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집단 톺아보기]스마일게이트, FI 엑시트 도래…RPG 상장 불가피③전환사채 140억 주식전환, FI 출구 열어줘야…내년 IPO 재도전
원충희 기자공개 2023-12-22 08:33:56
[편집자주]
사업부는 기업을, 기업은 기업집단을 이룬다. 기업집단의 규모가 커질수록 영위하는 사업의 영역도 넓어진다. 기업집단 내 계열사들의 관계와 재무적 연관성도 보다 복잡해진다. THE CFO는 기업집단의 지주사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을 재무적으로 분석하고, 각 기업집단의 재무 키맨들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9일 08시19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스마일게이트RPG가 발행한 전환사채(CB) 가운데 140억원이 지난 11월 전환기간이 만료되면서 주식으로 바뀌었다. 스마일게이트홀딩스의 100% 자회사인 스마일게이트RPG는 이제 재무적투자자(FI)를 주주로 두게 됐다. 아울러 내년 4월에는 2차분(42억원)의 전환만기가 돌아온다.이렇다보니 FI들의 엑시트(투자금 회수)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엑시트의 가장 좋은 방법은 상장(IPO)이다. 비상장사로만 구성된 스마일게이트그룹에서 유독 스마일게이트RPG만 IPO 이슈가 있던 것도 이 때문이다. FI 출구를 열어주기 위해서라도 내년에는 상장에 또 다시 시동을 걸어야 한다.
◇비상장기조 스마일게이트, RPG만 유독 IPO 이슈
스마일게이트그룹 지배구조의 가장 큰 특징은 창업자 권혁빈 최고비전제시책임자(CVO)가 대부분의 지분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그룹 전체가 외부투자 유치와 상장에 소극적이다. 대부분의 게임사들이 투자유치와 IPO에 적극적인 점을 고려하면 스마일게이트그룹은 독특한 편이다.
크게 두 가지 이유가 꼽히는데 지분 희석을 극도로 경계하는 오너의 스타일과 '로스트아크'의 대박으로 자금여력이 충분해 IPO 필요성이 현저히 낮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스마일게이트홀딩스의 자회사 스마일게이트RPG는 2019년 5월 미래에셋대우를 상장주관사로 선정하고 IPO 시장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상장이 이뤄지지 않았다. 통상 주관사 선정 이후 3년 이내 상장을 마무리 짓는 게 관행인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상황이다. 이 회사가 IPO에 나선 배경에는 2017년, 2018년 걸쳐 발행한 각각 200억원, 6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가 있다.
스마일게이트RPG 측은 2019년 중에 콜옵션(Call Option)을 행사해 1차 CB 200억원 중 60억원(30%)을, 2020년 중에는 2차분 60억원 가운데 18억원(30%)을 상환했다. 현재 남은 것은 1차분 140억원, 2차분 42억원이다.
이 가운데 미래에셋증권이 투자한 1차분은 지난 11월 주식전환기간이 만료됐다. 현재 로스트아크 흥행으로 CB의 가치가 6700억원 수준에 이른 점을 감안하면 당연히 상환보다 전환을 택했다. 스마일게이트RPG에 FI가 생겼다는 뜻이다. 게다가 텐센트 계열이 투자한 2차분의 전환만기가 내년 3월이다.
◇로아 흥행으로 기업가치 급등, 밸류 5조 평가
스마일게이트 측으로선 FI들의 엑시트 물꼬를 터줘야 하는 셈이다. FI들의 대표적인 엑시트 수단은 IPO다. 스마일게이트RPG가 2019년부터 IPO 카드를 만지작거렸던 이유다. 이게 통하지 않으면 스마일게이트홀딩스가 FI 지분을 매입하는 것 밖에 방법이 없다. 스마일게이트RPG의 치솟은 가치를 생각하면 수천억원대 수준의 출혈이 불가피하다.
이에 스마일게이트RPG는 NH투자증권을 새로운 상장주관사로 삼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IPO 재도전에 나선다. 외부회계기관에서 5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았다.
지금은 잘나가지만 스마일게이트RPG가 CB를 발행할 때만 해도 그룹 사정이 넉넉하지 못했다. 기존 밥줄이던 '크로스파이어'의 인기가 식어가는 와중에 대형신작 로스트아크 개발에 돈을 투입해야 했다. 2016년 자회사로 분사된 스마일게이트RPG는 이후 3년간 250억~390억원 수준의 영업손실이 지속됐다. 로스트아크 출시 직전인 2018년엔 자본금을 모두 소진해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당시 단기차입과 CB를 동원해 260억원을 수혈했으나 기말 현금성자산은 140억원 수준에 불과했다.
지주회사인 스마일게이트홀딩스도 계속 자금을 투입하긴 어려웠다. 스마일게이트홀딩스는 2016~2017년 유상증자를 통해 RPG에 400억원을 수혈해 줬다. 2018년에도 120억원의 단기차입금을 빌려줬다. 그러나 스마일게이트의 주요 수익원이 크로스파이어 하나였던 만큼 로스트아크가 실패할 경우 끝없이 자금을 투입하긴 어려웠다.
2019년 12월 출시 후 잠시 반짝하다 가라앉은 로스트아크는 2021년부터 흥행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현재 스마일게이트RPG의 재무상태 추가 자금공급이 필요 없는 수준이다. 2020년까지 990억원 넘게 쌓여있던 결손금은 2021년 수익으로 상쇄됐다. 현금이 쏟아져 들어오면서 작년 말 기준 현금성자산(현금+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기타금융자산)은 5904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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