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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 레고켐바이오 인수]빅딜 성사 오리온, 힘 보탠 '대덕벤처 네트워크'안성환 지노믹트리 대표 조력자 역할, 알테오젠 사례서도 소기의 성과

정유현 기자공개 2024-01-24 07:15:26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7일 16: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리온이 레고켐바이오라는 든든한 우군을 얻는데는 K바이오의 중심축으로 불리는 '대덕 바이오벤처' 네트워크의 역할이 컸다. 오리온은 바이오 진출을 선언한 후 기술력이 있는 바이오 기업에 투자를 단행하고 합작사를 설립하는 과정에서 조직문화를 존중하고 사업 추진의 진정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무게감 있게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네트워크를 통해 전해졌고 빅 딜 성사의 쾌거를 이룰 수 있었던 것으로 업계는 보고있다.

16일 업계에 빠르면 오리온은 중국 지역 지주사인 팬 오리온을 통해 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레고켐바이오에 약 5487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딜 완료 후 팬 오리온의 지분율은 25.73%로 레고켐바이오의 최대주주 지위를 얻고 오리온은 레고켐바이오를 계열사로 편입한다. 자금 납입은 오는 3월 29일 진행될 예정이다.


실탄이 넉넉했던 오리온은 그동안 큰 틀에서는 M&A 시장에서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가까이 살펴보면 꾸준히 바이오 기업 투자를 추진했다. 중국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초기 바이오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장기적으로는 합성 의약품, 바이오 의약품, 신약 개발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기 위해 분주한 시간을 보냈다.

오리온홀딩스는 2021년 7월 바이오마커 기반 체외 암 조기진단 전문기업 지노믹트리에 50억원을 투자하고 사업적 협력 관계를 맺었다. 투자 발표 두달 전인 2021년 5월 중국 내 합자 법인 '산동루캉오리온바이오'와 지노믹트리는 대장암 조기진단 기술인 '얼리텍-CRC'에 대한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백신 기업 큐라티스에도 투자를 했다.

치과 질환 치료제 개발 기업인 하이센스바이오와 합작 투자 계약을 맺고 치과 질환 치료제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이 같은 트랙레코드가 오리온이 긴호흡을 가지고 바이오 사업을 키워나가고 있다는 것에 대한 신뢰도를 높였다. 하이센스바이오는 매주 오리온그룹과 대면 미팅을 통해 기술을 교류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특히 이번 레고켐바이오의 딜 성사에 가교 역할을 한 인물로 안성환 지노믹트리 대표가 거론된다. 딜 성사 문턱까지 갔던 알테오젠의 박순재 대표도 거들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김용주 대표와 박순재 대표는 바이오 사관학교라 불리는 LG화학(옛 LG생활과학) 출신이다. 박 대표는 막판에 무산됐지만 딜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오리온의 바이오 사업에 대한 고민과 경쟁력을 엿본 만큼 의사결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예상된다.

LG맨은 아니지만 안성환 대표는 레고켐바이오, 알테오젠 모두 회사가 대덕 바이오 클러스터에 위치한 점에서 교집합을 찾을수 있다. 지리적 기반에 근거한 네트워크를 탄탄하게 형성하고 있다. 안 대표는 대전바이오헬스케어협회 부회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김용주, 박순재 대표가 LG화학 출신으로 두터운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알려져 있는데 안성환 대표도 함께 업계 발전을 위한 고민을 나누는 것으로 보인다. 기술뿐 아니라 투자 관련 정보도 공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안 대표와 김 대표는 투자 포트폴리오도 공유하는 사이다. 타이어뱅크에 인수된 항체치료제 개발기업 파멥신의 유상증자 공시를 자세히 살펴보면 타이어뱅크 외에도 다수의 개인투자자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개인투자자 자격으로 김용주, 안성환 이름을 찾아볼 수 있고 각각 레고켐바이오, 지노믹트리 대표로 추정하고 있다. 파멥신도 대전 바이오클러스터에 속한 기업인만큼 친분이 투자로 이어진 케이스로 보고 있다.

M&A 후보를 물색하던 오리온이 지난해 말 레고켐바이오에 딜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식품 기업의 제안에 의구심을 품었을 김용주 대표에게 안 대표가 진정한 가교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주기적으로 모임을 가지며 바이오 업계 발전 방향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이미 호흡을 맞추고 있는 안성환 대표가 김용주 대표에게 오리온의 바이오에 대한 '진심'을 전한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바이오 간판을 위해 가볍게 시작한 것이 아닌 제약·바이오 시장 활성화에도 오리온의 역할이 클 것이란 이야기를 전달했을 것이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다.

업계 관계자는 "오리온과 관계를 맺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안성환 지노믹트리 대표가 이번 오리온의 레고켐바이오 인수에 숨은 조력자 역할을 한 것으로 알고있다"며 "김용주,안성환, 박순재 대표 모두 회사뿐 아니라 거주지도 대전이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만나 막걸리를 마시며 네트워크를 돈독히 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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