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ieu 2023]스팩 시장 두 키워드, '소멸 합병'·'현미경 심사'소멸 방식 도입 2년차, 수치 '역전'…심사 강화로 합병·철회 동반 증가
윤진현 기자공개 2023-12-29 12:50:23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7일 13: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시장은 올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IB 업계에서는 스팩 시장의 키워드를 '소멸 합병 제도의 정착'과 '현미경 심사' 두 가지를 꼽았다.올해 역대 최대치의 스팩 합병 건수를 기록했다. 특히 스팩이 사라지고 합병법인이 남는 '소멸 합병 방식'을 택한 기업이 월등히 많았다. 시행 첫해인 지난해만 해도 기존 존속 방식이 주류였으나, 수치 역전이 이뤄졌다.
대신 현미경 심사 기조로 합병 심사 도중 철회한 기업 수 역시 최대치를 경신했다. 금융감독원이 가치평가 방식 변화를 예고하는 등 내년 역시 심사 강화 기조가 유지될 전망이다. 상황이 이렇자 공격적으로 신규 물량을 확보하던 하우스들의 온도차가 발생했다.
◇지난해 이어 스팩 합병 최대치 '경신'…소멸 합병 '주류'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스팩 합병을 성사한 기업들은 총 18곳이다. 지난해 기록한 최대치(17곳)를 다시 경신한 셈이다. 이들 기업은 모두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스팩 합병으로 코스피 시장에 입성한 기업은 아직까진 단 한건도 없었다. 합병을 대기 중인 스팩 역시 없는 상황이다. 지난 2021년 코스피 상장을 마친 NH제19호스팩이 최근 합병 대상을 찾지 못해 청산 절차에 돌입한 탓이다.
눈에 띄는 부분이 있다면 합병 방식 중 소멸 합병이 주류로 자리 잡았단 점이다. 소멸합병이 14건, 존속합병이 4건으로 기록됐다. 소멸 합병은 합병 시 스팩이 소멸되고 합병법인이 존속하는 방식이다.
소멸 합병 제도 시행 첫해였던 2022년까지만 해도 존속 합병 건수가 월등히 많았다. 존속 방식이 14건, 소멸 방식이 3건을 차지했다. 다만 세금 비용을 줄일 수 있고, 관련 과정을 간소화할 수 있단 장점으로 인해 올 들어 소멸 합병 건수가 대폭 늘었다.
IB 업계 관계자는 "존속 방식의 경우 합병 후 내야하는 취등록세 비용이 만만치 않은데 소멸 방식의 경우 이를 대폭 줄일 수 있어 합리적이다"라며 "제도의 정착으로 소멸 합병 비중이 점차 늘어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현미경 심사'로 줄어든 신규 스팩…하우스별 온도차 '확실'
올해 신규 스팩 상장은 소폭 줄어들었다. 총 37건의 스팩이 코스닥 증시 입성을 마쳤다. 전년(45건) 대비 약 17.8% 감소한 수준이다. 신규 스팩을 가장 많이 올린 하우스는 하나증권이다. 총 5건의 신규 스팩을 올렸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가장 많은 스팩을 상장시킨 영향이 컸다. 19호, 20호, 22호, 23호, 25호 스팩의 합병을 연이어 추진한 만큼 물량 확보가 필요했다. 높은 스팩 합병율을 기록하는 하우스답게 수요에 맞춰 상장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어 유안타증권이 4건의 신규 스팩을 올리며 2위에 올랐다. 올해 8호스팩과 율촌의 스팩을 추진하면서 잔존 스팩이 총 3건이었던 만큼 신규 물량을 늘리는 데 집중했다.
이 두 하우스를 제외하곤 대부분이 전년보다 신규 스팩 물량을 줄이거나, 동일한 수준으로 유지하는 선택을 했다. 그간 적극적으로 신규 스팩 물량 확보에 집중하던 과거와 달리 보수적인 접근을 하는 하우스들이 늘어난 탓이다.
이미 잔존 스팩 물량이 많은 상황에서 금융당국의 심사 기조 역시 점차 강화한 영향이 컸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올해 심사 도중 심사 철회를 택한 기업은 총 10곳이다. 이는 역대 최대치에 해당한다.
내년 역시 금융당국의 현미경 심사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감독원은 스팩 합병 기업에 대한 가치평가에 상대가치를 활용하는 안을 추진 중이다. 밸류에이션 자율성을 낮추고 근거자료를 보다 세밀하게 제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올 들어 스팩 합병 심사가 강화된 만큼 신규 스팩을 많이 늘리기 보단 보유 스팩의 안정적 합병에 집중했다"며 "내년 역시 심사 강화가 예고된 만큼 올해와 유사한 분위기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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