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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조 단위 공모채 '한번 더' 북미공장 투자용 1.5조 조달목표…미국 대선 전 IRA 세액공제 수혜 목적

손현지 기자공개 2024-01-16 07:58:41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1일 13:4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올해도 조단위 공모채 발행을 이어간다. 내달 중으로 최대 1조5000억원에 달하는 발행계획을 세우고 있다.

자금 조달 목적은 북미 현지 공장 신규투자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응해 일찍이 현지에 진출해 수혜를 받고 있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 이슈 전에 선제적으로 미국향 자본적지출(CAPEX)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IB들은 인기 이슈어의 등장에 또 한번의 흥행 가능성을 내다보고 있다. AA급 우량 크레딧물인데다, 작년에도 공모채 시장 데뷔전이 무색할 정도로 1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조달한 바 있다.

◇9일 주관사단 킥오프, 이사회 의결만 남았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9일 주관사단과 회사채 발행을 위한 킥오프를 진행했다. 모집 규모는 총 7500억원으로 논의한 상태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1조5000억원까지 증액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발행일은 내달 16일로 잠정 확정했다. 아직 이사회 의결이 이뤄지기 전이라 계획 수정 가능성은 열려 있다.

트랜치(만기구조)는 2, 3, 5, 7년물로 구성했다. 다양한 기관투자가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차입 듀레이션을 고려한 조치이기도 하다. 모집액이 큰 만큼 주관사를 여럿 두기도 했다. 신한투자증권과 KB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대신증권 등이 참여한다.


조달 자금은 북미 현지공장 신규 투자에 활용할 계획이다. 최근 글로벌EV 배터리 수요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주요 배터리 관련 리서치 기관에 따르면 글로벌 EV배터리 수요는 재작년 말 500GW에서 오는 2030년 3.2테라와트시(TWh)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 성장률은 26% 수준이다.

LG엔솔이 미국 IRA에 맞춰 미국 현지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기차 IRA를 비롯한 친환경 정책을 강하게 밀고 있는데 미국 현지에 공장을 세워 가동하는 2차전지, 배터리부품 소재 기업들에게도 세액공제 혜택을 주고 있다.

IRA는 지난 2022년 8월 처음 시행됐다. 7400억달러(약 959조원)를 투자해 미국 내 신재생에너지, 전기차 산업을 지원하는 법이다. 북미에서 최종 조립한 전기차에만 대당 최대 7500달러(약 972만원)의 보조금(세액공제) 형태로 제공하는 게 핵심이다.

국내 배터리사 중에선 현지 공장이 있는 SK온과 LG에너지솔루션이 위의 첨단제조세액공제(AMPC) 수혜를 받고 있다. 삼성SDI는 미국에 생산거점이 없어 공제금 수혜를 받지 못하고 있다.

◇흥행 이어갈까, IB들 "2월 이슈어 적어 유리할 수도"

LG엔솔은 작년 공모채 시장을 찾아 1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조달한 바 있다. LG화학에서 물적분할 된 이후 처음으로 발행하는 공모채였다. 데뷔전이 무색할 정도로 수요예측에서 기관투자가들의 뭉칫돈이 몰린 덕에 증액 최대 한도까지 발행규모를 키울 수 있었다.

LG엔솔은 지난해 6월 1조원 규모의 녹색채권을 발행한 바 있다. 첫 공모채 신용등급과 아웃룩은 'AA0, 안정적'으로 기관투자가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당시 수요예측에서 모집액의 5배가 넘는 4조7200억원의 뭉칫돈이 몰렸다.

IPO 흥행의 효과가 회사채 시장까지 이어진 데다가 ESG채권의 한 형태인 녹색채권이라는 점 역시 투자 매력도를 높였다. 이는 국내 회사채 시장 역대 최대치 기록이었다. 지난 1월 LG화학의 제 56회차 공모채가 4000억원 모집에 3조8750억원을 모은 기록을 가뿐히 넘겼던 것이다

IB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은 일반적으로 상장 이후 초도 발행까지 3년 정도의 텀을 두고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며 "한편 LG엔솔은 약 1년 정도만 걸렸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이 몰렸던 만큼 올해도 흥행 가능성은 높다"고 설명했다.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잠정 실적 규모가 기대치를 하회하는 상황이라 작년보다 재무적인 우려감은 있을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2월에 이슈어들이 1월보다 없을 예정이라 유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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