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er Match Up/BBQ vs bhc]전문경영인 vs 오너십 경영, 기업가치 제고 올인①[소유구조 및 경영체제]10년만 박현종 회장 물러난 bhc, 오너경영 복귀한 BBQ
서지민 기자공개 2024-02-08 07:10:09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 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6일 08: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bhc와 BBQ의 치킨전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bhc그룹을 이끌던 박현종 회장이 대표이사에서 해임됐기 때문이다. 중심에 선 인물의 퇴장으로 10년동안 질기게 이어지며 기업 대 기업에서 오너로까지 번진 소송전의 끝이 보인다.하지만 뿌링클과 황금올리브가 국내 외식업계의 대표 라이벌이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 두 기업은 그동안 송사에 분산됐던 역량을 모아 성장에 주력하겠다는 포부다. bhc는 철저한 전문경영인 체제, BBQ는 강력한 오너십 경영을 바탕으로 새 전략 수립에 나섰다.
◇전문경영인 체제 아래 홀로서기 성공, MBK파트너스 영향력 강화 '눈길'
치킨 라이벌의 탄생은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BBQ를 운영하는 제너시스비비큐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자회사 bhc의 기업공개(IPO)를 시도했으나 실패하고 사모펀드 운용사 로하틴그룹에 경영권을 매각했다.
bhc 대표이사로 영입된 박 전 회장은 bhc의 홀로서기를 성공적으로 마친 뒤 bhc의 경영권 인수에 나섰다. 2018년 MBK파트너스, 엘리베이션에쿼티파트너스 등과 컨소시엄을 꾸리고 경영자인수(MBO) 방식으로 bhc 지분 100%를 확보했다.
이후 추가 투자와 기존 투자자 엑시트 등을 거쳐 현재의 bhc 지배구조가 완성됐다.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글로벌고메이서비시스(GGS)가 bhc 지분 100%를 보유하고 손자회사로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코리아, 해외법인 등을 두는 형태다. 박 전 회장의 GGS 지분율은 8%대로 알려졌다.
전문경영인에서 오너로 변신한 박 전 회장은 같은 삼성 출신의 임금옥 대표를 영입해 bhc 경영을 맡기고 본인은 GGS와 계열사 대표를 맡으며 신사업과 글로벌 사업에 집중했다. 공격적 점포 출점과 아웃백 인수 등을 통해 1조원대 매출을 내는 종합외식기업으로 성장했다는 평가다.
bhc그룹은 지난해 11월 다시 한 번 경영 체제에 변화를 맞이했다. GGS 이사회는 박 전 회장을 대표이사에서 해임하고 MBK파트너스 운영 파트너이자 GGS 등기임원인 차영수 사내이사를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또한 임금옥 bhc 대표를 해임하고 박 전 회장을 산하 자회사 이사회에서 물러나게 했다.
박 전 회장이 수년간 경쟁사와 법적 분쟁을 벌이며 브랜드 이미지를 훼손한 점이 해임 배경으로 꼽힌다. GGS는 bhc를 이끌 새 전문경영인으로 스타벅스코리아 출신 송호섭 대표를 영입했다. 인적 쇄신을 통해 GGS와 bhc의 기업가치 제고에 주력할 방침이다.
◇'창업주 동생' 윤경주 부회장 약 2년만 복귀, 확고한 지배력 기반 쇄신 속도
제너시스비비큐는 지배구조와 경영체제에서 bhc와 정반대의 모습을 보인다. 창업주 윤홍근 회장은 1995년 치킨 프랜차이즈 BBQ를 설립했다. 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제너시스는 제너시스비비큐, 제너시스비비큐글로벌 등을 종속회사로 두고 있다.
제너시스의 지분 구조는 윤 회장의 장남 윤혜웅 씨가 62.6%, 장녀 윤경원 씨 31.9%, 윤 회장이 5.46%로 12년 째 변함이 없다. 오너 일가에서 지배회사, 주력 자회사로 이어지는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갖췄다는 평가다.
총수의 지배력이 확고한 가운데 경영체제 안정화가 과제로 꼽혀왔다. 오너와 전문 경영인 공동경영 체제를 도입하기 위해 외부 인물 영입에 나섰으나 채 1년을 채우지 못하고 사임하는 현상이 되풀이됐다.
2017년 이후 재직기간 8개월을 넘긴 대표가 전무하다. 2021년에는 윤 회장의 동생 윤경주 부회장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고 공동대표 규정을 폐지해 전문경영인 단독 경영체제를 확립하고자 했다. 롯데 출신 정승인 전 대표, 네슬레 출신 이승재 전 대표, 휠라코리아 출신 정승욱 전 대표 등을 영입했으나 모두 취임 7개월을 넘기기 못하고 사임했다.
결국 올해 1월 제너시스비비큐는 대표이사에 다시 윤경주 부회장을 선임했다. bhc 박현종 전 회장의 해임 후 오너경영 체제 복귀를 결정한 점이 눈길을 끈다. 박 전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며 BBQ와 bhc 간의 법적 분쟁도 소강 상태에 접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제너시스비비큐는 올해를 도약의 해로 삼고 성장전략 추진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오너경영을 내세워 신속하고 과감한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하고 빠르게 성과를 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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