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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M 컨퍼런스 2024]美 직판 뚫은 SK바이오팜, 이동훈 대표 "답은 현장에"세노바메이트 블록버스터 만들 전략적 승부수, 의약품 밸류체인 완성 목표

샌프란시스코(미국)=정새임 기자공개 2024-01-15 08:49:45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2일 08: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초 SK바이오팜 수장에 오른 이동훈 대표이사 사장은 투자 전문가다. 의약품 판매 현장과는 거리가 먼 그에게 주어진 과제는 신약 '세노바메이트(미국명 엑스코프리)'의 미국 매출 확장이다. 국내 제약사 중 신약 직접판매를 처음 선언했던 SK바이오팜이었기에 미국 판매 조직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는 것이 최우선 과제였다.

아무도 가보지 않던 길을 개척하는 임무를 맡은 이 대표는 1년간 미국 전역을 발로 뛴 끝에 비로소 "현장에서 답을 찾았다"고 전했다. 그리고 글로벌 표준을 리드하는 미국에서 의약품 전주기 밸류체인을 완성하겠다는 큰 그림을 그리게 됐다.

◇美 세일즈 현장 발로 뛴 CEO, 퀀텀점프 가닥 잡았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간 헬스케어 컨퍼런스(JPM)에서 더벨과 만난 이 대표는 "미국 현장을 돌며 어디서도 얻지 못할 경험을 축적했다"고 말했다.

SK바이오팜은 독자적으로 개발한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허가를 획득하면서 직접 판매를 결정했다. 국내 제약사 중 혁신 신약을 미국에서 직접 판매한 곳이 전무했기에 상당한 리스크를 수반해야 하는 결정이었다.

이동훈 SK바이오팜 대표가 JPM2024에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사진: SK바이오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며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매출은 연 1700억원까지 올라왔다. 하지만 세노바메이트를 상업화하기 위해 20여년의 시간과 수천억원의 자금을 쓴 회사 입장에서 만족할 수준의 매출은 아니다. 지난해 초 지주사 SK㈜에서 바이오 투자를 담당하던 이 대표가 SK바이오팜 수장으로 임명되면서 세노바메이트의 매출 확장 고민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그는 1년간 미국의 의약품 판매 현장을 발로 뛰었다. 세노바메이트 미국 판매를 담당하는 SK라이프사이언스는 미국 내 10개 세일즈 지점을 두고 있다. 모든 지점을 돌며 세일즈팀 전원을 만났다. 현장에서 어떻게 의약품 판매가 이뤄지는지 세세하게 파악해야 매출을 키울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한 달 중 절반은 미국에서 지냈다.

이 대표는 "1년간 현장을 돌면서 중대장격인 지점장이 매출 확대의 엔진이라는 점을 깨달았다"며 "지점장이 세일즈 직원들을 잘 관리하고 현장에서 나오는 피드백, 본부의 지원사항을 잘 전달해줘야 매출이 탄력을 받는다"고 말했다.

지점장의 중요성을 파악한 이 대표는 이들을 'SK맨'으로 만들기 위한 정책도 제시했다. 연간 실적 1등 지점 임직원 전원을 한국으로 초대해 4박5일간 SK 본사와 연구소, 공장을 돌며 SK그룹을 소개할 계획이다. SK에 대한 히스토리가 깊지 않은 현지 외국인 임직원들에게 그룹의 철학을 내재화하기 위함이다.

미국 직판 조직을 단단하게 만들면서 지난해 3분기 세노바메이트의 분기 매출이 700억원을 돌파했다. 2022년 400억원 수준이었던 분기 매출은 2023년 1분기 539억원, 2분기 634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올해 1분기 경쟁제품을 제치고 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미 밸류체인 완성해 글로벌 50위 제약사로 성장 목표

미국 의약품 시장을 직접 확인한 이 대표는 글로벌 표준을 리드하는 미국에 의약품 연구와 임상, 생산과 판매 전 주기 밸류체인을 완성시키겠다는 큰 그림을 그렸다.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는 흐름 속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려면 미국 내 독자적인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것이 필수라고 봤다.

향후 5년간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추진하려는 배경이다. 그는 "신규 파이프라인부터 초기 임상 물질, 기허가 제품을 많이 사들이는 것으로 목표로 한다"며 "기술도입, 판매 협력을 비롯해 M&A를 적극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목표는 원대하다. 세노바메이트를 1조원 매출을 내는 블록버스터 약물로 만들고 제2, 제3의 세노바메이트를 장착해 2029년께 글로벌 제약 50위권에 진입한다는 목표다.

'허황된 꿈'이 아니라고 확신했다. 일본 빅파마들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한국 기업들도 밟아나가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봤다. 회사의 캐치프레이즈를 '동쪽의 세력이 서쪽을 점령한다'는 의미의 '동세서점'으로 잡은 배경이기도 하다.

이 대표는 "거대담론처럼 느껴지지만 미국 현장을 돌며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이라고 확신했다"며 "미국 내 밸류체인을 완성해 진정한 글로벌 리더그룹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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