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2023 Musical Chart]쇼노트의 '연륜 쌓인 도전', <멤피스> 흥행으로 귀결⑦한국 정서 맞춘 라이선스 뮤지컬로 '승부', 모회사 카카오그룹 도움없이 '굳건'

이지혜 기자공개 2024-03-04 11:19:43

[편집자주]

2023년 뮤지컬 시장이 최대 규모를 경신했다. 2022년 일시적 호황기를 구가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빗나갔다. <오페라의 유령>, <레베카> 등 대작이 쏟아진 덕분이다. 지난해를 빛낸 뮤지컬은 어떤 작품이었을까. 이를 빚어낸 제작사는 어디일까. 2023년 뮤지컬 시장의 성장을 이끌어낸 작품과 기업을 순위대로 조명했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8일 14: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쇼노트는 사명에 신념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쇼(SHOW)와 음악(NOTE)를 통해 인류에게 행복과 즐거움, 감동을 선사하는 쇼비즈니스를 영위하는 게 목표다. 더 나아가 이를 통해 이윤을 내고 글로벌 쇼비즈니스계에 한 획을 긋는 기업으로 성장하는 게 쇼노트의 청사진이다.

사명답게 쇼노트는 콘서트와 연극, 쇼케이스, 어린이 공연, 전시, 팬미팅 등 쇼비즈니스와 관련한 사업 전반을 다루고 있다. 이 가운데 대표적 사업은 뮤지컬이다. 2005년 법인 설립 이후 가장 먼저 개시한 쇼비즈니스도 콘서트와 뮤지컬 <헤드윅> 상연이었다.

쇼노트의 대표적 사업답게 뮤지컬사업은 코로나19 팬데믹에도 굴하지 않고 갈수록 커졌다. 모회사인 카카오그룹의 힘을 빌리지 않고도 대극장에 올리는 공연이 갈수록 늘었다. 심지어 지난해에는 라이선스 뮤지컬 <멤피스>의 국내 초연까지 성공시켰다. 인종차별이라는 낯선 주제 탓에 경쟁사도 선뜻 뛰어들지 못한 작품을 만들어 흥행시켰다.

비결은 오랜 노하우와 도전 정신이다. 다양성과 차별성을 앞세워 경쟁사 무대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볼거리를 제공하되 보편정서를 자극할 포인트를 찾아냈다. 덕분에 쇼노트는 모회사인 카카오그룹의 금전적 지원없이도 코로나19에 흔들리지 않고 수익성 회복기를 맞이할 수 있었다.

◇<멤피스> 흥행 비결, 다양성·차별성 더한 보편정서 '자극'

28일 예술경영지원센터에 따르면 ‘2023년 공연시장 티켓판매 현황 분석 보고서’에서 쇼노트가 제작한 뮤지컬 <멤피스>의 티켓판매 매출을 놓고 ‘괄목할 만한 성과’라고 평가했다. 수년 동안 상연돼 국내에 잘 알려진 작품이 아니라 지난해 처음 무대에 올린 작품인데도 흥행해서다. <멤피스>는 2023년 뮤지컬 티켓판매 매출 상위 7위에 랭크됐다.


<멤피스>는 음악으로 인종경계를 허문 전설적 라디오 DJ인 듀이 필립스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작품이다. 1950년대 강력한 인종차별 정책을 시행하던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를 배경으로 삼는다. 백인청년 휴이와 흑인전용 클럽 주인의 여동생이자 흑인 여가수인 펠리샤의 사랑과 꿈 이야기를 다룬다.

<멤피스>는 해외에서 일찌감치 대중성과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아이 러브 유>, <올슉업> 등을 쓴 작가 조 디피에트로의 대본으로 만들어진 이 뮤지컬은 미국 공연업계에서 가장 권위높은 토니어워즈에서 2010년 최우수 작품상 등 4관왕에 올랐다. 또 같은 해 드라마 데스크 어워즈 최우수 작품상, 2015년 로렌스 올리비에 어워즈 최우수 안무상 등을 받았다.

