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인베스트먼트 IPO 퀀텀점프]스팩 합병 대비 몸값 상승, 그래도 보수적 밸류에이션?③피어그룹 ‘고PER’ VC 제외…펀드 청산 '슈퍼사이클 도래' 강조
최윤신 기자공개 2024-01-10 08:16:03
[편집자주]
국내 1세대 벤처캐피탈인 HB인베스트먼트가 코스닥시장 상장에 나선다. 1999년 출범한 HB인베스트먼트는 올해로 설립 25년을 맞는다.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펀드를 운용해오며 주요 정책 출자자와 스타트업 씬에서 두루 신뢰를 받아왔다. HB인베스트먼트는 IPO를 계기로 톱티어 VC로의 도약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더벨은 HB인베스트먼트의 증시 입성 과정을 조명하고 상장 이후 청사진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08일 10: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B인베스트먼트는 직상장에 도전하며 스팩 합병 당시보다 목표 몸값을 약 100억원가량 높였다. 그럼에도 회사의 최근 실적을 고려하면 보수적인 기준에서 몸값을 제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주관사가 내놓은 밸류에이션 근거는 직전 상장한 VC인 캡스톤파트너스에 비교하면 보수적으로 평가된다.기관투자자들은 밸류에이션의 기준이 된 실적이 일회성이 아닌지를 검증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기준 순이익이 대규모 성과보수 유입을 토대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만약 성과보수가 '일회성'에 그친다면 낮은 몸값은 의미가 없다. HB인베스트먼트는 기관투자자들에게 펀드 청산 '슈퍼사이클'을 강조하며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함을 강조하고 있다.
◇캡스톤파트너스 대비 낮은 멀티플, 할인율도 평균 상회
8일부터 수요예측을 실시하는 HB인베스트먼트는 주당 희망가격밴드를 2400~2800원으로 제시했다. 상장예정주식수(2686만7010주)를 고려한 목표 시가총액은 645억~752억원이다. 앞서 스팩합병 도전 당시 최초 제시했던 합병비율을 토대로 계산한 시총은 650억원가량이었다. 밴드 상단을 기준으로 한 목표시총이 100억원가량 높아진 셈이다.
당초보다 높은 시총을 목표로 잡았음에도 PER 상대평가 방식의 밸류에이션의 근거를 제시하기 용이했다. 지난해 실적 호조로 인해 적용되는 순이익이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 주관사인 NH투자증권은 최근 4개 분기 연속 순이익을 기록한 회사만을 비교대상회사로 꼽아 밸류에이션 근거를 완성했다. 같은 주가를 가정할 때 적용 순이익이 낮을수록 PER이 높아지므로 보수적인 기준을 잡은 셈이다.
이에 따라 최근 4개 분기 기준 PER 멀티플이 30~40배에 달하는 린드먼아시아, 에이티넘인베, 스톤브릿지벤처스가 모두 피어그룹에서 빠졌다. PER 20배 가량인 스틱인베스트먼트와 아주IB투자도 제외됐다. 최종 선정된 피어그룹은 컴퍼니케이, 나우IB, TS인베스트먼트 등 세 곳으로, 적용된 평균 PER은 11.34배다.
HB인베스트먼트의 밸류에이션이 얼마나 보수적으로 이뤄졌는지는 앞서 지난해 11월 증시에 입성한 캡스톤파트너스의 밸류에이션 방식과 비교할 때 단적으로 나타난다. 두 회사 모두 NH투자증권 ECM 1부에서 담당했다.
캡스톤파트너스는 피어그룹을 추리는 과정에서 2022년 온기, 2023년 반기에 모두 흑자를 달성했는지만을 기준으로 삼았다. 이에 따라 PER이 높은 린드먼아시아를 포함해 3곳을 피어그룹으로 선정했다. 그 결과 기간별로 14.45~17.67배의 멀티플이 적용됐다.
HB인베스트먼트가 희망가격 밴드에 적용한 할인율(37.10~26.62%)도 2023년 코스닥 상장사 평균인 34.46~23.12% 대비 높은 수준이다. 캡스톤파트너스는 24.32~14.87%로 평균보다 낮은 할인율을 적용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주관사가 HB인베스트먼트의 몸값을 캡스톤파트너스에 비해 훨씬 보수적으로 책정한 것은 확실하다”며 “상장 준비 과정에서 높은 회수 성과를 기록해 호실적을 기록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올해도 '역대급 성과보수' 벌어들일까
물론 보수적으로 밸류에이션을 했다고 해서 HB인베스트먼트의 공모 성공을 장담할 순 없다. 전에 없던 호실적을 기반으로 산정된 몸값인 만큼, 해당 실적이 일회성이 아님을 증명해야 한다.
실제 HB인베스트먼트가 2023년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배경은 HPSP에 세컨더리로 193억원을 투자해 821억원을 회수한 펀드의 성과보수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해당 프로젝트펀드 청산을 통해 59억원의 성과보수를 벌어들였다. 이를 포함해 2023년 청산한 펀드에서 발생한 성과보수 총액은 76억원에 달한다.
2020~2021년 펀드 청산이 없어 성과보수가 발생하지 않았고, 2022년엔 성과보수가 4억5000만원에 그쳤었다. 올해의 성과보수가 유난히 높았음을 부인하긴 어렵다.
다만 HB인베스트먼트는 기관 IR과정에서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함을 강조하고 있다. 펀드 청산 ‘슈퍼사이클’이 도래함에 따라 지속적인 성과보수가 발생할 예정이란 설명이다.
당장 올해 벌어들일 성과보수가 지난해보다 많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 △HB성장지원M&A 투자조합 △2014HB벤처투자조합 △2015 HB기술사업화벤처투자조합 △HB-KIS2018투자조합 △HB유망서비스투자조합이 청산 예정인데, 150억원을 상회하는 성과보수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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