56.21% 수준이다. 눈에 띄는 5% 이상 외부 주주는 없다.

◇순탄한 출발 이후 주가 미끄러져…추정치 밑도는 '실적' 원인

소마젠은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 7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특히 해외 바이오텍 중에서 처음으로 기술특례상장에 성공해 '외국기업 기술특례 상장 1호'란 타이틀을 달았다. 당시 소마젠은 기술보증기금과 한국기업데이터의 기술성 평가에서 모두 A등급을 받으며 빠르게 상장 절차를 밟았다. 대표 주관사는 신한금융투자가 맡다.

주관사 측은 당시 씨젠, 나노엔텍, 미국의 진단 장비사 퀴델(Quidel Corporation) 등 3곳을 최종 피어그룹으로 선정, 34.72의 PER을 적용했다. 기업가치 평가 기준으론 2023년 추정 당기순이익인 231억원을 제시했다. 여기에 연 20%의 할인율을 반영해 최종 평가가액을 1만9200원으로 산출했다.

다만 공모 과정에선 몸값이 과도하다는 일각의 의견을 반영했다. 최종 공모가는 밴드 최하단 수준인 1만1000원에 결정했다. 무사히 코스닥에 입성한 소마젠은 총 462억원의 공모자금을 모았고, 상장 첫날 주가가 시초가 대비 약 29.61% 상승하며 무난한 출발을 했다.

결과적으로 소마젠은 투자자들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다. 주가는 상장 첫 해 연말인 11월 27일 2만7500원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이후엔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주가는 올해 들어 줄곧 1만원 이하에서 머물다가 지난 10월 30일엔 52주 최저가인 4680원을 찍었다. 직전 거래일(8일) 주가는 5400원으로 마감했다.

결국 소마젠이 당초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거두고 있다는 점이 투심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소마젠은 2020년부터 3년 연속 적자를 냈는데 올해도 적자를 낼 가능성이 높다. 2020년 약 190억원이던 매출은 주력 사업의 성장세에 힘입어 지난해 약 434억원으로 늘었다. 하지만 이 기간 누적 영업손실 약 195억원, 누적 당기순손실 297억원 등을 기록했다.

특히 2020년 6월 상장 앞두고 제출한 투자설명서 따르면 올해 추정 순이익으로 231억을 예상했지만 실제론 올해 1~3분기 누적 당기순손실 203만8000달러(약 27억원 손실)를 기록, 실제와는 괴리가 있었다. 산술적으로만 봤을 때 소마젠은 올해 약 36억원의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상장 당시 제시한 수치와 270억원 가까운 차이가 생기는 셈이다.

주관사 측은 상장 당시 "기존 사업(NGS, CES)이 추후 성장세로 전환하고 신규 사업이 안정화 단계에 들어설 경우 수익성은 점차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다만 신제품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입하면서 시장의 성장세가 정체되는 등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변동될 경우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라고 투자 위험에 대해 언급했다.

소마젠은 본사를 미국 델라웨어에 두고 있다. 분기보고서 상에 기재된 작성 책임자인 이준호 최고재무책임자(CFO) 상무 역시 미국 번호를 사용하고 있어 취재 연결이 쉽지 않았다. 이 상무는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EY한영, 삼성전자, 코웨이 등을 거쳐 2021년 1월 소마젠에 합류했다.

소마젠의 보유 장비. 출처 : 소마젠 IR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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