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퀀텀점프 2024]'글로벌 IT'향 800억 수주고 올린 필옵틱스, 'OLED·반도체' 날갯짓①차세대 글래스 기판·태양광 공정 장비 개발 완료
조영갑 기자공개 2024-01-31 08:09:41
[편집자주]
새해 코스닥 기업은 생존의 시험대에 놓였다. 조달 사정은 위축된지 오래됐고, 신사업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옥석이 가려지는 시기, 기업들은 한해 먹거리에 대한 치열한 고민을 사업계획에 담았다. 새로운 도약대를 찾아 퀀텀점프를 꿈꾸는 기업들의 비전을 현장에서 직접 들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9일 15: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OLED 디스플레이 공정 장비 제조사 '필옵틱스'가 올해 OLED와 반도체라는 양 날개를 달고, 기업가치 제고에 나선다. 지난해부터 애플 등 글로벌 주요 메이커가 모바일용 OLED 채택을 늘린 가운데 올해 역시 IT제품에 공격적인 OLED 투자를 예고한 만큼 기존 사업의 수익성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차세대 반도체 기판으로 꼽히는 글래스 기판 공정 장비가 라인업에 추가되면서 반도체 부문에서 '업사이드'까지 장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최근 OLED 시장의 키워드는 단연 '애플(Apple)'이다. 애플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아이폰 15 등의 시리즈를 출시, 8.6GH OLED를 적용한 모바일 디바이스 제품을 출하하기 시작하면서 LCD에서 OLED 디스플레이 전환에 물꼬를 텄다. 올해 애플은 이 원장의 OLED 제품을 태블릿과 노트북 제품에 확대 적용한다. 애플은 올 상반기 내 OLED가 적용된 차세대 아이패드 시리즈를 공개를 예고하고 있다. 11인치, 12.9인치 아이패드 프로 제품이다. 8.6G는 2200mmⅹ2500mm 크기 원장인 8.5G 대비 패널당 3인치(TV 기준) 더 크게 자를 수 있는 대형 원장이다.
업계에서는 현재 LCD(액정표시장치)가 주종을 이루고 있는 노트북, 태블릿 등의 중대형 IT 디바이스 디스플레이 시장이 애플의 공격적 투자로 인해 단기간에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로 전환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백라이트(후방조명)가 필요한 LCD는 제조 단가가 상대적으로 낮은 이점이 있지만, 화소 구현에서는 OLED를 따라갈 길이 없다. OLED는 소자가 자체 발광하므로 백라이트가 필요없어 제품을 더 얇게 만들 수 있다. LCD에 대비 높은 제조원가가 단점이다.
애플은 8.6GH 시장을 시작으로 IT 디바이스에 OLED 채택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하이엔드 디바이스 시장을 석권하겠다는 포부다. 최근 애플의 패널 주문량이 1000만대에서 700~800만대로 다소 조정되긴 했지만, 향후 중대형 디바이스 전량에 OLED를 넣겠다는 애플의 의지는 여전하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단, 현재 OLED 패널의 단가가 상승세라 아이패드 프로의 소비자 공급가 이슈는 잠복해 있다.
이런 상황과 관련, 필옵틱스는 지난해 8.6GH IT라인에 대응이 가능한 신규 레이저 커팅 장비를 개발하고 고객사 퀄(품질인증)을 획득해 800억원 규모의 수주를 확보했다. 필옵틱스는 모바일용 플렉서블(flexible) 라인의 셀(cell) 단위 필름 커팅 기술에 최적화된 장비사인데, 애플 등의 엔드유저가 OLED를 확대하면서 커버 글래스의 용처를 넓히고 있는 상황에서 필옵틱스의 글래스 레이저 커팅 설비가 중용되기 시작한 것이다. 필름에 비해 글래스는 공정 상 파손의 우려가 크기 때문에 정밀한 레이저 기술이 수반된다.
필옵틱스는 셀 단위 커팅(Laser cell cutting), 필름 형상 커팅(Film shape cutting), 초박형 강화유리(UTG) 커팅, 레이저 홀 커팅(Laser hole cutting) 등 다종의 OLED 커팅 장비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고객사가 셀 라인에 이어 모듈 라인에도 커팅 장비 발주를 확대하면서 올해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실제 지난해 1분기 필옵틱스는 전 분기 PO(구매주문) 증가로1371억원의 매출액과 88억원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전년 매출액 대비 128% 증가한 수치다.
3분기 고객사 입고와 관련한 문제로 매출액이 220억원(영업이익 -66억원)으로 다소 축소됐지만, 애플을 엔드유저로하는 PO를 이미 지난해 800억원 가량 확보해놨기 때문에 올해 고객사 인도에 따라 순차적으로 매출액에 반영될 전망이다. 필옵틱스 관계자는 "하반기 중 출하가 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OLED 사업의 순항을 기반으로 올해 필옵틱스는 반도체 영역에서도 의미 있는 결실을 맺는다는 포부를 세웠다. 키워드는 '글래스 기판' 공정 장비다. 글래스 기판은 현재 실리콘 기판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차세대 기판으로 거론된다. AI(인공지능) 하이엔드 칩을 집적한 칩렛(Chiplet)의 경우 현재 패키징상에서의 수율이 50% 내외로 평가된다. 여러 칩을 한꺼번에 탑재, 대면적 CoWoS 패키징을 하는 과정에서 실리콘 기판 휨(워피지) 현상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인데, 이를 잡을 대안이 바로 글래스 기판이다.
세계 최대 IDM(종합반도체사) 인텔은 최근 2030년 글라스 기판 상용화 계획을 발표하면서 차세대 기판 전쟁의 불을 당겼다. 인텔은 이를 위해 미국 뉴멕시코주에 첨단 패키징용 반도체 생산시설을 마련하고, 글래스 기판 패키징의 거점으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국내 삼성전기, SKC 역시 시장 선진입을 예고하면서 대형 투자를 예고하고 있다.
필옵틱스는 어드밴스드 패키징의 차세대 플랫폼인 글래스 기판 제조 공정을 위한 △Laser TGV(Through Glass Via·글라스 관통 전극 제조) 장비 △DI(Direct Imaging) 노광기 △Laser ABF Drilling 장비 △Laser 글래스 싱귤레이션 장비 등의 개발을 완료하고, 일부 장비는 고객사 파일럿 라인에 투입한 상황이다. 특히 TGV 설비의 경우 글래스 기판에 미세한 전극 통로를 만들어 전력 효율을 높이는 핵심 솔루션인데, 필옵틱스는 독보적 레이저 가공 기술을 기반으로 미세 홀을 고속으로 뚫는 기술에 특화됐다는 평가다.
한편 필옵틱스는 첨단 태양광 장비도 개발하고 있다. 페로브스카이트(Perovskite)를 적용한 탠덤(Tandem)형 태양전지에 대응할 수 있는 레이저 장비다. 탠덤 셀은 기존 폴리실리콘 태양광 셀에 페로브스카이트에 셀을 쌓는 방식으로 제작된다. 상하부 셀이 서로 다른 영역대의 빛을 흡수, 발전 효율을 극대해 차세대 태양전지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일부 장비는 이미 수주를 받아 제작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필옵틱스 관계자는 "올해는 디스플레이 전방 투자 확대와 더불어 반도체 업사이클 예고 및 태양광 시장 성장에 따른 신사업 확대의 원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글로벌 공급 능력을 갖춘 디바이스 스탠다드 메이커가 될 수 있도록 기술 고도화, 해외 규격 인증, 인력 채용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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