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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 Blue]삼목에스폼, 건설업 침체에도 '거푸집' 매출 승승장구이틀연속 52주 최고가 경신…지주사 전환&건설 자재 선투입 효과

서하나 기자공개 2024-03-07 11:26:57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07일 11: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tock Price & Trading Trends

삼목에스폼이 7일 오전 중 강세다. 주가는 이날 오전 10시 기준 2만6800원으로 전일보다 13.95%(3250원) 오른 채 거래되고 있다. 직전 52주 최고가였던 2만4600원을 가볍게 돌파했다.

주가를 견인한 건 개인 투자자들이다. 이날 장이 열린 지 한 시간도 되지 않아 40만주 이상이 거래됐다. 개인 투자자들은 주로 키움증권, 미래에셋증권, 한국증권 창구를 이용해 매수 행렬을 이어갔다. 반면 최근 5거래일 동안 9335주를 매도했고 기관 투자자들은 6만3355주를 팔았다. 외국인 투자자의 보유 비중은 약 1.97%정도다.

주가는 최근 3개월 만에 2배 가까이 뛰었다. 올해 1월 5일 주가는 1만5070원이었는데 이날 52주 최고가인 2만7500원 기록을 새로 썼다. 시총으로 보면 1월 5일 주가 기준 2215억원이던 시총 규모는 4043억원으로 1800억원가량 불어났다. 이날 오전 주가를 기준으로 코스닥 시총 순위 197위에 올라있다.

11시 삼목에스폼 주가는 여전히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이 시각 주가는 2만6550원으로 전일보다 약 14.59% 상승한 채 거래되고 있다. 거래량 역시 약 57만7139주로 불어났다.


◇Public Announcement

삼목에스폼은 1985년 설립돼 1996년 코스닥에 상장한 건설용 거푸집 국내 점유율 1위 기업이다. 알루미늄폼, 갱폼, 시스템폼, 특수폼의 제조 및 임대업 등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2022년 기준으로 시장 점유율은 약 43%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거푸집(Formwork)은 건설 현장에서 사용되는 건축 자재다. 기둥, 바닥, 벽 등 만들 모양의 틀을 짠 뒤 콘크리트를 부어 굳은 뒤 이 틀을 떼어 내는데 이를 거푸집이라고 한다. 삼목에스폼은 2022년 연간 매출 기준 알루미늄폼 분야에서 전체 매출의 약 77.74%를 거뒀고 나머지 판넬폼 사업에서 매출 비중 22.26%를 기록했다.

거푸집 시장은 기존 1980년대부터 1990년대 말까지 약 20여년간 대세였던 철재 거푸집에서 점차 친환경적이고 정밀시공이 가능한 알루미늄 소재 거푸집으로 바뀌는 추세다. 삼목에스폼은 이런 추세에 맞춰 자본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 거푸집 분야를 이끌고 있다. 본사는 경기도 안성이고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에도 사무소를 두고 있다.

삼목에스폼은 지난해 연결기준 잠정실적으로 매출 약 4428억원을 기록해 직전연도보다 31.4% 늘었다고 밝혔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1260억원으로 직전연도 681억원 대비 무려 85.1%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1216억원으로 직전연도 585억원보다 107.8% 급증했다. 사업부문별 매출이 늘면서 자연스럽게 수익성도 따라온 것이라고 삼목에스폼 측은 설명했다.

견조한 실적을 바탕으로 올초 배당과 자사주 매입도 결의했다. 삼목에스폼은 지난해 결산연도 기준 1주당 300원의 배당을 실시, 총 43억원을 배당하기로 했다. 시가배당율은 1.81% 수준이다. 총 발행 주식 수 1470만주 중 자사주 40만5634주를 제외한 1429만4366주를 기준으로 배당한다. 또한 2025년 9월까지 80억원 규모 자사주를 취득하겠다고 발표했다.


◇Peer Group

삼목에스폼은 건축제품 업종으로 분류된다. 동일 업종에 속하는 주요 기업으론 금강공업, 베노티앤알, 덕신하우징, 에스와이스틸텍 등이 있다. 이날 오전 중 건축제품에 속하는 총 15곳의 주가는 대부분 하락했으나 삼목에스폭이 나홀로 견인하면서 전체 종목 주가는 전일대비 3.32% 상승했다.

