젬백스, 원툴 'GV1001' 적응증 확장으로 재기 노린다 FDA에 진행성핵상마비 2상 IND 신청…단일 파이프라인 우려 시각 여전
차지현 기자공개 2023-12-21 09:39:46
[편집자주]
혁신신약을 노리는 기대주, 즉 파이프라인에 대한 가치 평가는 어렵다. 품목허가를 너머 성공적인 상업화에 도달하기까진 임상 평가 지표 외에도 시장 상황, 경쟁사 현황, 인허가 과정이 얽혀 있다. 각사가 내놓는 임상(Clinical) 자체 결과는 물론 비정형화한 데이터를 꼼꼼히 살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내 주요 제약사와 바이오텍의 주력 파이프라인을 해부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9일 15: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젬백스가 핵심 파이프라인 'GV1001'의 새 적응증 찾기에 분주하다. 진행성핵상마비(PSP)를 대상으로 올 초 국내 임상에 나선 데 이어 최근 미국·유럽 등으로 임상 지역을 확대하고 있다.기존 적응증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한 상황에서 타깃 질환을 바꿔 반전을 모색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단일 파이프라인 의존도가 높다는 점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희귀' 진행성핵상마비, 국내 이어 해외서도 임상 추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젬백스는 현지시간으로 15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PSP 치료제 파이프라인 'GV1001'의 임상 2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제출했다. 비정형 파킨슨 증후군인 PSP는 질병 악화 속도가 빨라 파킨슨 형태 중 가장 심각한 질환으로 꼽힌다.
미국 내 30~40개 병원에서 PSP 환자 150명을 대상으로 12개월간 'GV1001' 0.56mg 또는 1.12mg을 피하투여한 뒤 질환의 개선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한다. 1차 평가지표는 베이스라인 대비 PSP 평가 척도(mPSPRS)의 총점 변화량이다.
앞서 젬백스는 3월에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해당 물질의 국내 2상 IND를 승인받고 임상을 개시했다. 국내 최초 PSP 임상으로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에 희귀의약품 신청을 마쳤다. 이에 따라 임상 2상 결과만으로 국내 조건부 신약 허가를 신청할 수 있다는 게 젬백스의 설명이다.
이번 FDA 임상 2상 IND 신청으로 PSP 치료제의 글로벌 상업화에 더욱 속도를 낸다는 목표다. 아울러 조만간 유럽의약품청(EMA)에도 해당 파이프라인의 임상 2상 IND를 신청할 계획이다.
젬백스 관계자는 "진행성핵상마비 국내 임상 2상은 환자 모집 및 투약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현재 48명 환자 등록을 완료했고 마지막 환자 등록까지 마무리 후 임상 종료 및 향후 일정을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췌장암·전립선비대증 등 잇단 실패, 적응증 확대 사활
GV1001은 텔로메라아제 유래 펩타이드 기반 신약물질이다. 젬백스 입장에선 '아픈 손가락'과 같다. 몸값을 좌지우지하는 대표 파이프라인이지만 그간 기존 적응증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시장의 불신을 샀다.
췌장암 임상이 대표적이다. 2015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GV1001(제품명 리아백스)에 대해 임상 3상 결과보고서를 향후 제출하는 조건으로 허가받았으나 기간 내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면서 품목허가가 취소됐다.
전립선비대증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에서도 고배를 마셨다. 지난 7월 수령한 임상 3상 결과보고서(CSR)에 따르면 1차 평가지표인 전립선증상점수(IPSS)의 변화량에 대한 대조군 대비 시험군의 우월성 입증에 실패했다.
현재 젬백스가 가장 기대를 거는 타깃은 알츠하이머다. 해당 임상은 미국 및 유럽 7개국에서 다국가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계열사 삼성제약이 지난 5월 알츠하이머 치료제 GV1001의 국내 실시권을 취득하면서 국내 임상 3상을 주도하게 됐다.
하지만 알츠하이머는 아직 발병 원인도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은데다 임상 실패율이 99.6%에 달하는 '난공불락'의 영역이다. 글로벌 제약사(빅파마)도 중도에 개발을 포기할 정도로 어렵고 최근엔 에자이·바이오젠이 '레카네맙'(제품명 레켐비)을 내놓으며 시장 선점에 나선 상태다.
GV1001 개발이 녹록하지 않은 상황에서 적응증 확장 전략으로 돌파구를 모색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들어 각종 해외 학술대회에 참가하며 신약 후보물질로서의 가능성을 알리는 데 힘을 쏟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해당 물질의 성장 가능성을 찾기만큼이나 중요한 과제는 파이프라인 다각화다. 다양한 적응증으로 동시다발적 임상을 진행 중이지만 GV1001은 사실상 젬백스의 유일한 파이프라인이다.
젬백스 관계자는 "GV1001 외 차세대 파이프라인을 연구하고 있다"며 "개발 상황에 맞춰 후속 파이프라인을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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