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산업력 53년 네온테크·구일, 다각화 결실 '1조클럽' 포부 황성일 회장, 스마트윈도·배터리·방산설비 등 국가전략산업 진출
구미(경북)=신민규 기자공개 2023-12-14 17:32:45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3일 16: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구일엔지니어링은 올해 황성일 네온테크 회장을 새주인으로 맞이했다. 두 회사의 업력을 합치면 50년이 넘을 정도로 업력이 쌓여있다. 황 회장은 매주 이틀 정도는 안양(네온테크 본사)을 떠나 차로 270㎞ 떨어진 구일엔지니어링 구미 본사에 들러 현장 관리에 힘을 쏟고 있다.지난 11일 구일엔지니어링 구미 본사에서 만난 황 회장(사진)은 "장비분야에서 20년 넘게 회사를 키워온 업력을 보시고 믿고 맡겨도 되겠다는 생각을 하신 것 같다"며 "구일은 30년 업력으로보나 실사 당시 규모로보나 당장 상장해도 충분한 여력을 갖고 있어서 적극적으로 검토했다"고 인수배경을 밝혔다.
황 회장이 인수한 구일엔지니어링은 1994년 설립된 곳이다. 디스플레이 검사장비와 인라인(In Line) 물류장비 분야에서 1000억원 안팎의 매출을 올릴 정도로 알짜 실적을 내왔다. 올해 무역의 날을 맞아 5000만불 수출의 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탄탄한 실적을 유지하고 있지만 인수 직후, 황 회장은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냈다. 단일 고객사에 의존하는 한계를 벗어나야 한다고 임직원에 주문했다. 내년이 다각화 결실을 보는 원년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중 하나가 '필름형 스마트 윈도' 분야다. 사우디·한국 산업단지(SKIV)에 해당 사업분야가 낙점되면서 신사업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구일엔지니어링 연구소장은 지난달 이와 관련해 사우디아라비아 출장길에 올랐다. 현지 생산용지 계약과 기술이전 등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사우디국제산업단지회사(SIIVC)는 SKIV를 현지에 구축하고 있는데, 국내 5개 사업분야 16개 중소기업이 참여사로 선정됐다. IT·디지털 분야에서 오리온엔이에스가 필름형 스마트 윈도 제조사업으로 이름을 올렸다. 구일엔지니어링은 이 회사와 다년간 양사 협업을 통해 개발된 스마트컨트롤러 및 원격 제어시스템, 제조설비를 공급할 예정이다.
스마트 윈도는 실내로 유입되는 태양광량을 조절함으로써 건물 내 에너지 세이빙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각광받고 있다. 구일엔지니어링은 액티브 타입 스마트 윈도를 구동하는 컨트롤러와 이를 건물 창호에 적용하는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BEMS) 기술 개발을 위해 수년간 국책과제를 수행해왔다.
황 회장은 "지난달 연구소장과 오리온엔이에스와 같이 가서 행사를 마쳤고 내년에 실제로 투자되는데 우리 제조설비와 컨트롤러가 납품된다"고 밝혔다.
신사업 영역 중에서는 이미 수주가 이뤄진 분야도 있다. 구일엔지니어링은 올해 국방분야 전문 방산업체인 코리아디펜스인더스트리(KDI)로부터 41억원 규모의 첨단 방산설비 구축사업을 따내기도 했다. 하나기술과 관련해선 전기차 배터리 제조용 장비 수주도 진행하고 있다. 초대형 인라인 구축 경험이 있다는 점에서 초도물량 수주에 성공하면 대량발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신사업으로 사세를 확장하면서 구일엔지니어링은 내년 사옥이전과 함께 코스닥 직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대표 주관사는 DB금융투자가 맡았다.
황 회장이 사업 다각화를 일찌감치 주문한 데에는 네온테크에서의 경험이 녹아있다. 반도체 절단장비(다이싱) 분야에서 압도적인 지위를 점하고 있지만 업황을 타다보니 신사업 발굴이 불가피했다.
황 회장은 "반도체 경기를 많이 타다 보니까 향후 성장성이 높 사업을 한번 해보자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그때가 산업용 드론사업이 태동할 때였는데 4차산업과 맞물려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여 바로 드론사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7년 넘게 공들인 드론사업은 시행착오 끝에 굵직한 수주를 내년초 앞두고 있다. 시범은 이미 마쳤고 발주처의 선택만 남아있는 단계다. 국내기업 가운데 오랜 시간을 드론분야에 투자한 기 자체가 적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네온테크는 2년 연속 육군참모총장 드론봇 챌린지 대회 최우수상을 수상한바 있다. 물류배송 실증 국책사업 참여 등 사업플랫폼을 갖추고 군사용, 소방용, 산업용으로 나눠 체계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무거운 장비를 다루는 업체답지 않게 재기발랄한 아이디어가 신사업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푸드테크 분야의 하나로 치킨을 만드는 '보글봇'은 연구소에서 탄생한 제품이다. 튀김 오일을 자동배출하는 작업을 통해 '산가(산패된 정도)'를 획기적으로 낮췄다. 대형차값 한대 가격인데 절약되는 기름값이나 인건비를 감안하면 매력적인 부분이 많다는 설명이다.
황 회장은 "기술 노하우가 쌓여있다보니 푸드테크 분야는 이전의 개발장비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수월했다"며 "환경적인 부분과 현장에서의 애로점 등을 반영해서 개발 완성했는데 프랜차이즈 반응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반도체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 필요한 산업은 인력 등을 감안하면 자동화가 구조적으로 필요하다"며 "이러한 산업의 트렌드를 사업에 접목해 네온테크의 실적을 키우고 구일엔지니어링 상장을 통해 1조클럽에 가입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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