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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 자본재분배 성적표]자생력 갖춘 코오롱인더, 캐시카우 역할 뚜렷[코오롱]②현금창출력 바탕 자체조달…지주사 핵심 수익원

이민호 기자공개 2024-01-17 08:11:59

[편집자주]

지주사의 주요 역할 중 하나가 그룹 각 계열사에 대한 자본재분배다. 지주사는 재무건전성 우위 계열사로부터 배당수익과 상표권사용수익 등을 수취해 이를 재원으로 유상증자나 사채인수 등 방법으로 열위 계열사를 지원한다. 하지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 무리한 자본재분배는 우위 계열사까지 망가뜨리고 지주사의 재무건전성도 악화시킬 위험이 있다. THE CFO가 각 그룹 지주사의 자본재분배 형태와 이에 따른 재무지표상 변화를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09일 14:2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코오롱그룹의 캐시카우 계열사다. 지주사 코오롱이 자회사 코오롱인더스트리에 대한 공정거래법상 지배력 요건을 만족한 이후에는 투입한 자금이 전무하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우수한 현금창출력을 바탕으로 자체 조달로 국내외 자회사에 대한 출자를 충당할 뿐 아니라 매년 현금 일부를 코오롱에 올려보내 확실한 수익원 역할을 하고 있다.

◇그룹 핵심 계열사…지주사 자금지원 미미

코오롱이 그룹 순수지주사로 탈바꿈한 것은 2009년 12월 제조사업부문 일체를 코오롱인더스트리로 인적분할하면서부터다. 당시 현금성자산과 자회사 투자지분, 투자부동산(과천 코오롱타워) 등 일부 자산만 남기고 대부분 자산을 코오롱인더스트리가 가져왔다. 분할비율이 0.28 대 0.72로 코오롱보다 코오롱인더스트리가 더 높았던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말 기준으로도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연결 기준 자산총계는 6조1918억원으로 코오롱의 연결 기준 자산총계 5조174억원보다 1조원 이상 많다. 코오롱인더스트리가 화학, 산업자재, 필름·전자재료, 패션 등 다양한 사업부문을 갖춰 몸집이 크지만 코오롱은 코오롱인더스트리 지분을 31.14%만 보유해 연결 기준 자산으로 온전히 반영할 수 없는 탓이다.

코오롱이 코오롱인더스트리 출범 이후 자금을 투입한 것은 세 차례뿐이다. 세 차례 투입한 합산금액은 1354억원이다. 먼저 출범 직후인 2010년 12월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로 총액 2982억원을 조달할 때 코오롱이 795억원을 투입했다.

2013년 10월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으로 총액 1000억원을 조달할 때 코오롱이 284억원을 책임졌다. 코오롱은 2018년 10월 이 BW를 전액 상환받는 동시에 보유물량 전량에 대한 신주인수권을 행사했다. 코오롱으로부터 조달한 부채를 자본으로 전환한 효과다. 2014년 12월에는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자사주(59만4211주)를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코오롱에 매각해 275억원을 유입했다.

다만 이들 자금투입 사례는 모두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자금 필요성보다는 코오롱이 코오롱인더스트리에 대한 최소한의 지배력을 유지하려는 결과로 보인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는 상장 자회사 지분을 30% 이상 보유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금창출력 바탕 차입여력 점증…배당지급·자체조달 동력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코오롱으로부터 받는 자금보다 코오롱에 주는 자금이 더 많은 캐시카우 자회사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배당금수익, 임대수익, 수입수수료(상표권 사용수익 등)를 합산해 매년 270억원 안팎의 자금을 코오롱에 올려보내고 있다. 매년 코오롱 영업수익의 45% 안팎을 차지할 만큼 핵심 수익원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가 2018년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코오롱에 올려보낸 합산금액(1576억원)만으로도 코오롱이 투입한 누적금액(1354억원)을 넘어선다.

여기에 바탕이 된 것이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우수한 현금창출력이다. 별도 기준 현금흐름의 근간이 되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최근 5년(2018~2022년) 평균 3204억원이며 2009년 12월 출범 이후로도 꾸준히 매년 3000억원 안팎의 EBITDA를 달성하고 있다. 이 때문에 운전자본 부담이 가중됐던 2022년을 제외하면 출범 이후 연 2000억원대 영업활동현금흐름(NCF)을 대부분 달성해왔다.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우수한 현금창출력은 코오롱에 대한 배당여력을 늘릴 뿐 아니라 코오롱의 자금지원 없이도 자회사(코오롱의 손자회사)에 대한 원활한 출자가 가능한 동력이 됐다.

해외 자회사인 베트남법인(Kolon Industries Binh Duong)에 2017년 898억원과 2021년 711억원을 출자한 데 이어 미국법인(Kolon USA)에 2021년 91억원, 멕시코법인(Kolon Industries Mexico)에 지난해 232억원을 출자한 것이 대표적이다. 국내 자회사인 아토메탈테크코리아에는 2019년 132억원과 지난해 45억원을 출자하기도 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2015년을 제외하면 출범 이후 매년 당기순이익 흑자를 달성해왔다. 지급한 배당금을 제외하더라도 이익잉여금이 쌓이면서 자본총계는 지난해 3분기말 2조4000억원을 넘겼다. 자본총계 증가의 핵심은 유상증자 없이도 차입여력이 늘어나는 점이다. 차입여력이 늘어나면 지주사 지원 없이도 등 자체 조달이 가능하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말 총차입금은 1조8000억원을 넘겼지만 부채비율은 100%가 채 되지 않았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은행권으로부터의 장·단기 차입금 외에도 사모채와 공모채 발행 등 다양한 수단을 자체 조달에 이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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