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 아트]대림 디뮤지엄, 클럽이 된 미술관이해욱 DL 회장 22년째 관장직 유지, 미술사업 주도…디엘이앤씨 등 출연
서은내 기자공개 2024-01-23 08:07:58
[편집자주]
기업과 예술은 자주 공생관계에 있다. 예술은 성장을 위해 자본이 필요하고 기업은 예술품에 투자함으로써 마케팅 효과를 얻는다. 오너일가의 개인적 선호가 드러나는 분야이기도 하다. 특히 문화예술 지원을 통해 사회에 공헌한다는 점에서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성격도 갖고 있다. 기업이 운영하는 예술 관련 법인의 운영현황과 지배구조, 소장품, 전시 성향 등을 더벨이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8일 16: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술관이 2030 젊은층들에게 제2의 클럽으로 조명받고 있다. 그 중심에 DL그룹(전 대림그룹)에서 운영하는 디뮤지엄이 있다. 삼성의 리움미술관이 대기업 재단 갤러리들 중 '고전'의 대명사로 굳게 자리하고 있다면 반대로 디뮤지엄은 클래식 중심 기조에서 성공적으로 탈피했다는 평가를 받는다.디뮤지엄은 패션 브랜드와 콜라보를 기획하며 감각적이고 '젊은' 느낌의 미술 프로젝트 전시들을 진행해왔다. 덕분에 클럽에 가듯 20대들이 디뮤지엄에 간다는 말이 생겨날 정도라는 게 미술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다. 대중들이 예술을 친근하게 경험하게 하고 특히 젊은층에게는 풍요로운 문화 소비의 공간을 열어줬다는 의미로 읽힌다.
최근 디뮤지엄은 공공예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난해부터 올초까지 잇달아 열린 'SPRING BREEZE: 기분 좋은 산책', '크리스토퍼 바우더: WINTERLIGHTS' 등으로 또다른 실험을 진행 중이다. 찬란한 봄의 빛깔을 미디어아트로 담아내 데이트의 명소이자 인스타 속 사진 명당으로 회자되고 있다.
◇ 대림미술관, '린다 매카트니 사진전'으로 변곡점
디뮤지엄은 대림미술관과 함께 대림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미술관이다. 대림미술관은 대전에 설립된 한림미술관이 모태다. 1993년 대림그룹이 한림갤러리와 한림문화센터를 만들었으며 이후 한림문화센터는 대림문화재단으로 재출범하고 한림갤러리는 한림미술관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한림미술관이 서울로 이전해오면서 대림미술관으로 재개관했다.
초반 대림미술관은 사진전용 미술관이라는 이름으로 불릴만큼 사진작가들의 전시가 주를 이뤘으나 현재는 제한없이 다양한 작가들로 전시 범위를 확대했다. 대림미술관이 대중들의 주목도를 크게 높인 계기는 2015년 열린 린다 매카트니 사진전을 통해서다. 린다 매카트니 사진전은 대림미술관이 성장하는데에 하나의 변곡점을 마련해줬다.
비슷한 시기 디뮤지엄이 대림미술관의 분관으로서 서울 한남동에 설립됐다. 이후 디뮤지엄은 2021년 한차례 이전해 성수동 서울숲 인근에 자리했다. 디뮤지엄에서 최고 인기 전시로 꼽히는 것은 2017년 열린 '유스(Youth)'다. 무한한 가능성과 창의성을 가졌으나 잘 알려지지 않았던 국내외 아티스트 28인의 설치, 그래피티 작품들이 주를 이뤘다.
대림문화재단의 미술관들은 모두 소장전은 진행하지 않고 있다. 대림미술관에서는 주로 특정 작가 전시를 진행하고 있으며 디뮤지엄은 보다 창의적인 프로젝트를 펼쳐가고 있다. 서울숲 인근 공간 자체가 주는 감각들을 활용한다는 것도 특징이다. 하이앤드 브랜드들과 콜라보를 진행하거나 아예 전시관을 특정 브랜드의 전시에 빌려주기도 하고있다.
◇ 이해욱 회장, 미술사업에 뚜렷한 의지…감각적 기획 지원 사격
이 회장은 모친인 한경진 여사로부터 대림미술관 관장 자리를 물려받았다. 이 회장은 지금도 전시 기획들을 일일이 챙기며 컨펌하고 있다. 디뮤지엄의 실험적 프로젝트 역시 미술 경영에 대한 이 회장의 의지가 강하게 뒷받침된 덕분에 자유분방하게 창출될 수 있었던 셈이다.
한 미술업계 관계자는 "오랜기간 기업이 운영해나가는 미술관에는 개인 오너의 명확한 의지가 담겨있다"며 "수익이 나지 않고 돈이 계속 들어가는 사업이라 뚜렷한 추진력이 없이는 지속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대림문화재단 소유 (주)대림 지분 6.2%…취득가 312억, 시가 1000억
대림문화재단은 대림미술관, 디뮤지엄 운영을 통한 전시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추가로 전시교육프로그램을 기획 운영하는 사업도 수행하고 있다. 이해욱 회장이 상임이사이자 대표이며 권미경 이사(스튜디오N 대표), 박지호 어반스페이스오딧세이 창립자, 최인아 전 제일기획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부사장(최인아책방 대표)가 비상임이사로 자문을 맡고 있다.
대림문화재단은 설립 당시 고려개발, 대림산업, 대림엔지니어링 대림자동차공업 대림콩크리트공업 등이 출연한 현금 40억원과 오라관광, 대한상호저축은행, 대림산업, 대림엔지니어링, 대림요업, 서울증권, 대림자동차공업이 출연한 미술품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미술품으로 출연된 순자산의 가액은 약 22억원이다.
대림미술관은 소장품에 대해선 공개하고 있지 않으며 설립때 출연받은 해당 미술품이 주요 소장작에 해당될 것으로 보인다. 2022년에 대림문화재단의 출연자 리스트에는 DL이앤씨(27억원), DL(3억원), 대림(2억원), 디엘건설(15억원) 등이 올라있으며 모두 현금으로 기부금을 출연했다.
국세청 공익법인 공시에 따르면 가장 최근 기준 연도인 2022년 말 총자산 규모는 1344억원이며 사업수익은 85억원 규모다. 그 중 기부금 수익이 47억원이며 입장료수익이 9억원, 미술관운영수익이 7억원, 아트상품수익이 9억원을 기록했다. 유형자산으로 표시되는 전시미술품은 44억원이다. 미술품은 회계상 시가로 평가하지 않으며 통상 취득한 당시의 원가로 기록하고 있다.
대림문화재단은 또다른 비영리법인 대림학원, 대림수암장학문화재단과 함께 ㈜대림의 주요주주로 자리하고 있다. 대림문화재단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대림 지분 6.2%를 보유하고 있다. 대림학원은 ㈜대림 지분 2.71%, 수암장학문화재단은 0.58%씩을 보유하고 있다.
2022년 말 기준 대림문화재단이 보유한 대림 주식의 취득가는 312억원으로 평가를 반영한 장부가는 999억원으로 기록돼있다. ㈜대림은 상장사인 DL 지분 46.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지분구조상 DL의 상단에 ㈜대림이 놓여있으며 이해욱 회장이 ㈜대림 지분 52.3%를 보유해 최대주주에 올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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