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이 관건…물가 둔화에도 기준금리 9연속 ‘동결’ 물가 '울퉁불퉁' 내려가 불확실성 여전…미국 기준금리 동결도 의식
김영은 기자공개 2024-02-22 14:08:52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2일 14: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은행이 9차례 연속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물가가 둔화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금리 인하를 결정하기엔 시기상조라는 판단이다. 상반기 내 금리 인하는 어렵고 5월 경제전망이 나와봐야 향후 금리 방향이 정해질 전망이다. 물가상승률이 2%대에 진입하자 금통위원 중에는 3개월 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언급한 소수 의견도 나왔다.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금리 인하 시점이 예상보다 멀어진 점도 금리 동결에 영향을 미쳤다. 한국과 미국은 반년 넘게 역대 최대 금리 격차를 지속하고 있다.
◇'7인 체제' 금통위 만장일치 동결…물가상승률 2%대 진입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현 수준인 3.5%를 지속하기로 결정했다. 해당 결정에 금통위원 전원이 동의했다. 한국은행은 2023년 1월 금통위 이후 9차례 금리 동결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물가가 둔화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다는 판단이다. 지난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8%로 전월 대비 지난해 7월(2.4%) 이후 6개월 만에 2%대에 진입했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잠정 전망치는 2.6%로 직전 전망치와 동일하다.
이날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의결문(통방문)에 따르면 "국내경제는 성장세가 개선 흐름을 지속하는 가운데 물가상승률의 둔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물가가 목표수준으로 안정될 것으로 확신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밝혔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금통위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 세계적으로 물가가 굉장히 울퉁불퉁한 길을 내려고 있는 상황"이라며 "물가가 예상대로 내려가는 지를 확인한 다음에 (금리 방향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직전 금통위 보다는 불확실성이 소폭 개선되었지만 여러 요인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는 "5월 (경제)전망 때 국내 요인이 우리 예상대로 가는지 확인해 보면 (통화)정책방향이 명확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물가가 둔화 흐름을 보이자 금통위원 의견에도 변화가 생겼다. 이날 참석한 6명 금통위원 중 1명은 3개월 내 금리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1월 열린 금통위에서는 5명 전원이 3개월 내 금리 동결로 입을 모았던 것과 분위기가 달라졌다.이번 금통위는 황건일 신임 금통위원의 참여로 완전체인 7인 체제로 진행됐다.
◇미 연준 기준금리 인하시점 밀리자 '역대 최대' 금리 격차 지속
금통위는 물가 흐름과 더불어 대외 여건 등을 언급한 부분도 눈에 띈다. 금통위는 통방문에서 “미 연준의 조기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 약화 등으로 국채금리가 상승하고 미 달러화는 강세를 나타내었다“며 “주요국 통화정책과 환율 변동성 등 대내외 정책 여건의 변화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https://image.thebell.co.kr/news/photo/2024/02/22/20240222131146012_n.png)
지난 1월 열린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5.25%~5.0%의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동결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연준 목표치를 상회하고 있다며 기준금리 인하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취했다. 제롬 파월 의장 또한 기자회견에서 3월 금리 인하는 어렵다며 시장의 기대를 일축했다.
미국의 금리 인하 시점이 예상보다 멀어짐에 따라 한은도 기준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 더욱 신중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현재 국내 기준금리와 미국 기준금리는 지난해 7월부터 2%p 격차를 지속하고 있다. 역대 최대 수준의 금리 격차가 이어지며 시장에서는 앞으로의 변화에 대해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만 이 총재는 향후 통화정책방향에 있어 보다 독립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음을 암시했다. 이 총재는 “작년과 재작년의 경우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매우 빨랐고 유가도 같이 올라가는 분위기였기 때문에 미국 금리를 따라가는 것이 불가피했다”며 “국제 금융시장의 움직임을 볼 때 미국이 금리를 낮추기 시작하거나 금융위기가 나아지면 각국이 차별화된 정책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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