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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집단 톺아보기]스마일게이트, 뜬금없는 사외이사 존재 이유①비상장 게임사, RPG에만 유일…배상혁 사외이사 연임

원충희 기자공개 2023-12-19 08:34:08

[편집자주]

사업부는 기업을, 기업은 기업집단을 이룬다. 기업집단의 규모가 커질수록 영위하는 사업의 영역도 넓어진다. 기업집단 내 계열사들의 관계와 재무적 연관성도 보다 복잡해진다. THE CFO는 기업집단의 지주사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을 재무적으로 분석하고, 각 기업집단의 재무 키맨들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4일 15:5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스마일게이트그룹에서 사외이사는 약간 뜬금없는 존재다. 주인공은 흥행작 '로스트아크'의 산실인 스마일게이트RPG다. 오너(권혁빈 최고비전책임자, CVO)가 지분 100%를 들고 있는 비상장 게임그룹이라 그간 사외이사를 선임한 사례가 드물고 또 굳이 선임이 필요 없는 곳이다.

스마일게이트RPG는 수년 전부터 상장(IPO)이 논의되는 계열사다. 자금조달 목적이라기보다 과거에 발행한 전환사채(CB)로 인해 재무적투자자(FI)가 들어오면서 IPO 필요성이 커겼다. 사외이사 선임도 FI 유입과 같은 선상에서 이뤄진 행보다.

◇사외이사 선임의무가 없는 곳인데…

수년 전만 해도 게임업계의 주류는 '쓰리엔(3N)'으로 불리는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SK2'로 대변되는 다크호스들이 부상하고 있다. 스마일게이트, 카카오게임즈, 크래프톤을 일컫는 말이다.

이 가운데 스마일게이트는 유일한 비상장사이자 알짜 게임그룹으로 통하는 곳이다. 크로스파이어, 로스트아크 등 소수 정예 흥행작으로 조 단위 매출을 내고 있다. 그룹은 지주회사 체제를 갖추고 있는데 창업자인 권혁빈 CVO가 지분 100%를 들고 있는 스마일게이트홀딩스를 중심으로 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 스마일게이트RPG,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그룹 등 게임과 금융계열사를 100%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규정상 자산총계가 2조원 이상인 상장회사의 경우 3인 이상, 전체 이사의 과반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스마일게이트그룹은 총자산이 작년 말 기준 3조8000억원에 이르지만 비상장사라 그럴 필요가 없다.

실제로 그간 스마일게이트그룹에서 사외이사를 찾아보기는 어려웠다. 스마일게이홀딩스에는 성준호 대표이사와 이진범 사내이사, 김지훈 사내이사로 구성돼 있으며 성 대표가 스마일게이트RPG에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진범 사내이사가 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의 감사를 겸하고 있다. 그런데 2021년부터 스마일게이트RPG 등기에는 배상혁 사외이사가 등장했다. 그는 올 3월에도 한차례 연임했다.

게임 계열사 중에선 거의 유일한 사외이사다. 2021년이면 스마일게이트RPG가 개발한 다중접속롤플레잉게임(MMORPG) 로스트아크의 흥행 역주행이 시작되면서 그 해 국내 최대 흥행게임 반열에 오른 시점이다. 스마일게이트RPG의 상장 가능성이 무르익던 시점이었다.

◇FI 유입 후 등기임원 변화

스마일게이트RPG는 앞서 2019년 상장 주관사로 미래에셋증권을 선정한 바 있다. 당시 로스트아크 흥행이 저조했던 탓에 상장 밸류가 제대로 나오지 않았지만 2021년부터 실적이 욱일승천했다. 2021년 말 795억원이던 매출이 작년에는 7369억원으로 10배 가까이 뛰어오른 배경에 로스트아크 흥행이 있었다.


스마일게이트RPG는 상장사의 원칙인 국제회계기준(IFRS)도 단계적으로 도입하면서 준비를 이어갔다. 다만 2023년이 된 지금까지도 IPO 문턱을 넘지 않고 있다. 사실은 상장을 통한 자금조달 수요가 미약하다. 스마일게이트RPG에는 작년 말 기준 1년 내 현금화할 할 수 있는 유동자산이 6800억원 이상이고 모회사인 스마일게이트홀딩스는 2조원이 넘는다.

IPO 준비는 자금적인 이유보다 다른 곳에 있다. 이들은 2017년 12월, 2018년 4월 각각 200억원, 6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한 바 있다. 미래에셋증권과 중국 텐센트 계열인 에이스빌(ACEVILLE PTE. LTD.)이 대상이다. FI가 유입되면서 이들의 엑시트 출구가 필요해졌다. CB는 오는 20일과 내년 4월에 만기가 도래한다.

오너가 대부분의 지분을 갖고 있는 비상장 게임그룹에 어울리지 않는 사외이사 선임 배경에는 FI와 상장 이슈가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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