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는 지금]믿을 구석 '물류·유통', 배당 확대 기대감 '솔솔'③지난해 조 단위 순이익 전망…배당금 최대 50% 인상 가능
이호준 기자공개 2024-01-24 10:33:33
[편집자주]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차그룹이라는 뒷배가 배경일 뿐 자신들의 진짜 실력이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 태생부터 남부러운 것 없었지만 성숙기에 접어든 이젠 현대차·기아 상황에 실적과 주가가 크게 좌우되고 있어서다. 그래서 최근 이 회사가 추진 중인 스마트 물류, 폐배터리 등의 새 사업은 의미심장하다. 타고난 '좋은 우연'을 활용, 제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겠단 다짐으로 읽힌다. 마침 해상 운임은 오르고 곳간엔 투자 실탄도 두둑하다. 변곡점이라 볼 수 있는 이 시점에 더벨이 현대글로비스의 상황을 진단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8일 13시2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소 5%에서 최대 50%까지."현대글로비스의 이 배당금 인상률이 올해도 높은 수준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증권 업계가 전망하는 현대글로비스의 지난해 당기 순이익은 약 1조원 수준이다. 역대 최대 규모는 아니어도 대규모 배당으로 이어진 전년 순익에 견줄 만하다.
현대글로비스의 최대 주주, 즉 '정의선 회장'에 대한 관심도 커진다. 2021년 기말 배당에선 332억원이였던 정의선 회장의 배당금은 인상 수준이 50%로 결정된 2022년 기말 배당에선 427억원에 달했다. 작년 순익을 보면 올해도 거액의 배당금 수령이 기대된다.
◇배당 성향 높지 않아 추가 인상 가능성↑
증권 업계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의 지난해 연간 매출, 영업이익 추정치(연결기준)는 각각 25조5200억원, 1조6000억원이다. 역대 최대 실적을 낸 전년(26조9818억원(매출), 1조7985억원(영업이익))과 비슷한 수준이다.
용선료 상승 등으로 해운업이 고전했지만 현대차·기아의 판매량에 연동되는 물류·유통 실적이 호조를 보이며 선방했다. 예상 당기순이익도 약 1조원으로, 역시 액수로는 전년(1조1900억원)과 비슷했고 예년 평균(6000억원 안팎)을 웃돌았다.
남은 관건은 배당이다. 사상 최대 실적을 바탕으로 지난해 현대글로비스는 2022년 결산 배당총액도 사상 최대 규모인 2173억원으로 결정했다. 이전까지 1200억~1400억원 안팎이었던 이 회사의 배당총액에서 단숨에 50%가 껑충 뛴 셈이다.
배경엔 강화된 배당 정책도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작년 초 2022년부터 2024년 결산 배당까지 기존 "0~10% 사이"였던 배당금 인상 수준을 "5~50% 사이"로 상향했다. 실적은 따지지도 않고 최대 50%까지 전년보다 배당을 더 할 수 있단 뜻이다.

물론 이때 현대글로비스의 배당 성향은 17.9% 수준이다. 배당 성향은 기업의 당기순이익 중 배당금이 차지하는 비율인데 오히려 전년(18.20%)보다도 낮았다. 회사가 번 돈에 비해 배당 성향이 높지 않아 향후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 관계자는 "작년부터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의 주주친화적 결정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더불어 현대글로비스가 스스로 주가 저평가 국면을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주당 배당금을 전년 대비 더 상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당 기대감 확대…중장기 실적 전망도 '맑음'
현대글로비스에 배당 기대감을 품는 건 시장뿐만이 아니다. 그간 현대글로비스의 꾸준한 배당은 최대 주주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에도 안정적인 수익원이 돼 줬다.
현대글로비스 지분 20%를 보유 중인 정의선 회장은 2022년 결산 배당으로 427억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전년 대비 28%(95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자회사별 기여도로 봐도 현대글로비스가 가장 높았고 그 다음이 현대차(392억원)와 기아(247억원) 순이다.
정의선 회장은 그룹 계열사 중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순환출자구조를 끊고 현대모비스 등 핵심 계열사 지배력을 강화해야 하는 정의선 회장을 위해서라도 현대글로비스가 배당을 지속 확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적 전망도 어둡지 않다. 현대차그룹은 올해에도 도요타·폭스바겐과 글로벌 빅3에 오를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현대글로비스의 물류·유통 실적도 준수할 전망인 가운데 최근 홍해발 해상 운임 급등으로 지난해 부진했던 해운업까지 업황이 개선되고 있다.
다른 시장 관계자는 "현대글로비스는 수년간 투자부담이 크지 않았으나 최근 선대 확보와 신규 사업 진출 등을 발표하며 적극적인 다각화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며 "최대주주의 핵심 수익원인 만큼 기업가치 제고에 힘을 쏟고 있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VC 투자기업]삼쩜삼, 가입자 2300만명 돌파…성과와 과제
- 'K콘텐츠전략펀드' GP 2곳 선정 그쳐…재공고 예정
- [i-point]신테카바이오 "동물실험 단계적 폐지 수혜 기대"
- [변곡점 맞은 해운업]'퀀텀점프' 현대LNG해운, 선대 확장효과 '톡톡'
- [중간지주 배당수익 분석]HD한국조선해양 수익원천 자회사 '금융→조선' 이동
- [상호관세 후폭풍]트럼프의 '90일 유예·애플 지목', 삼성전자 득실은
- '반년 장고' 거래소, 제노스코 상장심위 개최 '미승인' 가닥
- [시큐리티 컴퍼니 리포트]수산아이앤티, 무차입 경영 비결 '16년 흑자'
- AIA생명, 실적-자본적정성 '양날의 검' 된 환율 변동
- [지방 저축은행은 지금]IBK저축, 영업권·총량 규제에 발목 잡힌 '서민금융'
이호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중견 철강사 생존전략]운전자본 가중 동국산업, 현금흐름 개선 묘수있나
- [중견 철강사 생존전략]성장보단 생존 우선...동국산업, 올해 만기 도래 '2200억'
- [thebell note]장세욱의 싸움
- [중견 철강사 생존전략]동국산업, 손익 '엇박자'…영업흑자에도 순손실 300억
- [중견 철강사 생존전략]KG스틸, 그룹내 '유동성 창출' 중심 부상
- [중견 철강사 생존전략]'무관세' 종료 美시장…KG스틸USA, 실적유지 가능할까
- 아주스틸, 420억 손상차손…PMI 통해 자산 재평가
- [상호관세 후폭풍]포스코·현대제철, 美 중복관세 피했지만…가격전쟁 '본격화'
- [중견 철강사 생존전략]단기금융상품 '두배 늘린' KG스틸, 유동성 확보 총력
- CJ대한통운, 신사업 ‘더운반’ 조직개편 착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