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풍향계]IPO 선두고수 '총력' 미래에셋, 인력 충원 속도HD현대마린솔루션 상장, 1위 사수 난관…변수 많은 시장 '빅딜 출격' 기대
양정우 기자공개 2024-01-12 07:41:23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09일 17: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래에셋증권이 지난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거둔 주관실적 1위의 타이틀을 지키고자 사력을 다하고 있다. IPO 인력을 추가 확보하는 방향으로 실무와 영업 역량을 배가시킬 방침이다.올해를 대표할 만한 조단위 딜인 HD현대마린솔루션이 상반기 증시 입성을 시도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 딜을 주관하는 KB증권, JP모건, UBS 등이 일단 주관순위 측면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다만 역시 빅딜인 CJ올리브영 등이 IPO를 추진할 경우 미래에셋증권이 막판 역전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9일 IB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의 IPO 본부는 올해 IB 실무진을 확충해 조직을 확대하는 방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해 증권가 IPO 부서를 통틀어 주관성적 1위를 달성한 터라 본부 내 인력 확보 계획에 힘이 실리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증권의 IPO 본부는 바이오 전문가처럼 강점이 확실한 IPO 인력을 비롯해 폭넓은 영역에서 인력 확충을 시도할 계획"이라며 "IPO 실무는 업무가 과도하다는 이미지가 있으나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여전히 매력적인 직무"라고 말했다.
지난 한 해 증권사 IB 파트엔 대대적 인사 재편이 단행됐다. 대형 하우스와 IPO 부서에도 세대 교체를 명분으로 인사 한파가 분 건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런 풍파 속에서도 미래에셋증권의 IPO 본부는 건재했다. 오히려 성주완 IPO 본부장과 하주선 IPO1팀 팀장은 각각 전무와 이사대우로 승진하기도 했다.
이런 승진 인사의 배경엔 단연 1위를 달성한 IPO 주관실적이 자리잡고 있다. 가장 '핫'한 IPO였던 두산로보틱스(한국투자증권 공동 대표)와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모두 미래에셋증권이 대표 주관을 소화한 딜이었다. 공모규모 측면에서 1~2위를 차지했을 뿐 아니라 세일즈 전략, 상장 후 주가추이 등이 모두 후한 평가를 받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유독 IPO 뒤 주가 흐름까지 꼼꼼하게 모니터링하는 상장주관사다. IPO 업무는 증시 입성을 끝으로 일단락되지만 증권사엔 해당 기업의 주관 업무를 수행했다는 꼬리표가 붙기 마련이다. 이 때문에 상장을 이끈 업체의 주가가 폭락해 미래에셋증권의 이미지가 실추될 수 있는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하고 있는 셈이다.
IPO 본부는 올해도 지난해처럼 주관실적 선두권에 오르기 위한 전략을 마련해 나가고 있다. IB 인력 확충을 토대로 조직을 확대하는 동시에 기존 팀의 내실 다지기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증권사 IPO 파트를 통틀어 유일하게 기관 세일즈를 전담하는 조직으로 신설됐던 IPO솔루션팀도 성장 궤도에 안착한 것으로 파악된다. 비상장사 투자를 통한 수익 창출도 올해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올 한 해 최대어가 유력한 HD현대마린솔루션의 상장이 임박한 건 선두 자리를 고수하는 데 최대 난관으로 여겨진다. 아직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았으나 과거부터 거론됐던 조단위 몸값을 고려할 때 적어도 수천억원 대 공모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국내 증권사 중에서는 KB증권이 유일하게 대표 주관 자리를 꿰차고 있다.
KB증권 입장에서도 HD현대마린솔루션 IPO를 토대로 주관 선두 지위를 탈환하는 게 올해 핵심 과업으로 꼽힌다. 2022년 창사 이래 최초로 1위를 차지했으나 지난해엔 최종 순위가 5위로 낮아졌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증권이 올해도 1위를 차지하려면 HD현대마린솔루션에 견줄만한 빅딜이 등장해야 한다. IB업계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이 대표 주관을 맡은 딜 중에서 그나마 CJ올리브영을 올해 상장할 만한 IPO로 꼽고 있다. 국내 그룹사 딜은 추진 시기를 쉽게 예단할 수 없지만 하우스 내부에서는 최종 확정시 속전속결로 상장에 나서고자 사전 채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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