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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집단 톺아보기]또 자본잠식 처한 스마일게이트RPG, IFRS 도입 후유증④원가→시가 변경, CB 파생손실 반영…콜옵션 행사로 손실 일부 축소

원충희 기자공개 2024-01-02 13:54:54

[편집자주]

사업부는 기업을, 기업은 기업집단을 이룬다. 기업집단의 규모가 커질수록 영위하는 사업의 영역도 넓어진다. 기업집단 내 계열사들의 관계와 재무적 연관성도 보다 복잡해진다. THE CFO는 기업집단의 지주사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을 재무적으로 분석하고, 각 기업집단의 재무 키맨들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7일 07:45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스마일게이트RPG는 게임 '로스트아크'의 흥행 덕분에 수년간 이어진 자본잠식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지난해 또 다시 자본잠식에 빠졌다. 전환사채(CB)에 내재된 주식전환옵션의 평가손실 탓이다. 이전까지 쓰던 일반기업회계기준(GAAP)에서 국제회계기준(IFRS)로 바뀌면서 시가평가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2019~2020년에 걸쳐 발행한 CB 260억원 중 30%를 콜옵션(Call Option) 행사를 통해 미리 상환했다는 점이다.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았다면 금리 2%와 함께 상환한 78억원은 천억원대를 불어났을 수 있다.

◇회계제도 변경에 또 다시 자본잠식

스마일게이트그룹은 최상위 지주회사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산하에는 스마일게이트RPG, 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 등 여러 게임 개발사가 포진해 있다. 싱가포르 법인을 통해 벤처캐피탈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도 소유 중이다.

창업자인 권혁빈 최고비전제시책임자(CVO) 개인소유의 스마일게이트자산운용은 그룹과 직접적인 지분관계는 없지만 특수관계자로 구분된다. 홀딩스 산하의 여러 계열사들이 모여있는 전형적인 지주사 체제다. 비상장사 기업집단인 만큼 그간 회계기준을 GAAP 방식으로 썼다.


GAAP은 원가주의 회계방식이다. 스마일게이트RPG는 지난해부터 IFRS로 회계방식을 바꿨다. 상장사는 IFRS가 기준이기 때문에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는 스마일게이트RPG는 작년 감사보고서부터 관련 회계방식으로 전환했다.

IFRS의 가장 큰 특징은 시가평가다. 자산과 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한다. 파생상품 자산과 부채도 마찬가지다. 로스트아크 흥행으로 승승장구하던 스마일게이트RPG가 지난해 갑자기 당기순손실이 발생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로 인해 간신히 해소됐던 자본잠식이 다시 발생했다. IFRS 기준으로 2020년 자기자본이 마이너스(-)202억원이었던 스마일게이트RPG는 2021년에 1097억원으로 플러스 전환됐다. 그러나 지난해에 -307억원으로 또 다시 악화됐다. 이전의 자본잠식은 수익이 부진한 상황에서 게임 개발 등으로 비용이 계속 나간 데 기인한 것이라면 지난해 자본잠식은 2019~2020년에 걸쳐 발행한 CB에 내재된 옵션가치의 평가손실 때문이다.

◇CB 182억이 평가손실 5369억으로 불어나

그나마 평가손실이 축소되긴 했다. 스마일게이트RPG 측은 2019년 중 일부 조기상환옵션(콜옵션)을 행사해 1차 CB 200억원 중 60억원(30%)을, 2020년 2차분 60억원 가운데 18억원(30%)을 상환했다. 현재 남은 물량은 1차분 140억원, 2차분 42억원이다.

잔액 182억원의 CB에 내재된 주식전환옵션 평가손실이 이번에 장부 반영됐다. 앞서 콜옵션을 행사해 금리 2%를 얹어주고 78억원을 상환하지 않았다면 이는 1000억원 단위의 평가손실로 불어났을 수 있다. 지난해 인식된 평가손실은 5369억원인데 콜옵션이 없었으면 이보다 더 커졌을 수도 있었다.

비록 평가손실에 기반한 자본잠식이지만 이는 스마일게이트RPG의 밸류에이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2021년만 해도 IT·플랫폼 기업들은 적자나 자본잠식에 상관없이 높은 밸류를 인정받았다.

그러나 엔데믹 시대가 도래하면서 언택트 거품이 빠지자 유망한 IT·플랫폼 기업들도 성장성 못지 않게 실제 재무상태가 중요해졌다. 자본잠식은 밸류 산정에 부정적 요소다. 다만 영업현금흐름이 작년 말 3262억원, 2021년에는 2727억원으로 연간 2000억~3000억원을 웃돌고 있는 만큼 영업현금 창출력이 좋은 것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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