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OTT 기상도]애니 힘준 티빙, 오리지널 라인업 '글로벌 공략' 시동②테러맨 등 이르면 연내 공개, 실사 콘텐츠 대비 해외 진입장벽 낮아
이민우 기자공개 2024-01-10 10:45:06
[편집자주]
한국 OTT 시장은 2024년 넷플릭스·SKT 시너지 가시화, 웨이브·티빙 합병 같은 굵직한 변화를 예고 중이다. 열띤 점유율 경쟁, 이합집산 등에서 비롯된 변화는 OTT에 얽힌 관계자의 상황과 셈법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올해 국내 OTT 시장 패권을 놓고 전개될 관련 기업의 행보와 속내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08일 15: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티빙은 현재 인기 웹툰 지적재산권(IP) 등에 기반한 신규 오리지널 콘텐츠를 준비 중이다. 애니매이션 테러맨, 나노리스트 등은 이르면 연내 출시가 점쳐지고 있다. 주로 실사 기반 콘텐츠, 드라마 등이 주력인 티빙 오리지널 라인업에 다양성을 불어넣고 최근 크게 증가한 국내 애니메이션 수요도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신규 애니메이션 오리지널 콘텐츠는 티빙의 글로벌 공략 강화에도 일조할 전망이다. 애니메이션은 다양한 인종, 비현실적 표현이나 더빙 등이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실사 콘텐츠 대비 글로벌 이용자 유입 진입장벽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의미다. 제작비 회수나 인지도 상승 면에서도 이점이 더 많은 콘텐츠다.
◇‘테러맨’ 등 신규 오리지널 라인업 준비…국내 애니 수요 증가 부합
티빙은 올해 신규 오리지널 콘텐츠로 다수 애니메이션 작품을 준비 중이다. 대상 작품은 테러맨과 나노리스트, 구미호뎐이다. 테러맨, 나노리스트는 네이버 웹툰에서 연재돼 인기 작품 상위권에 안착했던 IP다. 구미호뎐은 현재 tvN에서 시즌제로 제작, 방영 중인 시리즈의 프리퀄이다.
드라마를 제외한 예능, 시트콤 등 오리지널 콘텐츠를 총 30여편 가량 공개했던 바 있다. 이중 애니메이션은 2편 정도로 신비아파트 IP가 주를 이룬다. 현재 제작 중인 것으로 알려진 테러맨 등이 추가되면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 라인업 내 애니메이션 비중과 숫자가 과거 대비 제법 늘어나게 된다.
기존 신비아파트는 주 소비층으로 저연령층을 겨냥한 어린이용 IP에 가깝다. 이와 달리 테러맨과 나노리스트 등은 10~20대, 30대 이상 등 다양한 연령을 노린 작품이다. 티빙이 신규 애니메이션 오리지널 콘텐츠를 성공적으로 론칭하면 상대적으로 더 넓은 이용자 추가 유입과 고정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지난해 국내 극장가 흥행에서 살펴볼 수 있었던 것처럼 국내 애니메이션 수요층은 최근 1~2년간 상당히 증가했다. 애니메이션 전문인 라프텔 이외에 웨이브나 왓챠 등 국내 OTT 역시 이런 효과를 체감 중이다. 왓챠는 지난해 1~10월 간 일본 애니메이션 시청 점유율이 2021년 동기 대비 25% 늘었다. 웨이브도 지난해 애니메이션 시청자수가 2021년 대비 30만명 늘었다.
투자은행(IB) 및 관련 업계는 테러맨 등 티빙 신규 애니메이션 오리지널 콘텐츠 공개 시점을 올해 상반기 내로 점친다. 다만 구미호뎐, 나노리스트의 경우 예상 공개시기가 지속적으로 늦춰진 바 있는 만큼 변동 가능성도 적지 않다.
티빙 관계자는 “애니메이션 오리지널 콘텐츠의 공식적인 공개일정을 확정하진 않았다"며 "현재는 미정”이라고 설명했다.
◇인기IP 기반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티빙 글로벌 경쟁력 끌어올린다
업계는 티빙의 신규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콘텐츠를 두고 글로벌 공략에 이점이 확실하다고 평가한다. 높은 글로벌 인기를 가진 장르지만 실사화 시 상당한 특수효과(CG), 제작비 등을 감당해야 한다. 무리한 실사화의 경우 ‘코스프레’ ‘특촬물’ 등 비판을 받는 위험성도 존재한다.
반면 애니메이션은 특성상 비현실적 표현, 인종 간 어우러짐을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다. 제작비 회수 안전성을 고려하면서도, 글로벌 시청자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는 선택인 셈이다. 2~3차 창작 면에서도 높은 자유도를 지녀 콘텐츠 생명력이 뛰어나다는 점도 메리트다.
글로벌 시청자 확보 전략이 애니매이션을 통해 꽃을 피울 가능성이 엿보인다. 현재 티빙은 글로벌 시청자 확보를 위해 라쿠텐 비키, 파라마운트+ 같은 OTT 플랫폼과 파트너십을 체결해 통로를 넓히는 중이다. 콘텐츠 수입 외에도 역방향으로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를 해외 시청자로 수출하는 시도 역시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른 콘텐츠 제작비 증가세도 뚜렷하다. 티빙은 2022년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비로 약 1500억원을 집행했다. 지난해 역시 비슷하거나 소폭 증가한 것으로 점쳐진다. 콘텐츠 사용 원가, 보유 판권의 가치하락 등으로 인한 무형자산상각비 증가도 상당하다. 대부분 비용이 콘텐츠 제작에 투입되는데 올해 하반기 손익분기점(BEP)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 배급사 한 관계자는 “실사화의 경우 배역을 맡는 배우의 이미지가 덧씌워지며 초상권 등의 문제도 있고 등장 인종 등에 따라 무의식적인 진입 장벽을 느끼는 시청자도 있다”며 “애니메이션은 이와 달리 2차 창작이 쉽고 인종 등 세부사항보단 캐릭터 자체에 주목하게 돼 시청자 국적에 상관없이 무난히 받아들여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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