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풍향계]하이브, 레이블업체 사고 또 사고…줄어든 현금자산QC미디어홀딩스·빌리프랩 등 인수 현금 지출 늘어…추가 인수 지속 방침
서은내 기자공개 2024-01-15 07:38:41
[편집자주]
유동성은 기업 재무 전략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다. 유동성 진단 없이 투자·조달·상환 전략을 설명할 수 없다. 재무 전략에 맞춰 현금 유출과 유입을 조절해 유동성을 늘리기도 하고, 줄이기도 한다. THE CFO가 유동성과 현금흐름을 중심으로 기업의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1일 14:54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이브가 레이블업체들을 잇따라 인수하고 있다. 지난해 연달아 국내외 두 개의 레이블업체를 사들이며 계열사를 늘려가는 과정에서 현금성자산이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3500억원 수준(연결 기준)으로 연초 대비 34% 감소했으며 10월 추가 인수에 활용된 자금을 감안하면 연말 기준으로는 더 감소했을 가능성이 있다.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이브는 콘텐츠의 장르와 지역, 팬층 다양화 전략 아래 하이브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양질의 레이블업체에 대한 추가 인수 검토를 지속해나가고 있다. 카달로그, 매니지먼트 회사라고도 불리는 레이블업체들 중 괜찮은 매물이 M&A 시장에 나오면 언제든 인수할 수 있다는 게 하이브 측의 대원칙이다.
◇ 1년 전 대비 투자활동 현금흐름 마이너스 폭 커져
하이브는 여러 개의 독자적인 레이블 업체를 보유해나가는 '멀티 레이블' 전략을 꾀하고 있다. 국내와 해외, K팝을 비롯한 다양한 장르로 콘텐츠를 확장시켜간다는 계획이다. 해당 전략 수행을 위해 자체적으로 콘텐츠를 개발해 출시하는 방식과 더불어 회사를 인수해서 합병하는 인오가닉 방식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이같은 방침에 따라 올들어 두 개의 레이블업체를 인수했다. 지난 2월 3392억원을 투입, 하이브아메리카라는 미국법인을 만들고 이를 통해 미국 레이블업체 QC미디어홀딩스를 3140억원에 인수했다. 10월에는 국내 레이블업체 빌리프랩을 1500억원에 인수했다. 두 딜 모두 전액 현금으로 회사 주식을 취득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그 과정에서 하이브의 현금성자산은 줄어든 상태다. 2023년 3분기 말 연결재무제표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의 규모는 3491억원으로 연초(5316억원) 보다 34.3%(1825억원) 감소했다. 1년 전인 2022년 3분기 말 당시에는 연초 대비 1902억원 만큼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 추가 인수 의지 뚜렷, 현재로서 자체 자금 충당 수준
가장 최근 공시된 분기보고서인 하이브의 2023년 3분기 말 재무제표의 현금흐름을 살펴보면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년 전과 비교해 20% 수준으로 감소했다. 우선 영업에서 창출된 현금흐름 자체가 2900억원 수준에서 1900억원 수준으로 3분의 1 가량 감소한데에다 법인세 납부액이 2배 늘어난 결과다.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을 보면 2022년 3분기 말 -208억원을 기록한 이후 2023년 3분기 말에는 -1978억원을 기록했다. 해당 변동에는 종속기업 취득과 회계상 연결 범위 변동에 따른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연초 하이브가 미국 자회사를 설립해 레이블회사를 인수한 것이나 SM엔터테인먼트 주식을 취득, 처분한 것과 관련돼있다.
연초 대비 현금성자산의 규모가 34% 줄어들긴 했으나 3분기 말 기준 현금 유동성이 우려되는 정도는 아니다. 매 분기 이익잉여금 수준이나 조정EBITA를 볼때 커버가 가능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2022년 하이브는 약 2600억원 수준의 순이익을 기록했으며 지난해 말 기준으로 순이익은 보다 더 증가할 것으로 증권가는 전망하는 상황이다.
하이브는 회사 사업을 통해 창출하는 자체 현금흐름으로 운영, 인수에 필요한 자금을 충당하는 구조다. 연초 약 500억원 규모의 3자배정 유상증자가 있었으나 이는 QC미디어홀딩스 인수 과정에서 QC미디어 측의 대주주를 대상으로 일정 지분을 취득하게 한 자본거래였다.
하이브 측은 회사의 여력이 되는 한 멀티 레이블 전략 하에서 추가적인 인수 검토를 계속해나갈 방침이다. 아직까지 별다른 자금 조달 계획이 알려지지는 않은 상태다. 현재로서 진행 중인 인수 건이 파악되지는 않으나 양질의 매물이 나올 경우 단기간 빠른 속도로 M&A가 이뤄질 가능성이 커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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