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퀀텀점프 2024]ES큐브, '엔데믹 리스크' 딛고 명품화 전략 다진다텐트계 명품 '스노우피크' 최대 고객사, 하이엔드 공급 강화
조영갑 기자공개 2024-01-24 10:16:58
[편집자주]
새해 코스닥 기업은 생존의 시험대에 놓였다. 조달 사정은 위축된지 오래됐고, 신사업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옥석이 가려지는 시기, 기업들은 한해 먹거리에 대한 치열한 고민을 사업계획에 담았다. 새로운 도약대를 찾아 퀀텀점프를 꿈꾸는 기업들의 비전을 현장에서 직접 들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3일 15: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확산 이후 아웃도어 활동의 확산과 함께 텐트 소비량이 급증, 아웃도어 캠핑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했다. 엔데믹 이후 국내외 여행, 레저 활동 등의 수요가 이를 흡수하면서 캠핑 수요가 크게 줄어들었다."지난 19일 서울 강남구 ES큐브 본사에서 만난 안경환 대표는 시장의 위기를 말하면서도 여유를 잃지 않았다. 타사 대비 압도적인 품질력을 토대로 하이엔드 텐트 제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그 근거다. ES큐브는 기능성 텐트 시장의 '에르메스'로 지칭되는 일본 '스노우피크(Snowpeak)'와의 오랜 유대감을 바탕으로 안정된 공급망을 확보하고 있는 제조사다.
안 대표의 진단대로 ES큐브의 매출액 추이는 팬데믹 확산 구간이 변곡점이다. 팬데믹 확산 초입인 2019년 말 ES큐브의 매출액은 437억원, 영업이익은 -26억원 수준이었으나 전 지구적 확산이 시작된 2020년 초 이후 매출 볼륨이 급속하게 불기 시작, 2020년 말 매출액 807억원, 영업이익 103억원으로 드라마틱한 턴어라운드를 달성했다. 이듬해에는 성장세가 다소 꺾였음에도 매출액 517억원, 영업이익 68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말 역시 매출액 752억원, 영업이익 153억원의 준수한 실적을 기록했다.
안 대표는 올해까지 엔데믹의 영향권 안에 있을 거라고 진단했다. 지난해까지 바이어들이 오더를 늘린 덕에 예상 매출 실적은 나쁘지 않지만, 올해 쌓였던 재고가 순차적으로 소진되는 상황이라 신규 오더를 만들어 내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3분기 말 ES큐브의 매출액은 534억원, 영업이익은 110억원이다. 다만 유동자산과 유동부채의 조정, 영업외손실 등이 뒤따르면서 259억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했다. 결산 전이지만, 4분기 실적이 산입되면 2022년과 유사한 수준의 실적이 예상된다.
문제는 역시 올해다. 아웃도어 시장의 성장률이 둔화되는 동시에 기존의 재고가 소진되는 기간을 거치면서 상반기까지 업황의 '보릿고개'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안 대표 역시 "하반기부터 차년도의 오더를 검토해서 4분기에 발주를 내는데, 올해는 기존 재고로 인해 상반기까지는 쉽지 않은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ES큐브가 자신감을 잃지 않는 것은 텐트 메이커로서 ES큐브가 점유하고 있는 지위 때문이다. ES큐브는 글로벌 유명 아웃도어 텐트 브랜드인 스노우피크를 비롯, 콜맨(COLEMAN), 오가와(Ogawa), 국내 코오롱(KOLON), 코베아(KOVEA) 등에 완성품 텐트 공급하고 있다. 공급 비중은 스노우피크가 가장 크다. 약 20년 간 거래를 진행하면서 스노우피크의 최대 고객사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곳간 사정도 여전히 양호하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두터워지면서 부채비율은 사실상 무차입 수준인 6.53% 수준(지난해 3분기 말)까지 하락했고, 당좌비율은 2022년 말 271.98%에서 지난해 3분기 말 715.88% 수준까지 상승했다.
안 대표는 "업황에 대한 고민이 물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ES큐브의 마케팅 축은 하이엔드 브랜드에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다수의 바이어들이 구매를 원하고 있지만, 퀄리티 컨트롤(QC)에 주력하면서 마진율이 높은 럭셔리 브랜드와의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다. 명품화 전략이다.
업계에 따르면 ES큐브의 경쟁사로 분류되는 중국 A사의 경우 상대적으로 공급 단가는 낮지만, QC에서 열세에 있기 때문에 럭셔리 브랜드 진입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반면, 럭셔리 브랜드에서 이미 입지를 다지고 있는 ES큐브의 경우는 캐파만 뒷받침 된다면 동맹 브랜드를 축으로 다양한 브랜드로 영향력을 뻗칠 수 있는 역량이 있다는 이야기다.
안 대표는 "우리도 경쟁사 처럼 다양한 브랜드 제조를 할 수 있지만, 생산 캐파의 범위 내에서 이익률을 극대화하려면 마진이 높은 패밀리 텐트를 하는 게 맞다"면서 "하지만 올해 보릿고개를 넘기 위해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작업에도 착수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유명 캠핑 액세서리 브랜드 등이다.
ES큐브는 생산 효율성 제고의 일환으로 고성능 공정 장비 확충에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자동연단기 같은 생산설비가 대표적이다. 이전에는 50~70m에 이르는 텐트 원단을 연단에 깔고 직접 천을 재단하는 방식으로 작업이 이뤄졌지만, 자동연단기 도입으로 천의 도포를 자동으로 수행한다. 텐트 생산 업계에 아직 도입 사례가 없는 자동 재단기 역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안 대표는 "영업이익이 다소 줄 수는 있지만, 현금흐름에 큰 지장이 있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올해 캐파 확장 투자를 검토, 내후년 정도에는 베트남에 대규모 캐파 투자를 집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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