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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 헌인마을 본PF 참여 결정에도 '불확실성 여전' 단순 주선서 700억 소화로 선회, 금융 대주단 회의적 시선 지속

전기룡 기자공개 2023-12-18 08:57:52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5일 07: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헌인마을 도시개발사업'이 본프로젝트파이낸싱(PF) 전환을 목전에 뒀다. 기존에 단순 주선에만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던 미래에셋증권이 돌연 본PF 물량 가운데 일부를 책임지겠다고 공언한 덕분이다.

다만 공동 주관사인 NH투자증권을 비롯해 초기 단계부터 함께한 금융기관들은 미래에셋증권과 함께 헌인마을 사업을 진행하는 것을 두고 부정적인 기류를 보이고 있다. 한 차례 입장을 번복한 미래에셋증권과 조단위 사업을 추진하기에는 신뢰가 부족하다는 판단이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헌인마을 도시개발사업의 본PF를 주선하는 동시에 약 8500억원에 달하는 물량 중 700억원을 소화하기로 결정했다. 미래에셋증권의 참여 덕분에 본PF 전환을 위한 최소 기표액(약 6500억원)이 모아졌다. 기표는 오는 26일로 예상된다.

미래에셋증권으로서는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노선을 변경한 셈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일찍이 NH투자증권과 함께 헌인마을 도시개발사업의 공동 주관사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9월에는 유동화법인 5개를 설립하는 절차를 거쳐 브릿지론 5950억원을 조달하는 작업도 마무리했다.

올 하반기부터는 주관사단 간에 본PF 실행을 위한 논의가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은 본PF 공동 주선과 함께 약 8500억원에 달하는 물량 중 일부를 책임지기로 뜻을 모았다. 주관사단이 일부 물량을 소화해야 금융기관들의 참여를 독려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증권이 참여를 약속한 물량은 1500억원이다.

사정은 미래에셋증권이 지난달 정기 인사와 함께 조직 개편을 단행하면서 달라졌다. 기존 IB2사업부 산하에 위치해 있던 대체투자 조직이 2부문·7본부 체제에서 4본부 형태로 축소됐다. 헌인마을 도시개발사업을 총괄해 왔던 임원을 비롯해 PF를 담당하던 본부장급 인원들이 대다수 교체되는 수순을 밟았다.

대규모 조직 개편의 여파로 미래에셋증권은 헌인마을 도시개발사업 본PF에 단순 주선만 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하기 시작했다. 주관사가 본PF 물량을 소화하지 않겠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사업이 난항을 겪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이에 미래에셋증권은 최소 기표액을 충족하는 수준인 700억원 정도의 물량만 책임지기로 노선을 바꿨다.

미래에셋증권의 기조가 바뀐 덕에 헌인마을 도시개발사업은 본PF 전환을 앞두게 됐다. 하지만 미래에셋증권과 함께한 주관사인 NH투자증권을 비롯해 현재 브릿지론에 참여하고 있는 대주단들은 탐탁지 않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기조 변화로 당초 지난달에는 열려야 할 기표 작업이 한 달가량 미뤄졌기 때문이다.

참여 금융기관들 사이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을 제외한 채 본PF 전환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이 참여를 약속한 700억원을 시공사인 롯데건설이 대신 책임지고 본PF 작업을 다시 추진하자는 의견이다. 한 차례 입장을 번복한 미래에셋증권과 조단위 사업을 함께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본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대주단이 브릿지론을 더 이상 연장해주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 긴박한 상황이었지만 미래에셋증권은 직전까지도 본PF에 단순 주선으로만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며 "헌인마을 도시개발사업 외에도 미래에셋증권이 시장에 신뢰를 잃을 만한 건들이 상당했던 만큼 회의적인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헌인마을은 나환자들의 자활촌이었던 서울 서초구 내곡동 374번지 일원에 하이엔드 주택을 공급하는 도시개발사업이다. 13만2523㎡ 부지에 공동주택 222가구와 근린생활시설이 들어선다. 동양건설산업과 삼부토건 등이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를 통해 추진했으나 글로벌 금융위기로 무산됐던 이력이 있다.

표류하던 사업은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 신원종합개발 계열인 어퍼하우스헌인이 PF 부실채권을 매입하며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어퍼하우스헌인은 최근까지도 본PF 전환 요건인 '사전청약률 50%'를 충족시키기 위해 홍보관을 운영해 왔다.

시공사로는 하이엔드 브랜드 '르엘'을 적용하겠다고 약속한 롯데건설이 참여하고 있다. 롯데건설은 헌인마을에 대규모 지급보증을 제공 중이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PF 대출내역을 보면 서초헌인마을이 발행한 ABSTB에 3000억원대 연대보증을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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