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1월 30일 07: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실적을 기반으로 시상하는 더벨 리그테이블 어워즈가 지난주 마무리됐다. 10년 넘게 외국계 투자은행(IB)이 휩쓸었던 리그테이블 M&A 금융자문 시장에서 삼일PwC가 펼친 활약이 인상적인 한 해였다. 삼일PwC는 금융자문 분야 1위의 영예를 안았다. 2년 연속 1위 타이틀을 수성하면서 변수가 아닌 상수로서의 면모를 재확인시켰다.그간 명실상부 '회계자문의 강자'였던 삼일PwC는 전문성을 기반으로 회계자문에서 실력을 입증한데 이어 금융자문에서도 두각을 드러냈다. ‘국내 최장수’ 회계법인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관록을 과시하면서도 시장 트렌드에 맞춰 변화를 꾀하며 딜 부문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얻었다.
삼일PwC는 2022년 처음으로 금융자문 분야에서 11조5914억원(거래건수 101건)의 실적으로 1위에 올랐다. 이를 기반으로 지난해 초 진행된 어워즈에서는 리그테이블 집계 이래 처음으로 'Best M&A Financial Advisor'를 수상했다. 2023년에도 거래금액 8조7890억원(거래건수 97건)을 기록하며 금융자문 분야 1위를 지켰다. 루트로닉, 넥스플렉스, 쌍용C&E 등 굵직한 딜의 조력자로 당당하게 이름을 올리면 시장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물론 삼일PwC의 성장에는 다양한 요인이 작용했다. 불확실성이 짙어진 시장 분위기가 지난해 리그테이블에 그대로 반영됐다는 평가다. 조 단위 딜은 2년 연속 감소하며 지난해 10건에 그쳤고 빅딜이 줄어들면서 외국계 IB가 힘을 쓰지 못했다. 외국계 IB의 경우 그간 한 두건의 조 단위 빅딜로 1위 자리를 좌지우지해왔던 점을 감안하면 시장 상황이 야속하기만 했을 터다.
하지만 이보다는 클라이언트의 피드백이 긍정적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합리적인 수수료로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것은 국내 회계법인의 큰 메리트이다. 또한 외국계 IB의 강점이었던 크로스보더 딜에서도 국내 회계법인의 역량이 높아지면서 다방면으로 딜을 수행할 수 있는 점도 클라이언트의 선택을 받은 주 요인이다.
완료기준이 아닌 어나운스 기준으로도 삼일PwC가 수위를 차지한다는 것 역시 회계법인의 약진을 일시적인 트렌드로 치부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이러한 추세는 업계 내에서 장기적인 변화를 예고하는 중요한 지표로 해석될 수 있다. 다른 기업에게는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는 중대한 의미를 암시한다. 삼일PwC의 성과는 더 이상 블랙스완 현상이 아니다.
끊임없이 변하는 시장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삼일PwC의 강점인 높은 숫자 이해도는 복잡하고 불확실한 시장의 변화를 단순하고 명확하게 판단하는 능력으로 치환된다. 삼일PwC의 투자 감각이 전가의 보도로 작용할지 앞으로의 행보를 지켜보는 것도 흥미롭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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