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 & Blue]'대규모 유증' 탓 급락 윈팩, 후공정 설비 투자 승부수주주배정 유상증자 공시 후 하한가, 550억 조달해 CAPEX 투입 공언
김혜란 기자공개 2024-02-29 13:54:47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9일 11: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tock Price & Trading TrendsOSAT(반도체 패키징·테스트 외주기업) 윈팩이 하한가 수준의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윈팩은 29일 오전 10시 기준 전일 주가보다 28.33% 하락한 1209원에 거래되고 있다. 거래량은 312만4649주다. 윈팩 주가는 지난 23일부터 계속 내림세를 이어가다 전날(22일) 반등했으나 29일 다시 급락세로 돌아섰다.
투자자별 매매동향을 보면 기관은 4거래일 연속 순매도세를 보였다. 외국인은 지난 23일부터 순매도세였으나 전날 순매수세로 전환했다. 오전 10시 30분 현재 주가는 전날보다 29.34% 떨어진 1192원에 거래되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이 매도 행렬에 합류하면서 급락하는 것으로 보인다.
◇Public Announcement
윈팩은 2002년 설립된 OSAT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 패키지·테스트 외주 물량을 소화하며 주요 매출을 올리고 있다. 주요 고객사는 전체 매출의 약 65.8%(지난해 3분기 말 기준)를 차지하는 삼성전자다. SK하이닉스로부터는 지난해 3분기 말 전체 매출의 약 6.8%를 올리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넘어 거래처 다각화라는 숙제를 풀기 위해 해외 고객사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영업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최근 윈팩의 기업가치에 영향을 미칠 여러 이슈들이 공표됐으나 실제 주가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 모양새다. 다만 28일 주주배정 유상증자 소식이 공시되면서 향후 대규모 출회의 가능성이 주가를 끌어내린 요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윈팩은 올해 초 이한규 단독대표이사 체제에서 최원·신동호 각자대표이사 체제로 전환, 지배구조를 바꾸면서 분위기 쇄신을 꾀했다. 최 대표는 경영총괄, 신 대표는 사업총괄로 업무분담을 하고 있다. 최 대표가 회사 전반의 살림을 챙기고, 신 대표는 신사업 등 회사의 업사이드를 제고할 방안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또, 이달 들어 윈팩은 '삼성전자 MUF 관련 수혜주'로 자본시장에서 조명을 받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고대역폭메모리(HBM) 패키징에 '몰디드언더필(MUF)' 소재 도입을 검토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윈팩이 수혜주로 언급된 것이다. 다만 윈팩은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패키지·테스트를 수행하지만, HBM 물량을 맡고 있지는 않다. 윈팩이 MUF 관련 기술력이 있다는 이유로 시장의 기대감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번 주가 급락은 전날 알려진 유상증자 결정 소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윈팩은 28일 장 마감 후 55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유상증자로 신주 5487만7334주가 발행될 예정이다. 회사 측은 시설자금으로 275억원을 쓰고, 채무상환자금으로 220억원을 사용할 예정이다. 나머지 55억원은 운영자금으로 활용한다.
◇Peer Group
윈팩은 국내 증시에서 '반도체와 반도체 장비' 업종으로 분류된다. 이 업종에 속한 기업은 총 160개사인데, 현재 100곳이 하락세다.
상승세를 보이는 곳은 지오엘리먼트, GST, 디자인하우스인 에이디테크놀로지 정도다. GST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공정에서 배출되는 유해가스를 정화하는 스크러버와 온도조절 장비인 칠러를 생산하는 업체다. 지오엘리먼트는 반도체 장비 부품 '액상 프리커서 기화 공급장치'를 국산화한 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Shareholder Status
윈팩의 최대주주는 지분 38.31%를 보유한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어보브반도체다. 어보브반도체는 2006년 설립 이후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등을 전문적으로 설계하는 국내 대표 팹리스 중 하나로 자리 잡은 회사다. 2021년 반도체 사업 확장,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윈팩을 인수했다.
이밖에 이한규 전 대표이사와 윤공수 생산부문장(부사장)도 각각 지분 1.29%, 0.03%를 보유하고 있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을 모두 합하면 총 39.63%다.
◇IR Comment
윈팩의 보고서에 기재된 기업설명(IR) 번호로 연락하니 바로 IR 담당자와 연락이 닿았다.
윈팩 측은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 중 절반가량을 설비 투자에 쓸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윈팩 관계자는 "앞으로 반도체 시장 환경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여기에 맞춰서 증설을 계획하고 있다"면서 "후공정 사업은 장비투자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MUF 도입과 윈팩의 사업이 연관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저희가 삼성전자 HBM 물량을 납품하고 있진 않다"면서 "삼성전자도에서 MUF 도입 '예정'이라고 얘기가 나온 것 같은데, 윈팩이 MUF 연구·개발(R&D) 건들이 있으니 삼성전자 HBM 관련 수혜주로 언급되지 않았느냐는 생각이 든다. 지금으로서는 말씀드릴 수 있는 사안이 없다"고 말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이라 최대주주인 어보브반도체의 참여가 향배를 가를 전망다. 윈팩 관계자는 "구주주들이 먼저 청약을 하는데, 어보브반도체가 얼마나 할지는 나중에 공시를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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