상승세를 이끈 건 단연 삼목에스폼이다. 이날 오전 중에만 최대 15%의 상승폭을 보이며 건설제품주 상승세를 주도했다. 이밖에 제일테크노스도 전일보다 약 0.86%(50원) 상승한 7440원을 기록했다. 나머지 종목은 대부분 파란불을 켰다. 프럼파스트(-1.43%), 금강공업우(-1.41%), 국영지앤엠(-1.22%), 대림통상(-0.84%) 등 종목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국내 건설 경기는 좀처럼 회복세로 돌아서지 않고 있다. 최근 몇 년간 고금리 기조와 부동산 경기 침체 등이 맞물리면서 전반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겪었다. 전문가들은 올해 건설 경기 전망에 대해서도 그리 낙관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삼목에스폼이 나홀로 견조한 실적을 내면서 투자 심리가 달아오른 것으로 시장에선 분석하고 있다.


◇Shareholder Status

삼목에스폼 최대주주는 모기업인 에스폼(46.5%)이다. 이밖에 김준년 삼목에스폼 회장(12.75%), 이영자(3.78%), 엄석호(0.07%) 등 특수관계인 지분율을 모두 합치면 약 60.86%로 올라선다.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외부 투자자는 없다.

삼목에스폼은 김준년 회장의 선친인 김용현 삼목에스폼 전 대표이사가 1985년 창업했다. 이후 마봉, 선재 등을 제조하는 선재 2차 기업 동일제강 등을 인수합병(M&A)를 통해 계열사로 편입했다. 김준년 회장은 2009년 경영 일선에 등장했고 이후 지분을 이어 받으며 최대주주이자 최고경영자에 올랐다.

김준년 회장은 2021년 에스폼을 중심으로 한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기틀을 마련했다. 원래 에스폼은 지분 투자와 거푸집 사업을 모두 했는데 사업 부문을 모두 떼어주는 내용이었다. 그 결과 에스폼은 삼목에스폼과 코스피 상장사인 동일제강 지분을 보유한 지주사로서 역할에 주력하고 있다.

삼목에스폼은 이 과정에서 건축 자재 제조 사업을 일원화하는 효과를 봤다. 당초 알루미늄폼 내수시장에 주력했고 에스폼이 갱폼 제조와 알루미늄폼 해외 수주를 분담하는 형태였는데 삼목에스폼이 사업을 책임지고 에스폼에 배당으로 수익을 나누는 형태로 바뀌었다.

◇IR Comment

더벨은 주가 문의를 위해 삼목에스폼으로 연락했다. 경영지원실 총무팀을 거쳐 IR팀과 연결됐다. 삼목에스폼 측은 내부에서 주가에 대해 별도로 분석한 내용은 없지만 2021년 지주사 전환 효과와 알루미늄 거푸집 기술력 등이 맞물리면서 꾸준히 매출·수익성을 개선했고 투자 심리가 달아 오른 것이란 해석에 대해선 부인하지 않았다.

삼목에스폼 IR 담당자는 "최근 주가 상승과 관련해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특이 사항은 없다"며 "지난해 좋은 실적을 발표했고 배당, 자사주 매입 등을 공시한 시점부터 주가가 오르기 시작한 것은 맞다"고 말했다.

이 담당자는 이어 "(지난해 매출 상승 배경에 대해) 첫째로 합병 이슈가 있었고 두번째로 계약 단가를 미리 확정하는 사안이 작용했을 수 있다"며 "쉽게 말해 주유소에서 1리터당 1000원에 구입 계약을 맺었는데 유가가 변동해도 그 가격을 유지해야 하는 상황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최근 물가가 상승하다보니 건설사들이 원자재 값이 오르기 전에 선계약을 맺고 선투입하는 등 속도를 높이고 있다는 점도 작용했다"며 "하지만 건설업 전반적으로 수주 잔고가 떨어지고 있어서 미래까지 장밎빛으로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삼목에스폼은 앞으로 기술개발, 투자 계획 등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통화보다는 직접 대면하는 공식적인 자리, 혹은 공시를 통해 IR 활동을 하고 있다는 게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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