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interview]"AI 시대 맞춰 진화, 미국·대만·일본 진출"견병선 아이텍 사업총괄 사장
김혜란 기자공개 2024-02-07 08:01:10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6일 09: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공지능(AI) 시대에는 시스템 반도체 산업도 진화한다. 고성능 반도체들이 새롭게 개발되고, 더욱 엄격한 테스트를 통과한 반도체만이 세상에 나올 수 있다. 이런 흐름 속에 '다품종' 시스템 반도체를 맞춤형으로 테스트하는 전문기업 아이텍의 가치도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국내 시스템 반도체 설계·제조기업이라면 아이텍의 도움을 받지 않은 곳이 거의 없다. 아이텍은 웨이퍼(반도체 원판) 테스트와 패키지 테스트를 주요 사업으로 하는 OSAT(반도체패키징·테스트외주기업)로 고객사가 167개에 이른다. 다품종 소량생산이 특징인 시스템 반도체 산업의 밸류체인에서 특정 제품의 적은 물량도 테스트해 주는 전문업체의 존재 가치는 분명하다.
견병선 사업총괄 사장은 "아이텍은 신규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나 시스템 반도체 제조사들의 든든한 파트너이자 우군"이라고 말했다. 국내 시스템 반도체 산업 생태계에서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는 것을 넘어 이제는 더 큰 성장을 준비하고 있다.
견 사장은 "미국과 일본, 대만에서 현지 에이전트를 통해 영업을 진행 중"이라며 "올해는 가시적인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견 사장을 지난 25일 서울 강남구 세곡동의 아이텍 이노베이션센터에서 만났다.
◇국내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 한 축 '자리매김'
아이텍의 주력 사업은 웨이퍼 위 칩들의 양품과 불량을 판별하는 웨이퍼 테스트와 패키징까지 모두 완료된 칩의 양품을 선별하는 패키지 테스트다. 또 전공정을 마친 웨이퍼나 패키징을 마친 완제품 칩에 급격한 온도 변화 등을 가해 불량을 검출하는 작업인 번인테스트도 하고 있다.
아이텍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DB하이텍, LX세미콘 등 종합반도체기업(IDM)과 파운드리(위탁생산), 팹리스 등 국내에서 시스템 반도체를 직접 설계·생산하는 거의 모든 기업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견 사장은 "테스트에 필요한 가장 효율적인 공정을 개발한 뒤 우리 장비에서 빠른 시간 안에 테스트를 끝내 고객에게 다시 전달해 준다"고 말했다. 아이텍은 일본 어드반테스트(Advantest)의 장비 등을 보유 중이다.
아이텍은 지난 몇 년간 첨단 반도체 테스트 역량을 갖추는 데 집중해 왔다. 그는 "더 많은 로드(주어진 시간 안에 컴퓨터 시스템이 처리해야 하는 작업의 양과 작업의 성격)를 걸고 많은 질문을 던져서 연산을 더 많이 하게 하는 것이 AI 반도체의 본질"이라며 "사용환경이 가혹해지기 때문에 좀 더 고도화된 검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회사는 고집적·고단가 반도체가 늘어나고 있는 시장 흐름에 대비해 지난해 어드반테스트사로부터 5나노미터(나노·㎚, 1㎚는 10억분의 1m) 이하 공정 기반 반도체 검사 장비를 새롭게 도입했다. 견 사장은 "국내 OSAT 에선 아이텍이 선도적으로 도입했다"며 "상반기에는 자동차전자장비(전장) 반도체 테스트에 중요한 번인테스트 장비도 추가로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대만·일본 팹리스 공략, 사업 확장
견 사장은 "미국과 일본, 대만 진출에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해외 고객사로는 중국 디스플레이구동칩(DDI) 팹리스 에스윈이 있는데, '중국 외 국가 진출'에 올해 사업 전략의 방점을 찍었다.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가 발전한 대만 OSAT와 경쟁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견 사장은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얼마나 빠른 시간 안에 더 저렴한 단가로 더 빠른 납기를 지켜 양불을 구분해 전달할 수 있느냐가 핵심인데, (대만 OSAT와 비교해서도) 우리가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속적인 설비 투자와 고도화로 회사를 계속 성장시켜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설비투자 계획 관련해서는 "지난 4년 동안 해마다 약 100억원을 설비투자에 썼다"며 "올해도 신규 장비 도입 등을 위해 약 200억원을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비를 새로 들여도 오퍼레이팅할 수 있는 공간은 현재 충분하기 때문에 증설할 필요는 없는 상태"라며 "기존 오래된 설비를 고도화하고 신규 장비를 들여와 미래 시장에 대응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인수·합병(M&A) 관련해선 "앞으로는 기존 자회사와 시너지를 직접적으로 나오는 쪽에 M&A나 투자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반도체 불황 여파로 OSAT 업계가 힘든 시기를 보냈다. 아이텍도 마찬가지다. 아이텍의 매출 인식 시점은 테스트를 끝낸 반도체가 회사 창고에서 출하될 때다. 시스템 반도체가 안 팔리면 당연히 웨이퍼 검사 물량이 적다. 불황기에는 이 시기가 길어진다. 그러나 견 사장은 "비용 절감, 효율화 등을 통해 지난해 4분기 흑자전환하며 (타사에 비해) 선방했다"며 "5나노 장비도 1월부터 본격적으로 돌아가고, 해외 매출까지 추가로 이어지면 올해는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이텍은 지난해 2차전지 안전관리 솔루션 전문업체 비에이에너지와 로봇 솔루션 기업 리드앤을 인수하며 포트폴리오 다변화에도 힘을 쏟았다. 견 사장은 "비에이에너지의 경우 대기업 그룹사 위주 신규 수주로 올해 큰 폭의 매출 신장이 기대된다. 리드앤도 밸류에이션 재평가를 단기간 받을 수 있으리라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에이에너지는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볼보그룹 코리아 등에 배터리 수송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으며 2025년 상장을 목표로 절차를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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