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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League Table]블라인드펀드 설정 '반토막'…신한운용 존재감 키웠다[부동산펀드/블라인드]고금리 여파 대출형 펀드 일색

윤종학 기자공개 2024-02-27 08:25:57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2일 14: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3년 부동산 블라인드 펀드 시장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직전년도 대비 신규 약정액이 절반으로 줄었다. 특히 해외에 투자하는 블라인드 펀드는 단 한 건도 설정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고금리 장기화에 올해 상반기까지도 블라인드 펀드 시장이 회복되기는 쉽지 않다고 전망한다.

한편 블라인드 펀드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신한자산운용은 1조원에 가까운 약정액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키웠다. 이 밖에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KB자산운용 등 금융지주 계열 운용사들 위주로 펀드를 설정했다. 독립계 운용사로는 코람코자산운용이 가장 많은 수의 펀드를 설정하며 저력을 보였다.

◇고금리 환경에 대출형 펀드 일색…해외 설정 전무

22일 더벨이 집계한 2023년 연간 부동산펀드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1000억원 이상 규모로 신규 설정된 블라인드 펀드는 총 14개, 약정액은 3조5420억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19개, 6조6970억원) 대비 펀드 수는 5개 줄었고 설정액은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신규 블라인드펀드 설정이 급격히 감소한 것은 부동산 시장 위축과 직결된다. 블라인드 펀드는 투자대상을 정해 놓고 자금을 모집하는 프로젝트 펀드와 달리 투자 대상을 미리 정해 놓지 않은 상태에서 설정하고 우량 자산이 확보되면 투자하는 펀드다.

통상 투자자들은 자산배분 차원에서 내부 블라인드 펀드 약정한도를 정해두고 투자한다. 과거 투자했던 블라인드 펀드가 청산되면 투자금을 재투자하는 방식이다. 다만 2022년 하반기부터 국내외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며 자금회수가 요원해졌다. 이는 신규 블라인드 펀드에 집행될 자금줄이 마르게 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국내보다도 부동산 자산가치 하락이 심한 해외 블라인드 펀드 투자분이 대부분 묶여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지난해 설정된 신규 블라인드 펀드 중 해외에 투자하는 펀드는 단 한 건도 존재하지 않았다. 직전년도인 2022년에는 1조7000억원 가량의 해외 블라인드 펀드가 신규 설정됐었다.

전략측면에서는 고금리 상황에 기대수익률이 높은 대출형 펀드 위주로 설정됐다. 지난해에 설정된 대부분의 펀드들은 대출, NPL(부실채권) 펀드였다. 14개 펀드 중 11개 펀드가 선순위, 중순위, NPL 등에 투자하는 대출형 펀드다. 고금리 장기화에 실물부동산 거래는 절반 이상 감소했다. 자산가치가 높아진 상황에서 투자한 매도자와 현재 금리 수준을 반영해 매입하려는 매수자 간의 의견차이를 좁히기는 쉽지 않다.

다만 리파이낸싱이 필요한 자산이 늘어남에 따라 과거 대비 고금리에도 자금이 필요한 곳이 많다. 업계에 따르면 선순위 대출에 투자하기만 해도 4~5%대 수익이 가능하고 중순위, 후순위로 넘어가면 두 자릿수 수익률까지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약정액 1위 '신한운용', 펀드 수는 코람코운용 '최다'

지난해는 기존 블라인드 펀드 강자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최근 몇년 동안 전체 블라인드 펀드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던 삼성SRA자산운용은 지난해 6430억원을 신규 약정하는데 그쳤다.

물론 단일 펀드 규모면에서는 최대 규모지만 지난해 3조5000억원 이상을 소화한 것과 비교하면 위축된 모양새다. 펀드 수에서도 2022년 5개 신규 블라인드 펀드를 설정했지만 지난해에는 '삼성SRA국내담보대출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 제2호'만을 설정했다.

반면 신한자산운용과 코람코자산운용 등이 시장 위축 속에서 존재감을 키웠다. 신한자산운용은 지난해 3개 신규 블라인드 펀드를 총 9100억원 규모로 설정, 약정액 규모로 1위에 올랐다. 2위로 밀려난 삼성SRA자산운용(6430억원)과 꽤 큰 차이의 격차를 보였다. 개별 펀드별로는 '신한코어부동산론III(4100억원)', '신한부동산론 3호(2650억원)', 'PF정산화 제1호(2350억원)' 등 순으로 규모가 컸다.

세 펀드 모두 지난해 하반기에 설정된 펀드들이다. '신한코어부동산론III'은 도심 오피스, 데이터센터 등의 대출에 투자하는 펀드로 펀드 만기는 2030년 10월까지다. '신한부동산론 3호'은 을지로 오피스 PF 등에 투자하며 만기는 동일하다. PF정상화 1호 펀드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부동산PF 사업장을 정상화하기 위해 조성한 블라인드 펀드 중 하나다.

지난해 최다 펀드를 설정한 곳은 코람코자산운용이었다. 'K-MSF 1호'와 'Debt Core Strategy 1호', '코람코 Debt CW-SJ 블라인드 1호', '코람코국내개발 1호' 등 4종의 블라인드 펀드를 신규 설정했다. 총 약정액은 5740억원이다.

이지스자산운용, 마스턴투자운용 등 독립계 운용사들이 지난해 블라인드펀드 설정에 어려움을 겪은 것과 달리 꾸준히 펀드 약정을 이어가고 있다.

'K-MSF 1호'는 캠코가 조성한 블라인드 펀드다. 캠코는 지난해 10월 1조1050억원 규모로 부동산PF 정상화 펀드를 조성했다. 펀드 위탁을 맡은 5개 운용사(이지스운용·신한운용·캡스톤운용·코람코운용·KB운용)에 캠코가 1000억원씩 총 5000억원을 출자하고 각 운용사가 민간 자금을 1000억원 이상 추가로 모집했다. 이 중 코람코자산운용이 설정한 'K-MSF 1호(2450억원)'의 규모가 가장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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