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부터 유럽까지' 이재용 회장, 국빈방문 동행 '무게감' UAE·네덜란드 비롯 전부 참여, 베트남 방문서 생일 맞이 '눈길'…건설·반도체 계열사 세일즈
김경태 기자공개 2023-12-20 08:16:07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5일 13: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윤석열 대통령이 해외 국빈 방문은 총 일곱 차례 있었다. 통상 경제사절단을 동반하는 국빈급 방문에서 단연 두각을 드러낸 재계 총수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꼽힌다. 그는 여섯 차례 국빈 방문에 동행했고 다른 주요 순방에도 참여했다.이 회장은 글로벌 각지에 포진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경제사절단에서 막중한 역할을 맡았다. 그가 대통령 순방에 함께한 지역은 중동에서 유럽까지 다양했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관련 소송 공판이 숨 가쁘게 진행되는 중에도 순방 일정에 동행하며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베트남을 방문했을 때는 생일을 맞이하면서 양국 정상으로부터 축하를 받는 일도 있었다.
◇대통령 국빈 방문 대부분 동행, 경제사절단 핵심 역할…베트남서 생일 축하 받기도
윤 대통령이 올해 국빈 방문한 국가에는 UAE(1월), 미국(4월), 베트남(6월), 사우디아라비아(10월), 카타르(10월), 영국(11월), 네덜란드(12월) 등이 있다. 이 외에 국빈급으로 방문한 국가로는 폴란드(7월)가 있다.
이 회장은 폴란드를 제외한 대통령의 국빈방문에 경제사절단으로 모두 참여했다. 국빈방문 외에 순방에 동행한 국가는 스위스와 일본이다.
윤 대통령은 올 1월 스위스 다보스포럼에 참석했다. 이때 대통령과 '글로벌 CEO와의 오찬'이 있었는데 이 회장을 비롯한 재계 총수들이 막후 조력했다. 또 재계 총수들은 현지에서 2030 부산 엑스포 유치를 지지 요청했다.
이 회장은 올 3월 대통령의 일본 방문에도 동행했다. 당시 이 회장을 비롯한 4대그룹 총수가 함께 참석했다. 올 6월에는 베트남 국빈 방문에 앞서 프랑스를 찾았다. 당시 프랑스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 참석해 엑스포 유치전을 지원했다.
프랑스에 이어 베트남을 찾았을 때는 이례적인 일도 있었다.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 방문은 6월 22일부터 24일까지였다. 이 회장은 1968년 6월 23일생으로 베트남 경제사절단 참여 중에 생일을 맞았다. 한·베트남 양국 정상은 이 사실을 알고 만찬 장소에서 이 회장에 축하 인사를 건넸다. 베트남 측에서는 케이크를 준비하고 축하 연주를 진행해 화제를 모았다.
베트남은 이 회장이 대통령 순방에 동행한 다른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삼성그룹이 두각을 드러내는 국가다. 베트남리포트는 매해 베트남 500대 기업을 발표한다. 삼성전자 베트남 타이응웬(Vietnam THAINGUYEN Co., Ltd.)은 올해 발표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 역시 베트남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 회장은 작년 12월 23일 베트남 삼성 R&D센터 준공식에 참석했다. 이 R&D센터는 글로벌 기업이 베트남에 세우는 최초의 대규모 종합 연구소다. 2200여명의 연구원들이 상주하며 △스마트 기기 △네트워크 기술 △소프트웨어 등을 연구할 계획이다.
◇건설부터 반도체까지 역할 '그룹 회장' 면모, 사우디 경제사절단 전후 '숨 가쁜 일정'
통상 대통령이 해외 순방에 나서면 경제사절단은 그 나라와의 교역, 국내 기업의 현지 사업 수주 등을 고려해 구성된다. 이에 따라 각 국가를 방문할 경제사절단의 면면에는 차이가 생긴다.
이 회장은 올해 대통령의 국빈 방문에 빠짐없이 동참했다. 이런 행보는 이 회장이 보유한 네트워크와 삼성그룹의 글로벌 사업이 영향을 미쳤다. 이 회장은 삼성전자뿐 아니라 삼성물산 등 계열사 전체를 이끄는 '그룹 회장'으로서의 면모를 각인시켰다. 삼성그룹이 전 세계에 걸쳐 사업을 펼치며 현지에서도 영향력이 크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우선 1월에 찾은 UAE, 10월에 방문한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이 회장이 수년째 "기회의 땅"이라고 강조하는 지역이다. 삼성물산은 UAE에서 바라카 원자력 발전소 프로젝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네옴시티'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이 회장은 UAE의 경우 국내에서 세계적인 부호로 유명한 만수르 빈 자이드 알나하얀 UAE 부총리 겸 대통령실 장관을 비롯한 고위층과 친분이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최고 실권자인 모하메드 빈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이하 빈 살만) 왕세자 겸 총리와도 두터운 신뢰를 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영국, 네덜란드 등 선진국 지역에서는 삼성전자를 이끄는 수장으로서 역할이 강조됐다. 반도체 사업 관련 협력 강화가 논의된 만큼 삼성전자의 중요성이 부각될 수밖에 없었다.
다만 재계 일각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국빈 방문에 매번 참여하면서 이 회장이 경영 상황을 챙길 시간적 여유가 부족해진다는 시선이었다. 이 회장이 2020년부터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관련 소송의 공판에도 매달 출석하는 상황이라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가장 바쁜 일정을 소화한 때로는 사우디 국빈 방문 전후가 꼽힌다. 이 회장은 올 10월 21일 이건희의 일본친구들(LJF) 30주년 교류회를 주재하고 자정께 사우디아라비아로 출국했다. 사우디에 도착해 대통령 국빈 방문에 동행한 경제사절단에 합류했다.
이어 사우디 현지시간으로 10월 24일에 열린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에서도 막판까지 세일즈를 조력했다. 그 후 한밤중에 비행기를 타고 25일 새벽이 되서야 귀국했다. 이어 25일 오전에 수원 선영에서 열린 고 이 선대회장 추모식에 참석했다. 이틀 뒤인 27일에는 1심 공판에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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