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PBR 기업 분석]'배당 중심' ㈜LG의 주주환원, 변화 가능성은자사주 매입 후 소각 여부 '노코멘트', 시장 기대감은 ↑
김위수 기자공개 2024-02-06 09:15:49
[편집자주]
정부가 주식시장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미만인 기업들이 타깃이 됐다. PBR 1배 미만인 기업들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이전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취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PBR 1배 미만 기업들은 '저평가'를 탈출하고 부상할 수 있을까. 더벨이 PBR 1배 미만인 주요 기업들의 현황을 분석하고 기업가치 제고 가능성에 대해 분석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2일 16:1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그룹의 지주사 ㈜LG는 총수인 구광모 회장 및 특수관계인이 전체 주식의 41.7%를 보유하고 있다. ㈜LG는 지주사라는 지위에 걸맞게 그룹 경영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 구 회장을 비롯한 총수일가 일원들이 ㈜LG의 주주로서 그룹 경영에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구조다.이런 지배구조는 ㈜LG의 주주환원 정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자사주 정책은 소극적으로, 배당 정책은 적극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정부의 정책방향상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미만 기업들 스스로 주가 부양책을 내놔야 하는 상황이 됐다. 더 확실한 기업가치 제고 방안이 필요한 셈이다.
시장에서는 ㈜LG가 더 강력한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듯하다. '저PBR주'가 주목받은 이번주들어 ㈜LG의 주가는 약 25%(2일 오후 기준) 상승했다.
◇자사주 소각, 안 하나 못 하나
최근 기업들이 실시하는 주주환원 정책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나는 분야는 자사주 활용 방안이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자사주 매입에 더해 소각까지 이어져야 진정한 주주가치 제고가 이뤄진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도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자사주 소각 의무화에 대해 검토한 바 있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는 정책으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정부 보조에 맞춰 자사주 소각을 실시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SK㈜가 매년 시가총액의 1%에 해당하는 자사주를 매입, 소각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보유 중인 3조원 규모 자사주를 전량 소각할 예정이다. 현대차와 기아, 셀트리온, SK네트웍스 등도 자사주 소각이 포함된 자사주 정책을 발표했다.
㈜LG도 주주환원 정책의 일환으로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다. 지난 2022년 발표된 계획에 따라 2024년까지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계획했던 자사주 매입 계획의 70%를 완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추가적인 자사주 취득이 이뤄진 만큼 현재 달성률은 70%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매입한 자사주를 소각할 가능성이 있을지에 대해 ㈜LG 측은 별다른 언급을 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LG의 지분이 곧장 그룹 '경영권'과 밀접하게 이어지는 지분구조의 영향으로 자사주 소각에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으로 보인다.
기업이 보유한 자사주는 유사시 경영권 방어로 활용할 여지가 크다. 우호적인 기업의 지분과 교환하는 방식으로 의결권을 되살려 '백기사'를 확보하는 형태가 대표적이다. 또 자사주 소각으로 발행주식수가 줄어들면 지분구조에 조금이라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룹내 ㈜LG의 역할을 고려했을 때 자사주 소각 정책에 보수적인 태도를 취하는 배경으로 분석된다.
단 ㈜LG의 경우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40%가 넘어 경영권이 안정돼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시장 및 정부의 요구가 커지는 상황이다. 이런 분위기가 ㈜LG 주주환원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풍부한 유동성, 주주환원 밑받침
지난해 3분기 별도법인 기준 ㈜LG가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1조6670억원으로 나타났다. ㈜LG가 보유한 차입금 규모는 같은 시점을 기준으로 보면 11억원으로 나타났다. 차입금 부담 없이 1조6670억원에 달하는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배당 확대, 추가적인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정책을 수행하는 게 전혀 무리가 되지 않을 수준이다.
주주환원 정책과 더불어 현금성자산을 활용한 투자 계획이 시장의 이목을 이끌고 있다. ㈜LG는 지주사로서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바이오, 클린테크 등 'ABC'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관련 신사업을 발굴하겠다는 의지를 줄곧 드러내고 있다. 인수합병(M&A)을 포함한 대규모 투자부터 간접투자까지 다양한 방안이 거론된다.
재계 관계자는 "투자를 통해 그룹의 성장 비전을 보다 명료하게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며 "여기에 더해 주주환원까지 더해지면 주가 재평가가 이뤄지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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