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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쏘시오그룹 리부트]강정석 회장 복귀, 과거 위상 재건 프로젝트 시작됐다①빨라진 투자결정, 자금조달로 신약 드라이브…상위권서 뒤처진 위상 탈환 의지

김형석 기자공개 2024-03-04 09:31:56

[편집자주]

10년간 오너공백을 겪으며 성장 정체를 겼었던 동아쏘시오그룹이 새로운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신약 개발을 위한 인력 확보와 적극적인 투자를 단행하는 한편 자금조달을 통해 기초체력 다지기에도 나섰다. 과거 반세기 동안 국내 리딩 제약기업의 지위를 유지했던 위상을 재탈환하겠다는 의지다. 더벨은 동아쏘시오그룹의 성장 전략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7일 11: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옛 영광을 다시' 과거 상위권 제약사에 이름을 올렸던 동아쏘시오그룹. 이제는 10위권대로 내려앉은 상황에서 과거 위상을 되찾기 위한 작업에 나섰다.

핵심 계열사 동아에스티를 전면에 내세워 항체-약물 접합체(ADC) 바이오텍 앱티스를 인수한 데 이어 외부인력 영입, R&D 투자 확대 등 과감한 행보에 나서고 있다. 10년간의 정체된 국면에서 벗어나기 위한 고군분투다.

이는 6년만에 오너 강정석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것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 주목된다. 10여년간 지속된 거버넌스 리스크를 해소하면서 장기적인 성장 로드맵을 구상하고 또 실행에 나서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R&D 투자 확대…빨라진 동아쏘시오 경영 행보

동아쏘시오그룹의 최근 경영 행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판단이 신속해졌다는 데 있다. 대규모의 투자에 대한 의사결정이 과거 대비 빠르고 적극적으로 변모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ADC 바이오텍 앱티스 인수다. 동아쏘시오그룹의 전문 의약품 계열사 동아에스티는 지난해 12월 앱티스 경영권과 플랫폼 기술 및 파이프라인을 인수했다.

앱티스 인수 당시 눈에 띄는 점은 인수 결정 속도다. 동아에스티는 당시 협상이 시작된 시점부터 단 3주 만에 딜을 종료했다. 지주사 동아쏘시오홀딩스 내 투자심의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속행했기 때문이다. 앱티스의 기업가치는 1000억원, 동아에스티가 인수한 지분율은 51%(경영권 포함)다. 최소 500억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하는 의사결정을 단 3주 내 결정한 것은 이례적이다.

R&D 투자도 전폭적이다. 동아에스티는 최근 800억원의 공모 회사채를 발행하고 향후 2년간 R&D 프로젝트 7건에 전면 투입한다. 기존 집행한 R&D 예산과는 별도로 진행되는 건이라는 데 주목된다.

동아에스티의 R&D 비용 역시 대폭 늘었다는 점도 주목할 지점이다. 지난해 동아에스티가 지출한 R&D 비용은 전년 동기 대비 7.83% 늘어난 936억원이다. 이 기간 매출액 대비 R&D 지출 비중은 15.5%다. 업계 평균이 10% 수준인 걸 감안하면 R&D 지출 비중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앱티스 인수 과정에서 신라젠과 경쟁이 있었던 것을 감안하더라도 동아에스티가 수백억원의 투자 비용의 집행을 빠르게 결정했다는 것은 과거에는 찾아보기 힘들었다"며 "향후 신약 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겠다는 경영방침이 이 같은 의사결정 변화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동아에스티, 오너 공백 시기 역성장

발빠른 투자 그리고 R&D 비용 확대. 이는 6년간 오너 공백 시기 급격히 추락한 동아쏘시오그룹 내 위기감을 반영한 승부수다. 오너인 강정석 회장의 부재 시기 각 계열사 경영을 그의 최측근 인물들이 인물들이 맡았지만 장기플랜을 밀어붙이기엔 한계가 있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전후해 경쟁 제약사들이 혁신 신약 연구를 위해 대대적인 투자에 나섰던 것과 대조적이다. 그렇다고 실적면에서 두각을 드러냈던 것도 아니다.

강 회장이 부재했던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실적 성장세를 보면 핵심 계열사인 동아에스티의 경우 매출이 단 17% 늘어나는데 그쳤다. 또 다른 계열사인 동아제약이 40%대 성장을 이루긴 했지만 매출 볼륨이 작다.

반면 선두권 제약사인 유한양행이 20%대 성장을 이루고 한미약품이 40%대, 그리고 종근당이 70%대 성장한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괴리가 있다. 동아쏘시오홀딩스 연결기준 매출을 보면 같은기간 43% 성장을 기록했지만 다른 제약사들이 2조원대 매출을 목표로 달려가는 것을 감안하면 여전히 1조원 초반대의 실적은 아쉬움이 남는다.


매출 성장 정체는 수익성 격차로도 이어졌다. 종근당 및 대웅제약, 한미약품 등과 비교해 영업이익이 축소한 곳은 동아에스티가 유일하다. 이 기간 동아에스티의 영업이익은 394억원에서 357억원으로 줄었다.

2018년 동아에스티와 비슷한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경쟁사들은 현재 1000억원 이상의 이익을 올리고 있다. 경쟁사의 영업이익률 역시 10%를 상회하며 5%대인 동아에스티보다 높다.

이는 R&D 비용 격차도도 이어졋다. 지난해 3분기 말까지 동아에스티가 지출한 R&D 비용은 715억원이다. 유한양행(1353억원), 대웅제약(1517억원), 한미약품(1362억원) 등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2018년 R&D 비용 지출 격차가 200억~300억원 수준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두배가량 벌어진 셈이다. 지난해 말 회사채 발행을 통해 R&D 비용 추가 집행을 결정한 것은 이 같은 경쟁사와의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측면으로 분석된다.


◇지배구조 리스크…적극적 투자 전략 부재

강 회장의 경영 공백은 소극적인 투자 전략에서 나타난다. 동아쏘시오그룹은 지난해 말 앱티스 인수와 800억원 회사채 발행을 제외하면 최근 6년간 투자자금 확보를 위한 자금조달을 하지 않았다.

지난해 3월 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지만 이는 투자자금 확보가 아닌 2020년 5월에 520억원 규모로 발행했던 3년물 회사채의 차환 목적이었다.

반면 경쟁사들은 투자 자금 확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자금을 조달했다. 무차입 경영을 유지하던 유한양행은 지난 2019년 투자 재원 확보를 위해 공장 부지를 팔아 1975억원을 조달했다.

대웅은 2019년에만 두차례에 걸쳐 공모채로 2000억원을 조달하는 등 매년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보령은 2020년과 2021년 두 차례에 걸쳐 유상증자로 140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적극적인 자금조달은 혁신신약개발이나 신성장동력 발굴에 활용됐다. 더이상 제네릭이나 상품 유통으로만은 살길이 없다는 걸 간파한 몸부림이었다.

유한양행은 오픈이노베이션에 집중하며 폐암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를 탄생시켰다. 대웅제약은 2015년 인수한 한올바이오파마로부터 결실을 맺고 있다. 대표적 신약 후보 물질은 '바토클리맙'으로 1조원 이상의 기술수출료를 기대하고 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강정석 회장 공백을 핵심 측근들이 계열사 경영을 맡았지만 전문 경영인과 오너의 경영에는 큰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오너가 부재했던 6년간 소극적이었던 자금조달 전략과 대조적으로 경쟁사들은 적극적으로 투자에 집중한 것이 동아쏘시오의 성장에는 장애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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