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심 깊어진 NH증권, '각자대표' 카드 만지작 증권-금융지주 출신 '투톱' 체제 급부상
윤기쁨 기자공개 2023-12-14 06:49:53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1일 14: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투자증권이 라임·옵티머스 사태로 중징계를 받은 정영채 사장 후임 자리를 두고 다양한 방안을 고심 중이다. 내년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 구성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각자대표 체제로의 전환 가능성도 제기된다.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내달 중 임추위를 구성해 첫 회의를 진행한다.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정영채 사장 뒤를 이을 수장 선정 절차에 나설 전망이다. 최근 금융위원회로부터 중징계를 받은 정 사장의 연임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내부에서는 과거 무산됐던 각자 대표 체제 도입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2018년 NH투자증권은 전문성 강화를 목적으로 각자대표 체제 전환을 시도하기도 했다. 사업과 관리(경영지원) 부문으로 나눠 수장을 앉힐 계획이었다.
당시 내부 출신으로는 정영채 사장과 김광훈 전 부사장, 김원규 전 사장 등이 후보로 올라왔고, 외부 인사로는 양호철 전 모건스탠리 한국대표가 숏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임추위는 단독대표 체제를 유지하는 것으로 결정을 내리고 정영채 사장이 선정됐다.
각자대표 체제는 미래에셋증권, KB증권 등 인수합병을 통해 몸집을 키운 대형사들이 적극 활용한 방법이다. 크게 미래에셋증권은 사업과 경영으로, KB증권은 IB(투자금융)와 WM(자산관리) 부문으로 나눴다. 두 증권사 모두 M&A에 따른 갈등 봉합과 실적 향상 및 회사 성장이라는 성과를 거두며 현재까지 각자대표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대우증권과 미래에셋증권 출신을, KB증권은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 인사를 각각 수장에 앉혀 화학적 결합을 이뤘다. 김미섭·허선호 현 미래에셋증권 대표와 전병조·윤경은 KB증권 전 사장이 대표적이다.
2015년 NH투자증권이 우리투자증권을 합병한 이래로 김원규, 정영채 대표 등 우리투자증권 출신들만을 기용해왔다. 이에 일각에서는 NH농협금융지주 인사를 신규로 앉히기 위한 자리 만들기가 아니냐는 시선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각자대표 전환 이야기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데 이번 정영채 사장의 중징계로 인한 부담도 무시하지 못할 것"이라며 "예상외로 완전히 새로운 외부 인사가 영입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고 귀띔했다.
NH투자증권은 자체적으로 이사회(임추위)를 꾸려 대표 후보 등을 선별하고 있지만 임추위에 범농협 출신들도 포진돼 있다. NH농협금융지주는 NH투자증권 지분 56.82%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NH농협금융지주의 최대주주는 농협중앙회다. 결국 범농협 인사들의 의중이 반영될 수 있는 구조다.
이번에 단독에서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될 경우 전문성을 갖춘 NH투자증권 내부 승진 대상자와 NH농협금융지주와 소통을 잘할 수 있는 인물 중에서 뽑힐 것이란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이는 현재 KB증권의 김성현(KB투자증권)·박정림(KB금융지주) 대표 체제와 유사하다.
한편 내부 승진 인사로는 IB1사업부 대표인 윤병운 부사장, OCIO사업부 대표인 권순호 전무 등이 언급되고 있다. 윤병운 부사장은 IB1사업부를 이끌면서 국내 부채자본시장(DCM)에서 NH투자증권을 선두 자리에 올려놓는 등의 성과를 나태냈다. 권순호 전무도 OCIO 파트에서 지속적으로 성과를 만들어내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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