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PBR주 수혜 전망에도 보험사 신중한 이유 거래소 보험지수 9거래일간 24% 급등…IFRS17 불확실성에 '부담'
강용규 기자공개 2024-02-07 13:19:18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6일 15: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위원회가 증시 저평가 종목에 대한 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을 도입하기로 하면서 PBR(주가순자산비율)이 낮은 대표 업종인 보험사 주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보험사들은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기업가치 제고의 의지가 없는 것은 아니나 새 회계기준 도입에 따른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하는 만큼 주주환원 여력에 대한 확신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다.
◇저PBR 업종 보험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주가상승 수혜
6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구체적 방안을 2월 중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앞서 1월24일 간담회를 열고 국내 증시의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해 기업의 주주가치 제고 노력을 독려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 프로그램의 취지는 기업이 스스로 자사 주가의 저평가 이유를 분석하고 대응 전략을 마련해 투자자들과 소통하도록 하는 데 있다. 이를 통해 PBR을 높이는 것으로 자본시장을 향한 평가를 정상화하겠다는 것이다.
보험업은 금융당국의 계획 발표로 수혜를 크게 본 업종 중 하나로 꼽힌다. 프로그램 도입이 최초 언급된 1월24일부터 2월5일까지 9거래일동안 11개 상장 보험사 주가를 추종하는 보험지수 시가총액은 39조761억원에서 48조6662억원으로 24.54% 급등했다.
이 기간 단일종목 기준으로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보험사 주식은 흥국화재로 1주당 2935원에서 4455원까지 무려 51.79% 뛰었다. 단 1거래일의 하락도 없이 9거래일 내내 상승했다. 보험업종 '대장주'로 꼽히는 삼성생명도 23.32% 상승했고 다른 종목들도 대체로 20~30% 수준의 상승폭을 보였다.
이와 같은 투자자들의 관심은 보험업종이 전통적인 저 PBR 업종이라는 데 기반을 둔다. 보험주가 밸류업 프로그램의 효과가 가장 크게 나타날 수 있는 '저평가 주식'이라는 논리다. 실제 상장 보험사 11곳은 모두 PBR이 1배 미만으로 시총이 순자산보다도 적다. 가장 높은 삼성화재조차 0.84배에 그친다.
◇보험사 주주환원 여력 불확실, 당국 지침도 엇갈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계기로 커지는 보험업종의 재평가 기대가 주가로 나타나고 있으나 정작 다수 보험사들은 적극적이지만은 않은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는 당국이 기업가치 제고의 개선 지점으로 미흡한 주주환원과 취약한 지배구조를 제시한 점과 맞닿아 있다.
지배구조와 관련해서는 지난해 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앞서 1월 공포를 거쳐 7월3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금융사 대표이사가 임원들의 책무구조도를 마련해 당국에 제출하고 각 임원이 책무에 따라 내부통제를 관리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문제는 주주환원이다. 상장 보험사들 중 배당정책을 통해 투자자들에 배당성향 목표를 제시한 곳은 현재 삼성생명뿐이다. 배당성향 목표를 공개하지 않은 채 주당 배당금(DPS)의 상향 정도만 언급한 곳조차도 소수다. 자사주와 관련해서는 매입이나 소각을 정책으로 명시한 곳이 전무하다.
이는 지난해 새 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보험사들이 주주환원 재원에 해당하는 순이익의 안정적 창출과 관련한 불확실성을 경계하고 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보험사들은 대부분 2023년 순이익이 전년 대비 증가한 것으로 추산되나 2022년 실적은 회계기준 변경 이전인 만큼 실제로는 직접적 비교가 불가능하다.
일각에서는 당국의 일관적이지 못한 지침에 혼란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번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 발표에 앞서 당국은 보험사 CFO(최고재무책임자)들을 상대로 새 회계제도가 완전히 안착하지 않은 만큼 과도한 배당은 자제하라는 메시지를 전한 바 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주주환원 강화를 독려한 셈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배당 등 주주환원정책을 더욱 정교화하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는 있으나 회계 관련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하는 만큼 조심스럽다"며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관련한 당국의 지침이 명확해지는 것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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