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OTT 기상도]OTT·유료방송 화합 가속, '같이 생존' 맞잡은 손⑤MAU 둔화세 대응, IPTV 등은 홈쇼핑 의존도 감소·수수료 수익 기대
이민우 기자공개 2024-01-16 13:10:07
[편집자주]
한국 OTT 시장은 2024년 넷플릭스·SKT 시너지 가시화, 웨이브·티빙 합병 같은 굵직한 변화를 예고 중이다. 열띤 점유율 경쟁, 이합집산 등에ㅁ서 비롯된 변화는 OTT에 얽힌 관계자의 상황과 셈법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올해 국내 OTT 시장 패권을 놓고 전개될 관련 기업의 행보와 속내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2일 10: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브로드밴드가 올해 2분기 넷플릭스를 탑재한다. 망사용료에 집착하기보다 IPTV 등 유료방송에서 넷플릭스와 시너지를 내는 게 실익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홈쇼핑 의존도를 낮추고 OTT 홍수 속 살아남아야 하는 시장 환경을 고려했다. 앞으로는 IPTV를 OTT와 무조건 경쟁시키기보다 이용자 구독 환경을 지원하는 플랫폼으로 성장시키기로 했다.OTT 입장에서도 IPTV로 진입은 필수적이다. 모바일을 통한 폭발적인 구독자 증가 시기가 끝나 신규 확보 방법을 모색해야 하기 때문이다. OTT가 유료방송플랫폼에 입점하면 구독자 유입에 따라 수수료를 나눠야 하는 부담은 있다. 하지만 가정용 TV를 발판으로 한 시청점유율 경쟁력 제고 가능성을 고려하면 충분히 감수할만한 단점이다.
◇SK브로드밴드 넷플릭스 탑재 올해 가시화 '대립보다 화합'
SK브로드밴드는 올해부터 자사 IPTV인 B tv에서 넷플릭스를 제공한다. 지난해 SKT와 SK브로드밴드가 넷플릭스와 망사용료 분쟁에 마침표를 찍은 영향이다. 양측은 분쟁 종료와 함께 입장을 180도 바꿔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3사 협약에 따라 B tv에서 넷플릭스를 제공하는 시점은 상반기 내로 예정돼 있다.
김성수 SK브로드밴드 커스터머사업부장은 앞서 AI B tv 간담회를 통해 “2분기 중 B tv에서 넷플릭스를 서비스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SKT와 결합 요금제 상품 등 구체적인 계획을 함께 협의해 나가는 중”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SKT·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는 2020년경부터 과도한 트래픽에 대한 망사용료 지불 여부를 두고 공방을 벌여왔다. 해당 갈등은 소송과 방통위 재정절차까지 진행돼 업계 내외부 이목을 모으는 큰 이슈로 자리잡았다. 첨예하게 대립했던 SKT·SK브로드밴드의 입장전환은 큰 의미다. 망사용료를 쟁취하는 것보다 넷플릭스와 협업이 사업에 더 도움될 것이라 본 셈이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SK브로드밴드의 IPTV 시장점유율은 31.6%였다. 2021년 하반기 30.7%에서 3분기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KT, LG유플러스와 달리 넷플릭스를 제공하지 않는 상황에서 거둔 성과다. 넷플릭스를 장착할 올해 2분기부터는 점유율 상승세가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지니TV, U+TV를 각각 운영하는 KT와 LG유플러스는 일찌감치 넷플릭스와 화합을 선택했다. IPTV 홈쇼핑 의존도가 심화되고 OTT의 대두 속에서 기존 형태를 고수하는 것이 적합하지 않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사실상 3사 모두 OTT와 경쟁보다는 다중 이용자를 장려하는 플랫폼으로서 기능하고 구독자 유지를 도모하는 것으로 전략을 바꿨다.
익명을 요구한 유료방송 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OTT를 여럿 동시 구독하고 모바일 상에서만 아니라 가정에서 이용하면서 이를 TV에서 통합적으로 관리할 니즈가 생겼다”며 “OTT를 매개로 기존 IPTV 가정의 구독을 유지하고 실시간 채널로 연결이나 수수료 수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OTT 플랫폼 유료방송탑승, “잠재 구독자 접점 늘리기 이점”
업계 관계자들은 경쟁이 심화된 최근 시장에선 OTT 입장에서도 IPTV 등 유료방송사업자와 협업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단순히 기존 모회사·관계사와의 연결고리로 인해 IPTV에 들어가거나 망사용료 분쟁 등 리스크를 벗기 위한 선택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국산 OTT 기업 한 고위관계자는 “IPTV 등에 OTT를 유치시키면 잠재적인 구독자 접근성을 크게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OTT 구독자가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서 과거와 달리 단순히 모바일로만 추가 유입시킬 수 있는 신규 고객 숫자가 자연스레 줄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유통경로를 한 차례 더 거치는 만큼 리모컨 결제 등으로 유료방송사업자에 떼어주는 수수료 비용 등을 고려해야한다”면서도 “이를 감수하고서라도 현재 상황에선 구독자 접점을 늘리는 것이 향후 시청점유율 확보 등 경쟁력에서 잠재력이 크다”고 밝혔다.
실제로 국내 시장 대다수 OTT는 폭발적으로 구독자를 늘린 2020년대 초중반 추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넷플릭스의 경우 월간이용자수(MAU)를 2020년 1월 470만명에서 2021년 1월 900만명이상으로 키웠다. 하지만 2022년 10월에는 1100만 수준으로 MAU 증가세가 둔화됐고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최근 몇 달간 1100만~1200만 MAU 수준을 유지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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