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이해관계 삼성제약-젬백스, '자금 돌려막기' 논란 점화 삼성제약, 젬백스서 도입 물질 임상 위해 480억 유증, 젬백스 100% 참여
차지현 기자공개 2023-11-22 10:43:10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1일 07: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제약이 48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앞서 올 초 젬백스로부터 도입한 알츠하이머 치료제의 국내 임상을 진행하기 위해서다.주목할 점은 삼성제약과 젬백스의 복잡한 관계다. 양사의 지분은 서로 얽혀 있는 데다 대표도 동일인이다. 삼성제약의 최대주주인 젬백스는 이번 유상증자에 100% 참여할 계획이다.
이번 유상증자를 두고 계열사 간 '자금 돌려막기'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삼성제약은 8년 전에도 젬백스로부터 같은 물질을 다른 적응증으로 도입했다가 이를 전액 손상처리한 전례가 있다.
◇GV1001 상업화 사활 삼성제약, 480억 유증 추진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성제약은 480억원 규모로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신주 2700만주를 주당 예정 발행가는 1777원이다. 내년 1월 24일 발행가를 확정한 뒤 같은 달 29일부터 구주주 청약을 시작한다. 신주 상장일은 내년 2월 21일이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하는 480억원의 자금은 운영자금으로 투입한다. 세부적으로 임상시험 연구개발(R&D)에 327억2500만원, 임상시험 관련 인건비에 30억7200만원, 기타 판매관리비에 121억8200만원을 쓰겠다고 밝혔다. 대부분 알츠하이머 치료제 후보물질 'GV1001' 국내 임상 3상에 활용한다.
GV1001은 앞서 삼성제약이 지난 5월 젬백스로부터 알츠하이머 적응증에 대해 국내 임상 개발 및 상업화 권리를 도입한 물질이다. 임상 3상 단계로 총계약 규모는 1200억원이었다. 당시 삼성제약은 젬백스에 선급금(업프론트) 120억원을 일시에 지급하고 이를 무형자산 회계처리했다.
삼성제약 입장에서 GV1001 상업화는 매우 절실하다. 적자가 11년 연속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반전을 꾀할 유일한 구석이다. 영업손실은 2018년 48억원, 2019년 65억원, 2020년 100억원, 2021년 181억원으로 매년 적자폭이 커졌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140억원을 기록했다.
◇양사 지분 얽힌 데다 대표 동일…'자금 돌려막기' 지적
다만 이번 유상증자를 향한 제약바이오 업계의 시각은 달갑지 않다. 그 배경엔 삼성제약과 젬백스의 복잡한 관계가 있다. 젬백스는 9월 말 기준 삼성제약 지분 10.4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삼성제약도 젬백스 지분 4.26%를 보유했다. 또 젬백스와 삼성제약의 대표는 모두 김상재 젬백스그룹 회장으로 같다.
젬백스는 최대주주로서 유상증자에 100% 참여할 예정이다. 삼성제약은 유상증자 증권신고서에서 "최대주주의 구주주 청약 참여 여부는 독자적인 의사결정에 따라 이루어지나 이번 유상증자 배정분에 대해 100% 수준의 청약을 계획 중"이라고 했다. 젬백스가 청약하는 금액은 50억원 정도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이번 자금 조달을 두고 계열사 간 자금 돌려막기라고 지적한다. 앞서 삼성제약에 파이프라인 일부 권리를 넘기면서 자금을 수혈받은 젬백스가 다시 구주주 청약을 통해 삼정제약에 자금을 대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실제 삼성제약은 유상증사 증권신고서를 통해 "김상재 대표는 젬앤컴퍼니 대표, 젬백스 대표, 삼성제약 대표, 젬백스링크 대표이사, 텔로이드 대표, 지엘케이에쿼티인베스트인베스트 대표를 겸직하고 있다"면서 "사업을 영위하는 과정에서 겸직 회사 간 이해상충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투자 위험에 대해 적시했다.
특히 삼성제약은 2015년에도 젬백스로부터 GV1001 판권을 매입했다가 이를 전액 손상처리한 전례가 존재한다. 당시 췌장암을 적응증으로 국내 실시권 등을 약 50억원에 이전받았으나 2019년 이를 손상 인식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췌장암을 적응증으로 한 GV1001에 대해 임상 3상 결과보고서를 향후 제출하는 조건으로 허가했으나 젬백스가 기간 내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면서 품목허가가 취소된 탓이다.
이런 지적과 관련해 양사는 "이번 유상증자는 알츠하이머 치료제 GV1001의 국내 실시권을 취득한 삼성제약이 임상 3상 자금 마련을 위해 독자적으로 결정한 사항"이라며 "젬백스는 삼성제약의 최대주주로서 유상증자 참여는 당연한 절차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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