인기에 힘입어 <멤피스>는 2009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이후 미국 전역 투어를 진행한 데 이어 영국 웨스트엔드에서도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이후 일본과 호주, 독일 등으로 라이선스 공연을 진행하며 전세계적으로 호평받는 로큰롤 뮤지컬로 자리매김했다.

글로벌에서 흥행한 IP(지식재산권)지만 국내에서는 선뜻 <멤피스>의 라이선스 공연을 진행하겠다고 도전장을 내미는 제작사가 없었다. 흑인과 백인의 인종차별이라는 주제를 한국 대중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무대에서는 어떻게 구현해야 할지 막막했기 때문이다.


쇼노트가 도전정신을 불태운 배경이다. 쇼노트는 이런 어려움에 매료돼 <멤피스>를 들여와야겠다고 판단했다.

이성훈 쇼노트 대표이사(CEO)는 더벨과 전화통화에서 "<멤피스>를 깊이 해석하고 고민해서 정복해낸다면 한국에 좋은 작품을 소개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논 레플리카 방식으로 계약을 맺어 최대한 한국관객의 정서에 맞게 각색했다”고 말했다.

이 CEO의 작품 소싱 원칙은 '다양한 스펙트럼'이다. 스토리텔링이든, 무대 구성이든 다양성을 확보해야 경쟁사와 차별화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여기에 국내는 물론 전세계 관객의 보편정서에 호소하는 각종 장치를 더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믿었다. <멤피스>가 쇼노트의 저력을 보여주는 대표적 흥행작으로 거듭난 비결이다.

◇한국정서·수익성 다 잡은 <멤피스> 인기, <헤드윅>으로 이어간다

<멤피스>의 흥행이 쇼노트에게 여러 모로 큰 힘이 됐을 것으로 분석된다. 일단 <멤피스>는 라이선스 공연이긴 하지만 무대에 올라 인기를 끈 시점이 1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상대적으로 라이선스 계약비용이 낮은 편이다.


더욱이 논 라이선스 방식으로 만들어졌기에 제작비도 비교적 덜 들었다. 한국인의 정서에 맞추려면 논 라이선스 방식으로 제작할 수밖에 없었는데 오히려 이런 점이 수익성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의미다.

쇼노트가 2023년에도 실적 개선 기조를 이어갔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쇼노트는 2022년 개별기준으로 매출 270억원, 영업이익 3억원을 냈다.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다만 당기순이익은 3억원으로 2021년 대비 증가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공연산업 전반이 휘청댈 때에는 매출이 급감하고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을 크게 냈지만 이후부터는 점차 회복되고 있다. 쇼노트가 외부 감사를 받은 이래 적자를 낸 건 2020년이 처음이다.

강력한 회복력은 쇼노트가 모회사인 카카오그룹의 힘을 빌리지 않고도 대형 공연을 무대에 올릴 수 있는 저력으로 이어졌다. 이 CEO는 “2020년 카카오그룹에 편입됐지만 모기업으로부터 유상증자 등 자금적으로 지원받은 적은 단 한 번도 없다”며 “다만 배우 캐스팅 등 사업적으로 시너지를 냈을 뿐”이라고 말했다.


쇼노트는 현재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손자회사다. 연예매니지먼트사이자 기획사인 스타쉽엔터테인먼트가 쇼노트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카카오-카카오엔터테인먼트-스타쉽엔터테인트-쇼노트로 이어지는 구조다.

올해도 수익성 전망이 어둡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헤드윅>과 <그레이트 코멧> 등 대중성이 검증된 대형 작품을 중심으로 2024년 라인업을 꾸렸다. <헤드윅>과 <그레이트 코멧>은 각각 샤롯데씨어터와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3월부터 공연될 예정이며 현재 예매를 받고 있다.

이 CEO는 “<헤드윅>과 <그레이트 코멧> 둘다 킬러콘텐츠로 분류될 만큼 인기가 좋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이 심할 때 무대에 올린 터라 진가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며 “당시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던 작품의 진면목을 관객에게 제대로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