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퀀텀점프 2024]"전고체·수소연료전지 리딩 컴퍼니 도약"②정연길 유일에너테크 대표
안성(경기)=조영갑 벤처중기2부 차장공개 2024-01-18 08:00:58
[편집자주]
새해 코스닥 기업은 생존의 시험대에 놓였다. 조달 사정은 위축된지 오래됐고, 신사업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옥석이 가려지는 시기, 기업들은 한해 먹거리에 대한 치열한 고민을 사업계획에 담았다. 새로운 도약대를 찾아 퀀텀점프를 꿈꾸는 기업들의 비전을 현장에서 직접 들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6일 16: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원계 리튬이온 배터리 전방 투자와 더불어 올해는 차세대 배터리인 전고체, 반고체 등의 양산 개발 원년이 될 것이다. 개발에 나선 글로벌 메이커들에 공급 레퍼런스를 기확보하고 있는 만큼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는 물론 차세대 배터리 공정 설비의 리딩 컴퍼니로 거듭나겠다."지난 12일 경기도 안성시 유일에너테크 본사에서 만난 정연길 대표(사진)는 인터뷰의 상당 부분을 할애해 '전고체' 관련 설명을 이어갔다. 전고체 배터리는 액체 전해질로 구성된 리튬이온 배터리와 달리 고체 전해질로 구성돼 리튬이온 배터리 대비 에너지 밀도가 높고, 폭발의 위험으로부터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다. 일본에서는 도요타(TOYOTA), 국내에서는 삼성SDI 등이 가장 활발하게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해 하반기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위한 조직을 신설하고, 파일럿 라인을 구축하는 등 본격적인 양산 채비에 돌입했다. 이른바 'S 라인' 프로젝트다.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에서는 경쟁사 대비 우위를 점하지 못했지만, 차세대 배터리 시장에서는 선제적 투자를 통해 게임체인저가 되겠다는 포부다. 엔지니어 등 관련 전문인력 채용도 서두르고 있다.
유일에너테크는 지난해 삼성SDI의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S라인) 조립공정에 노칭 장비 공급사로 선정되면서 전고체 섹터의 일약 신데렐라로 등극했다. 1~2만원 사이를 오가던 주가는 해당 소식이 알려지면서 4월 초 장중 3만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전고체 전방 투자의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수혜주로 분류된 까닭이다. 올해 각 메이커들의 전고체 관련 투자 확대가 예상되는 만큼 유일에너테크는 올해를 업사이드 포텐셜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이미 국내외의 러브콜이 잇따르고 있다.
정 대표는 "각 고객사와의 NDA(비밀유지협약)이 강력하게 체결돼 있어 자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다"면서 "국내 주요 고객사의 파일럿 라인에 노칭 장비를 본격 공급하는 동시에 미국 전고체 개발 테크에도 설비를 납품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산 이전 상품성을 검증하는 파일럿(pilot) 생산은 대형 매출로 이어지기까지 시간이 걸리지만, 고객사와 강력한 수준의 기술협약을 맺을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이벤트다. 가격 표준을 선점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이외에도 유일에너테크는 다수의 신규 고객사와도 전고체 관련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유일에너테크는 2차전지 노칭, 스태킹 설비 전문 기업이다. 금형(press) 방식과 레이저 가공 방식에 두루 능하다. 최근에는 노칭과 스태킹을 결합한 인라인(In-line) 일체형 장비를 셀 메이커에 공급하면서 턴키 역량을 시장에 과시하기도 했다. 음극 유지부 레이저 노칭 장비에 이어 기술 난이도가 높은 양극 유지부 레이저 노칭 장비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약 1000억원에 가까운 수주잔고를 확보하면서 올해 실적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정 대표는 "아직까지 매출 규모는 크지 않지만, 미래 전력에너지 장치인 수소연료전지 관련한 레퍼런스도 확보했다"고 말했다. 수소연료전지는 수소를 공기 중 산소와 화학반응시켜 전기를 생성하는 장치다. 전기 분해의 역반응을 이용해 전기와 열을 생산하는 시스템으로 자동차, 생산시설 등에서 중용될 가능성이 높다. 국내 제조 메이커들 역시 수소연료전지 관련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유일에너테크는 최근 국내 주요 대기업에 수소연료전지 공정 설비를 납품, 업계의 이목을 모으기도 했다.
정 대표는 "해당 장비는 금형이나 레이저 공정으로 절단하는 개념이 아니라 소재를 분사하는 방식으로 가공을 하는 새로운 개념의 코팅 공정 장비"라면서 "대형 매출액이 되기까지는 시일이 걸리겠지만 향후 유일에너테크의 또다른 캐시카우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당 장비는 이른바 카탈리스트 코팅(catalyst coating) 장비로, 촉매 잉크를 분사하는 방식으로 공정을 진행한다.
한편, 유일에너테크가 출자조합을 통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폐배터리 리싸이클 기업인 '재영텍' 역시 올해 IPO(기업공개) 작업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상장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신영증권이다. 재영텍이 폐배터리 리싸이클링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만큼 코스닥 시장에 안착하면 유일에너테크의 지분가치가 폭등할 것으로 보인다.
유일에너테크는 2021년 'SKS-YP 신기술투자조합 제1호'에 출자하면서 재영텍 전환사채(CB) 매입에 간접 투자했는데, 재영텍의 리싸이클링 기술을 눈 여겨 본 LG화학이 2022년 말 240억원 가량의 지분투자를 단행하면서 일부 구주를 매출했다. CB 잔량을 보통주 전환하면 유일에너테크의 재영텍 지분율은 약 16% 가량이 된다. 투자 당시 300억원 전후의 기업가치는 현재 1조원 수준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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