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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진 이오플로우 대표 "이오패치는 틀리지 않았다" R&D 기술력 글로벌서 우위, 소송 승리 및 사업화 병행 자신감 강조

최은수 기자공개 2023-12-20 08:27:05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9일 08: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거래소에서 이오플로우의 거래정지 후 실질실사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단이 예정보다 일찍 나왔다. 거래재개 시기가 앞당겨진 건 매우 이례적이다. 즉 우리가, 그리고 '이오패치가 틀리지 않았다'는 걸 충분히 소명해 냈다는 뜻이다."

책임경영을 명목으로 단행했던 주식담보대출과 장내매수, 이후 무성했던 M&A 소문 그리고 메드트로닉과의 9710억원 빅딜 체결이 단행됐다. 그러나 곧바로 미국 공룡기업 인슐렛과의 소송전이 일어나면서 이오플로우의 주식거래는 정지되고 빅딜은 무산됐다.

13개월 간 휘몰아치던 이슈의 소용돌이가 잠시 멈춘 지금 더벨이 김재진 이오플로우 대표(사진)를 만났다. 그간 메드트로닉과의 비밀유지조항(CDA)에 묶여 대외 소통이 수월하지 못했다. 그러나 딜이 무산되는 등 변곡점에 서게 된 만큼 이제부턴 적극적인 소통 행보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상용화한 이오패치 또한 'Ver.2', 기술 변별력 입증 가능

더벨과 만난 김 대표는 가장 먼저 이오플로우를 둘러싼 주주와 이해관계자를 보호하고 동시에 설득할 책무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김 대표는 여러 이슈 끝에 바뀐 건 오직 '본인'의 지분율 뿐이라 강조했다. 김 대표의 지분율은 딜이 체결되기 전 18.58%에서 9.79%로 절반가량 축소됐다. 그의 이 같은 말에는 10여년의 연구개발(R&D)과 상업화를 통해 쌓은 이오플로우의 기술과 노하우는 여전하다는 점을 함의했다.


이오플로우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웨어러블 인슐린 펌프를 상용화한 기업이다. 앞서 2005년 관련 제품을 상용화한 시가총액 20조원의 미국 기업 인슐렛이 이오플로우의 유일한 경쟁사다. 이오플로우는 2021년 유럽 인증(CE)을 획득 후 2022년 유럽 유통 협력사를 통해 웨어러블 인슐린 펌프 이오패치의 유럽 버전 '글루코멘데이펌프'를 시장에 내놨다.

다만 이렇게 내놓은 이오패치조차 내부적으로 마수걸이는 아니다. 비록 메드트로닉과의 빅딜은 무산됐지만 국내 바이오·헬스케어 역사를 놓고도 손꼽히는 규모의 M&A 기대감을 키울 수 있었던 건 결국 '기술'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앞서 품목허가를 따낸 이오패치는 구동부가 체크밸브형태였고 아주 작고 가벼운 펌프의 구성이 가능한 장점이 있었다"며 "초기 이오패치에 여러 파트너사들이 관심을 보였지만 체크밸브 형태론 안전성 및 약물량을 일정하게 주입하는 데 한계가 있다 지적을 받았고 결국 이 제품으론 상용화에 나서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현재 유럽을 비롯해 시장에 출시된 이오패치는 '기어형'으로 요약되는 구동부 작동 기술을 탑재했다. 기어형으로 구동부를 구성한 제품은 앞서 출시된 제품보다 크기와 다소 크고 무겁다. 그러나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주입량을 조절하는 게 제품 경쟁력의 근간이라 놓고 볼 때 기어형이 상용화에 최적화한 형태라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극미량의 약물 차이로도 안정적인 혈당 유지와 생사를 가를 저혈당 기로에 선다"며 "웨어러블의 경쟁력 중에 부차적 요인인 무게와 크기를 다소 내려놓고 적확성과 사용 기간을 대폭 끌어올린 게 지금 시중에 내놓은 제품들"이라고 말했다.

◇불확실성 해소가 모멘텀, 컴플라이언스 역량 강화 의지

하지만 김 대표 역시 기술에 대한 확신은 있지만 이미 공룡기업으로 성장한 인슐렛이 엮인 소송전의 향배를 확신하기는 어렵다. 다만 미진한 설명으로 오해를 사기보단 향후 전략의 방향성과 반등을 위한 대응 전략을 명확히 알릴 태세다. 적극적으로 투자자를 보호하고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의지의 연장선이기도 하다.

김 대표는 "외부에선 이오플로우가 거대기업을 상대해야 하는 바이오벤처의 한계에 직면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고 이 시각도 일면 맞는다"면서도 "내부적으론 인슐렛이 제기하는 특허에 대한 제3의 선행기술을 알고 있고 만반의 준비도 했기 때문에 승산은 충분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특히 김 대표 및 임원진의 장내 매수 등으로 미공개 정보 이용과 관련한 오해를 불식하기 위한 컴플라이언스 역량 강화에도 힘을 쓰겠다는 전언이다. 종종 국내 기업의 내부 통제 강화 선언이 공염불에 그치는 경우도 있지만 '진실함'의 단초를 최근 거래재개 국면에서 찾아달라는 당부도 덧붙였다.

김 대표는 "한국거래소에서 이른 시기에 거래재개를 결정할 수 있었던 것도 인슐렛과의 소송으로 모든 글로벌 사업이 무력화된 건 아니기 때문"이라며 "소송으로 불확실성이 제기된 지역을 제외하고서라도 국내 성장과 중국 시장 진출 등의 전망은 여전히 밝다는 걸 어필했고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추가 자금조달에 대한 가능성을 두고도 허심탄회하게 소회를 밝혔다. 그는 "굴지의 인슐렛조차 턴어라운드까지 옴니팟 출시 후 10년 이상 걸렸다"며 "어차피 이오플로우가 고된 길을 걸어갈 때 사업 성장의 마중물이 필요하다면 지분 희석을 감내하더라도 경영자로서 합리적인 선택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마지막으로 "이오플로우는 남들이 걷지 않은 길에 먼저 발을 디뎠고 적잖은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결국 지금까지 걸어왔다"며 "앞으로 회사가 대응할 이슈들을 오히려 이오패치의 기술력과 우수성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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