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 & Blue]상장하고 '두달' 동인기연, 랠리 비결 '기관 러브콜'아웃도어 '아크테릭스'로 유명세...연초부터 IR 요청 쇄도, 정인수 대표 직접 발표
안정문 기자공개 2024-01-30 13:52:42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6일 10: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동인기연 주가가 올해 들어 심상치 않습니다. 지난해 11월21일 3만700원에 상장한 이후 하락세를 보이면서 12월18일에는 2만650원을 기록하기도 했는데요. 올해 들어 꾸준히 상승하더니 1월23일에는 상장 첫날 종가 2만9150원을 넘어선 2만9650원으로 장을 마감했습니다.
23일 동인기연 주식은 거래량 105만8574주를 기록했습니다. 평균 거래량 21만1700주보다 5배, 상장 첫주를 제외하면 가장 많은 거래가 이뤄진 것입니다. 24일에는 공모가 3만원을 넘어선 3만150원에 장을 마치더니 25일에도 3만850원을 기록하면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동인기연은 1월 초부터 애널리스트, 펀드매니저 등으로부터 IR 요청을 많이 받는 등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동인기연 IR담당자는 “시장에서 단순 OEM 기업이 아닌 인체공학적 봉제 기술 및 알루미늄 가공기술 기반 ODM 기업으로 역량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자기주식 취득 신탁계약, 배당 등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Industry & Event
동인기연은 1992년 설립된 아웃도어용 가방, 용품 ODM 업체로 아웃도어업계 최정상 브랜드의 가방을 만듭니다. 1996년 미국에 프레임 캐리어를 공급하면서 본격적으로 하이엔드 백팩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하이엔드에 걸맞는 초경량·고강도 알루미늄 제조 기술과 라미네이션 기술, 3D 패턴 기술과 인체공학적 봉제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코토팍시, 아크테릭스, 그레고리 등 40여개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로부터 제작을 수주 받고 있으며 필리핀에 10개, 베트남에 1개의 생산법인을 운영 중이며 현재 필리핀 3개 부지에 시설투자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정인수 대표이사는 서울대학교 기계설계학과를 졸업하고 현대중공업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하다 알루미늄 압출 기술을 바탕으로 창업했습니다. 정 대표의 보유 지분율은 66.9% 입니다.
2023년 기준 사업부문별 매출비중은 아웃도어 ODM 92%, 카시트 7% 등입니다. 아웃도어 ODM 제품은 전문가용/캐주얼 백, 하네스, 기타전문 용품 등이 있습니다. 매출에서 북미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80%로 절대적입니다.
2024년은 코토팍시와 아크테릭스, 그레고리 주요 고객사의 수주가 늘면서 가동률 상승에 따른 실적확대도 기대되는 상황입니다. 코토팍시의 매출은 2021년 6000만달러, 2022년 1억1000만달러, 2023년 추정치 1억6000만달러로 성장세가 가파릅니다. 동인기연은 현재 코토팍시 가방ODM 점유율이 90%입니다. 연매출 300억원 규모의 생산능력을 보유한 코토팍시 전용 신공장을 올해 3분기 가동할 예정입니다.
아크테릭스와 그레고리는 동인기연과 10년 이상의 협업을 이어가고 있는 브랜드입니다. 동인기연의 아크테릭스, 그레고리 하이테크 백팩 ODM 점유율은 80% 이상입니다. 아크테릭스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9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5% 늘었습니다.
◇Market View
이베스트투자증권 조은애 연구원은 23일 낸 보고서에서 목표주가를 4만원으로 제시했습니다. 조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부터 대부분의 고객사 오더가 과거 수준 이상으로 회복 중이고, 신규제품 수주로 가동률은 100% 수준까지 올라온 것으로 파악된다"며 "2024년은 매출 상위 글로벌 아웃도어 업체(코토팍시, 아크테릭스, 그레고리 등)를 중심으로 매출 고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조 연구원은 동인기연이 올해 매출은 2804억원, 영업이익은 447억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2023년보다 각각 30.8%, 48.0% 늘어나는 것입니다.
19일 보고서를 내놓은 한국투자증권 윤철환 연구원은 생산거점인 필리핀을 강조했습니다. 윤 연구원은 "아웃도어 가방은 자동화가 어려워 수작업 의존도가 높으며 정밀한 작업이 요구되는 공정의 개수도 많아 인건비와 작업 숙련도가 수익성에 주요 요인"이라며 "필리핀은 피라미드형 인구구조, 인근 공산권 생산 국가와 다른 민주주의 체제, 영어 소통 가능 등 노동집약적 사업에 알맞는 특성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최근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대중국 고율관세, 중국의 인건비 증가로 인한 고객사의 탈중국화 수혜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윤 연구원은 동인기연이 2024년 매출 2849억원, 영업이익 403억원을 거둘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1년 전보다 매출은 27.3%, 영업이익은 31.1% 늘어나는 것입니다.
◇Keyman & Comments
동인기연의 재무활동을 책임지는 인물은 CFO를 맡고 있는 이장익 경영지원 상무입니다.
1987년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이 상무는 삼성물산 상사부문, 삼성 코닝정밀소재 등에서 경영관리 업무를 주로 맡았습니다. 2018년~2021년 정산인터내셔널 CFO를 지낸 뒤 2021년 12월 동인기연에 합류했습니다. 이 상무는 동인기연의 전임 CFO와 함께 삼성물산에서 근무했던 인연을 계기로 합류하게 됐습니다.
이번 주가상승과 관련해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동인기연에 연락을 취해봤습니다. IR담당자를 통해 이장익 상무와 통화를 할 수 있었는데요. 그는 올해 CFO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업무로 경영효율화를 꼽았습니다. 이 상무는 "낭비 요소를 찾고 제거해 올해 내부적으로 설정한 손익목표를 달성하는 데 기여하겠다"며 "내부 전산망이 올해 2월 재단장하는 만큼 안정화에 힘쓰고 상장 1년차로서 외부 공시 업무에도 오류가 생기지 않도록 신경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상무는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하는 해라는 점도 짚었습니다. 그는 "올해는 상장 당시 확보한 자금 가운데 117억원 등을 포함해 200억원이 넘는 투자가 집행된다"며 "투자하는 데 차질이 없도록 자금을 관리하는 데도 신경쓰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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