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금융권 신경영지도]금감원, 촘촘한 조직체계 기반 시장 안정화 적극 나선다①업권별 감독-검사 체계 정비…탄탄한 기반 위에서 이슈 주도하는 이복현 원장
고설봉 기자공개 2024-01-18 10:48:45
[편집자주]
새해를 맞아 금융사들은 조직에 크고 작은 변화를 줬다. 해마다 반복되는 과정이지만 매년 그 의미는 다르다. 경영환경 변화에 맞춰 경영전략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초점을 어디에 두고 있느냐에 따라 신년 조직재편 방향성과 규모도 천차만별로 갈린다. 2024년을 맞이해 국내 주요 금융사들은 조직에 어떤 변화를 줬는지, 또 그 의미는 무엇인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6일 16: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시장 불안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개입이 한층 더 정교해졌다. 취임 3년차를 맞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직접 주요 이슈를 주도하며 현안에 매진하고 있다. 취임 첫해인 2022년 레고랜드 사태 때보다 한층 더 강력하고 체계적으로 시장 안정화를 위한 플랜들을 진행 중이다.태영건설 워크아웃 이슈를 주도하는 곳은 산업은행이다. 그 뒤를 든든히 받치고 있는 것은 금융감독원이다. 과거 산은 중심으로 기업 워크아웃이 단행됐다면 최근에는 금감원이 주도적으로 금융시장 안정화를 동시 추구하는 모습이다. 부동산 PF 부실이 금융시장 대란으로 번질 위험성이 큰 상황에서 이 원장이 전면에서 제 역할을 하는 모습이다.
이러한 이 원장의 광폭행보는 금감원을 바탕으로 잘 조직된 조직체계 덕분이다. 한층 정교해진 금감원 시장 대응 시스템이 잘 작동하면서 이 원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취임 첫해 다소 원론적인 선에 그쳤던 이 원장의 시장 대응은 이제 금융시장 안정화를 주도하는 정책적이고 전략적인 형태로 강화됐다.
◇"현안 대응력 높여라"…조직체계 완성된 금감원
이복현 체제가 들어선 뒤 금감원은 지속적이고 빠른 속도의 개혁을 단행 중이다. 이 원장은 적체된 인사를 해소하고 동시에 인적 쇄신을 단행했다. 또 분산되고 비효율화한 조직체계를 재정비했다. 전통적인 금융 시스템에 대한 대응력은 유지하면서 미래 금융 시스템 등에 대응하는 체계도 고도화했다. 또 소비자보호와 민생금융 행보도 이어가고 있다.
올해 금감원은 조직체계 변경으로 각 권역별 명확한 감독·검사 체계를 수립했다. 감독 전체를 총괄하는 감독국을 두고 그 아래 검사 1~3국 체계를 만들었다. 지난해까지 순차적으로 은행, 증권, 보험,등 업권별 1~3국 체계를 순차적으로 도입했고 올해 여전사와 저축은행 업권에 대한 중소금융검사국을 1~3국 체계로 개편했다.
각 부문별 선임 총괄국 역할을 하는 감독국 체계도 강화했다. 올해 중소금융감독국이 신설됐다. 새마을금고 등에 대한 감독 권한이 금감원에 새롭게 부여되면서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을 담당하는 중소금융감독국을 신설했다. 또 회계감독국도 새로 만들어 회계부문 업무 전문성을 높이고 있다.
이러한 조직체계는 단순히 서열을 만든 것은 아니다. 고유 업무 영역이 있지만 현안에 공동 대응해 최대한 빠르고 정교하게 시장 안정화를 이룰 수 있도록 협업 시스템이 도입됐다. 금융사별 권역을 명확히 나누기 보단 업무 연관성을 고려해 각 국의 팀들의 공동 대응해 현장에 밀착해 효율성을 높이는 식으로 시스템이 고도화 됐다.
◇연초 불거진 부동산PF 위기…적극 시장 안정화 조치 가동
잘 갖춰진 조직체계의 든든한 지원은 이 원장이 자신감 있게 광폭행보를 할수 있는 원동력이다. 올해가 시작되면서 터져나온 태영건설 워크아웃 이슈는 금감원의 안정감 높은 현안 대응력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이 원장을 중심으로 금융위원회와 KDB산업은행 등이 이슈를 틀어쥐면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발 부실이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위협이 되지 않도록 연착륙 시키는 모습이다.
워크아웃 협상 초기 태영그룹 대주주 등과 채권단 측은 다양한 주장과 반박을 펼치며 대립했다. 이런 가운데 이 원장이 당국의 입장을 명확히 밝히면서 주채권자인 산업은행도 한층 힘을 받았다. 대주주의 경영책임이 우선시 되고 자구안의 확실하고 실효적 이행이 중요하다는 원칙이 공고해졌다.
강하게 밀어붙인다는 인상이 있을 정도로 태영건설 워크아웃은 당국 주도로 이슈가 통제됐다. 과거 여러 기업 워크아웃 사태에 비해 당국의 개입 시기도 빠르고 강도도 셌다. 방식도 바뀌었다. 산업은행을 앞세우고 뒤에서 관망하던 과거와 다르게 금융 당국 수장이 전면에 나서 이슈를 주도하면서 시장 안정화에도 효과를 봤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 외 다른 금융기관도 혼란을 느끼지 않았다.
이 원장 광폭 행보는 금융시장 안정의 초석이 되고 있다. 금융 당국 최고 권위자가 자신감 있게 전면에서 목소리를 높이는 만큼 시장의 불안감을 상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고금리와 고물가, 고환율 등 이른바 3고 시대에 우리 금융시장은 비교적 안정화를 유지 중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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