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M 컨퍼런스 2024]삼성-플래그십 신약개발 협업, '기술·네트워크' 역대급이재용 회장-누바 아페얀 '바이오 멘토' 인연, 삼성그룹 재원 총동원
샌프란시스코(미국)=정새임 기자공개 2024-01-10 07:59:29
이 기사는 2024년 01월 09일 08: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이 모더나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으로 관계를 맺은 미국 창업형 벤처투자사 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Flagship Pioneering, 이하 플래그십)과 협업 관계를 대폭 강화한다.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연구 및 생산 전문성, 삼성그룹의 의료기관과 2400억원 규모의 라이프사이언스펀드 재원이 총동원되는 역대급 규모의 협업이다. 플래그십이 육성하는 바이오텍 역량을 더해 혁신 신약 개발 판도를 뒤집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삼성그룹 바이오·IT 기술과 의료네트워크 역량 전폭 지원
플래그십은 미 현지시간 8일 삼성과 중개과학 및 의학 분야에서의 획기적인 기술 발전을 위한 협력을 발표했다. JP모간 헬스케어 컨퍼런스(J.P. Morgan HEALTHCARE CONFERENCE, 이하 JPM)에서 발표가 이뤄졌다.
협업의 핵심 목표는 첨단 제약바이오의 혁신을 이뤄내는 것이다. 이를 위해 삼성은 플래그십이 설립한 벤처들과 협력해 혁신 신약 개발을 가속화한다. 생명과학 기술과 인공지능(AI), 위탁개발생산(CDMO) 서비스 전 분야에서 삼성의 전문성을 발휘할 계획이다.
삼성그룹의 바이오 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뿐 아니라 삼성그룹이 주도하는 라이프사이언스펀드, 삼성그룹의 상급병원 네트워크까지 이번 협업에 모두 활용될 전망이다. 삼성그룹의 광범위한 의료 네트워크와 바이오·AI 기술, 최소 2400억원 규모의 펀드 재원이 함께하는 역대급 규모의 협업이 성사된 셈이다.
양사는 환자 맞춤형 치료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신약물질 발견과 개발 접근 방식에 혁신이 필요하다는데 동의했다. 기존 방식의 한계를 뛰어넘고자 하는 양사의 비전이 맞아떨어지면서 이번 협업이 추진됐다.
이번 계약을 추진한 스티븐 베렌슨(Stephen Berenson) 매니징 파트너는 "양사는 혁신적인 바이오 플랫폼 기업을 키우기 위해 플래그십의 독보적인 전문성과 삼성의 전략적 역량을 결합할 계획"이라며 "제약바이오 환경을 재편함으로써 궁극적으로 환자 치료를 위한 더 큰 도약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모더나 창업주 누바 아페얀, 이재용 회장 '바이오 멘토'
플래그십은 모더나를 공동 창업해 키운 곳으로 잘 알려진 창업형 VC다. 모더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인 누바 아페얀(Noubar Afeyan) 대표(CEO)가 설립했다. 그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바이오 멘토로도 유명하다.
아페얀 대표는 플래그십을 통해 지난 20여년간 100곳이 넘는 바이오텍을 창업했다. 플래그십이 바이오텍 창업과 육성을 통해 창출한 가치는 700억달러 이상이다.
그를 필두로 한 플래그십과 삼성의 파트너십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모더나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협업으로 맺어졌다. 이후 양사의 교류가 눈에 띄게 늘었다.
아페얀 대표는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 일정에 함께한 이 회장을 만났다. 이후에도 아페얀 대표는 방한을 계획했다. 비록 아직 첫 방문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양사의 논의가 지속적으로 이어지면서 더 광범위하고 긴밀한 협업 관계를 맺게 됐다.
이번 협업을 발표한 삼성 측 인사가 삼성물산인 점도 눈에 띈다. 김재우 삼성물산 부사장이 베렌슨 파트너와 함께 발표를 진행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기술적인 전문성 외에도 의료기관 네트워크, 펀드 재원이 포괄적으로 활용되는 협업이기에 그룹의 핵심인 삼성물산이 파트너십의 중심에 선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물산은 삼성그룹이 주도하는 라이프사이언스펀드에 가장 많은 자금을 투입한 곳이기도 하다. 삼성물산은 1500억원 규모 라이프사이언스 펀드 1호에 990억원을 쏟았다. 이어 지난해 10월 조성된 2호 펀드에도 약 500억원을 출자했다.
삼성물산 김재우 부사장은 협업 발표 대담에서 "이번 협업으로 삼성과 플래그십 간 관계가 완전히 새롭게 발전하게 됐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수행하는 CDMO 서비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임상 연구 인프라, 삼성 메디컬 센터의 임상 노하우 등 삼성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플래그십과 생태계의 혁신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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