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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 HMM 인수]팬오션과 한솥밥 먹는 HMM, 사업 시너지는팬오션은 벌크선·HMM은 컨테이너선…화주 네트워크·해운동맹 공유도 무기로

허인혜 기자공개 2023-12-20 08:31:13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9일 12: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초대형 국적 선사의 꿈이 목전에 왔다. HMM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하림그룹이 선정되면서 해운사업 시너지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하림그룹이 국내 1위 벌크선사 팬오션을 보유하고 있어서다. HMM은 컨테이너선 사업이 중심으로 양사의 주요 포트폴리오가 다른 점이 시너지를 극대화시킬 요소로 평가받는다.

팬오션은 주력 화주들과의 장기 계약을 바탕으로 한 화주 네트워크가, HMM은 글로벌 3대 해운동맹 중 2M, 디얼라이언스를 모두 거쳤던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화주 네트워크와 글로벌 해운동맹 노하우를 공유해 영업력을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1위 컨테이너사·벌크선사의 만남…초대형 국적 선사 탄생 임박

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는 HMM 경영권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팬오션·JKL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HMM이 2016년 채권단 관리로 전환된 뒤 7년 만이다.

HMM 인수전에 나선 그룹들은 각자 청운의 꿈을 품었다. 하림그룹과 동원그룹 모두 시너지를 노렸지만 활용법이 달랐다. 하림그룹은 벌크선사인 팬오션과 컨테이너사업 중심의 HMM을 한 지붕 아래 모으며 초대형 국적 선사를 꿈꿨다. 동원그룹은 동원로엑스의 육상물류 역량에 더해 HMM으로 바닷길까지 노리며 종합물류기업을 목표했다.
HMM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사진=HMM

꿈을 이룬 건 하림그룹이 됐다. 하림그룹이 인수를 완주하면 국내 1위 벌크선사인 팬오션뿐 아니라 국내 1위이자 세계 8위 컨테이너선사인 HMM까지 품게 된다. 초대형 국적 선사의 탄생이다.

팬오션은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 벌크선 301척을 운영 중이다. 연간 운송 화물량은 1억톤(t) 수준이다. HMM은 초대형선(1만 TEU급 이상 선복량 기준) 보유 비율이 세계 1위인 국내 유일의 원양 컨테이너사다. 글로벌 해운사 기준 8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벌크선과 컨테이너선은 같은 해운 사업으로 묶이지만 시장을 가늠하는 지표나 고객사가 다른 별개의 시장이다. 글로벌 해운 운임 등은 팬오션이나 HMM이 어찌할 수 없는 외부요인이지만 실적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다. 컨테이너선 운임은 상하이컨테이너지수(SCFI)에, 벌크선 운임은 발틱운임지수(BDI)에 달려 있다.

SCFI는 800~1100을 오가고 있다. 통상 손익분기점은 1000이다. HMM은 900선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는 효율성은 갖췄지만 한해 내내 지수가 지지부진하다보니 이전같은 수익성은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BDI는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50% 가깝게 올랐다가 다시 급락하는 등 요동치고 있다. 변동성이 높은 만큼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수록 대응이 수월해진다.

상반기 선박량과 계약을 늘리며 각자의 규모도 더 키워둔 상태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팬오션은 상반기 말을 기준으로 19척의 선박건조계약 및 중고선 매입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3척은 이미 인도됐고 LNG선 10척, 벌크선 2척, 컨테이너선 4척은 2023년부터 2026년 사이 인도될 예정이다.

HMM은 올해 상반기 유니버설챌린저 등 원유선 4척과 컨테이너선 HMM몽글라, 제품선 오리엔탈아쿠아마린 등 6척을 인도받았다. HMM이 반기보고서에 밝힌 선대 현황은 컨테이너선 38척, 벌크선 21척으로 59척이다.


◇팬오션 '화주 네트워크', HMM '글로벌 해운동맹' 강점

하림그룹이 6조4000억원을 베팅하며 노린 시너지는 포트폴리오 확대만은 아니다. 세계 바닷길을 누비는 만큼 글로벌 해운사 동맹과 화주 네트워크도 중요한 요소다. 하림그룹도 화주 네트워크를 강조했다.

영업력은 화주 네트워크 공유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화주 네트워크는 특히 팬오션이 강자다. 포스코와 한국전력, 한국제분협회, 한국가스공사, 브라질 발레(Vale)사, 브라질 피브리아(Fibria)사 등 국내외에서 입지가 단단하고 업력이 긴 주력 화주들과 계약을 체결해 왔다. 특히 선박 도입부터 최장 25년 이상 특정 화주를 위해 운영하는 전용선 장기 계약이 다수다. 화주와의 네트워크가 끈끈할 수밖에 없다.
팬오션의 초대형 유조선. 사진=팬오션

해운사 동맹은 HMM이 앞선다. 세계 3대 해운동맹 중 하나인 디얼라이언스 정회원이다. 디얼라이언스는 2020년 HMM을 끝으로 신규 회원을 받지 않고 있다. 2017년 디얼라이언스 가입 전까지는 또 다른 해운동맹인 2M과 '2M+H'라는 전략적 협약 관계를 맺기도 했다.

해운동맹에 가입하면 항로 다변화와 비용구조 개선 등 이점이 적잖다. 2025년 세계 1·2위 해운사인 스위스 MSC와 덴마크 머스크의 해운동맹인 2M이 공식적으로 해체될 예정이어서 해운동맹은 기존 3강에서 4강 체제로 재편된다.

이때 MSC나 머스크 등이 HMM과 팬오션에 동맹 제안을 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해상 운임료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경험이 더 풍부한 HMM과의 시너지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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