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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니컬 리포트]2상서 가능성 엿본 에이비온, '바바메킵' 가치 높이기미국 규제당국에 희귀의약품 신청…"기술수출 타진"

차지현 기자공개 2024-01-29 07:46:50

[편집자주]

혁신신약을 노리는 기대주, 즉 파이프라인에 대한 가치 평가는 어렵다. 품목허가를 너머 성공적인 상업화에 도달하기까진 임상 평가 지표 외에도 시장 상황, 경쟁사 현황, 인허가 과정이 얽혀 있다. 각사가 내놓는 임상(Clinical) 자체 결과는 물론 비정형화한 데이터를 꼼꼼히 살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내 주요 제약사와 바이오텍의 주력 파이프라인을 해부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6일 08: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항암 표적치료제 개발사 에이비온이 주력 파이프라인의 가치 높이기에 나선다. 미국 규제당국에 희귀의약품지정(ODD) 신청서를 제출했다.

앞선 임상 중간 결과서 긍정적인 데이터를 도출한 데 따라 기술수출 시 협상의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c-Met 저해제 바바메킵, 美 FDA에 희귀의약품 신청

에이비온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바바메킵'(코드명 ABN 401)의 ODD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24일 밝혔다.

ODD 제도는 희귀질환의 약물 개발 및 허가를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하기 위해 마련한 제도다. 미국 내 20만명 이하 질환이 대상이다. ODD로 지정된 의약품은 임상 개발비 세액 공제와 허가심사 수수료 감면 등을 받으며 미국 시장서 7년간 독점발매 기간 보장 등 혜택이 부여된다.

바바메킵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후보물질로 간세포성장인자수용체(c-MET) 저해제 계열 표적항암제다. 폐암은 암 가운데 가장 발생률이 높은데 폐암 환자의 약 85%가 비소세포폐암에 해당한다. 비소세포폐암 환자 중 약 40%가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변이를 가진 환자다. 이들 환자에겐 1차 치료제인 EGFR 표적치료제를 사용한다.

문제는 내성이다. EGFR 표적치료제를 사용하는 대부분의 환자에서 내성이 발생한다. 기존에 쓰던 약을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다는 얘기다. EGFR 변이 내성 환자 중 절반 이상에서 c-MET 변이가 나타난다. 마땅한 치료제가 없어 미충족 의료수요가 높은 영역이다. c-MET 변이 항암 치료제 개발은 일라이릴리, 화이자, 존슨앤존슨 등 빅파마도 개발에 실패했을 정도로 개발이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2상 중간 결과로 ODD 허가 청신호…"가치 높여 L/O"

에이비온이 바바메킵의 ODD 절차를 추진하는 배경엔 작년 공개된 임상 2상 데이터가 있다. 지난해 10월 발표한 임상 2상 중간 결과 객관적반응률(ORR)이 53%로 나타났다. 최초 치료 환자군 대상으론 75%의 반응률을 보였다. 이는 경쟁 약인 노바티스의 '타브렉타'와 머크의 '텝메코'보다 우수한 수치다. 해당 데이터는 ODD 신청을 위한 핵심 근거로 활용할 수 있다.

중간 결과지만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한 만큼 무리 없이 ODD 지정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ODD 지정을 통해 약물의 가치를 끌어올린 뒤엔 기술수출을 적극적으로 타진한단 계획이다. 최근 c-MET 표적 치료제에 대한 빅파마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데 따라 기회가 많을 것이란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로슈가 올해 첫 기술도입 물질로 선택한 중국 바이오 기업 메디링크의 고형암 치료제 후보물질 'YL211' 역시 c-MET을 타깃한다. 계약 규모가 총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딜이다. 다만 YL211는 항체약물접합체(ADC) 기전이라는 점에서 바바메킵과 차이가 있다.

에이비온 관계자는 "미국 ODD 신청을 통해 바바메킵의 시장 가치를 끌어올리고 임상에 속도를 내겠다"며 "임상 2상 중간 결과 발표 후 글로벌 제약사로부터 깊이 있는 협력 제안들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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