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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any Watch]'흑자전환' 디이엔티, 2차전지 검사장비 시프트 '환골탈태'얼티엄셀즈 향 공급확대 덕분, 연내 LG-혼다 합작사 PO 기대감

조영갑 기자공개 2024-03-11 08:50:03

이 기사는 2024년 03월 08일 07: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디스플레이 검사장비에 사업의 방점을 두고 있던 디이엔티가 지난해 2차전지 영역으로 영토를 확장하면서 '환골탈태'에 성공했다. 디스플레이 업황의 변동성에 대비해 개발한 2차전지 레이저 장비가 북미 고객사 등에 중용되면서 사실상 2차전지 기업으로 변모한 모양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획기적으로 개선되면서 전사적 체질개선도 빨라질 전망이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디이엔티는 잠정실적 기준 지난해 매출액 1273억원, 영업이익 17억원을 기록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디이엔티는 2022년 매출액 501억원, 영업이익 마이너스(-) 4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대비 153.9% 늘었고, 영업이익은 흑자로 돌아섰다. 당기순이익도 10억원 기록했다.

디이엔티의 환골탈태는 디스플레이 사업 부문에서 2차전지 사업 부문으로 동력축을 옮긴 결과다. 디이엔티는 2001년 TFT LCD 검사장비 제조사로 설립된 기업이다. 삼성디스플레이 등 LCD 메이커들이 액정표시장치의 황금기를 구가하던 시기, LCD 어레이 테스터(Array Tester), 에이징 테스터(Aging Tester) 등을 고객사에 공급하면서 사세를 키웠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 이후 중국 메이커들이 LCD 투자에 나서면서 국내 메이커들이 단가 경쟁에서 밀리자 OLED 검사 장비로 기술을 고도화, OLED 영역으로 투자를 확대, AMI 등의 장비를 공급하는 방식으로 디스플레이 시장 변화에 대응했다. AMI 장비는 트레이(Tray)에 적재된 셀을 각 검사부로 이송해 특성, 화상, 색시야각, 정형계, 얼룩계 검사를 하는 장비다. OLED 수율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디이엔티는 2022년부터 디스플레이 검사장비 영역에서 벗어나 2차전지 분야로 영토확장을 꾀했다. 여기에는 2014년 디이엔티를 인수한 AP시스템의 역할도 컸다. AP시스템은 디스플레이 봉지증착 전문 개발사였는데, 독자적인 레이저 공정 기술을 토대로 디이엔티를 2차전지 노칭(Notching) 설비 제조사로 변모시켰다. 레이저 노칭 장비는 음극 및 양극 합제부를 고속 레이저 공법으로 가공하는 설비다. 독자적 광원이 없으면 외산 레이저 광원을 도입, 일종의 기술 사용료를 지불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디이엔티는 업황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디스플레이 검사 영역 대신 2차전지 레이저 노칭 장비를 확산하는 방식으로 시장 변화에 대응했다. 그 결과, 디이엔티의 2차전지 사업부문은 지난해 3분기 기준 총 매출액 대비 80% 가량을 차지하는 등 사실상 회사의 외관을 디스플레이 검사장비 영역에서 2차전지 공정장비 영역으로 '시프트'했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 매출액, 영업이익 역시 대부분 2차전지 영역에서 발생했다. 2차전지 부문에서 총 매출의 80% 가량이 발생했고, 기존 사업이었던 디스플레이 검사 영역에서는 20% 이하의 매출이 발생했다.

특히 지난해 설비 투자를 완료한 북미의 얼티엄셀즈(Ultium Cells) 등의 공급 확대가 매출에 큰 보탬이 됐다는 분석이다. 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얼티엠셀즈를 비롯한 북미 고객사는 지난해 디이엔티와 연쇄적인 미팅을 갖고, 노칭 장비 도입을 구체화하기도 했다. 얼티엄셀즈는 LG에너지솔루션과 GM이 50%씩 투자해 설립한 북미 배터리 제조 법인이다.

여기에 디이엔티의 자체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고속 노칭·스태킹 설비가 지난해 본격적으로 시장에 공급되면서 점유율을 높인 점도 환골탈태의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매출액 1273억원 중 80% 정도가 2차전지 노칭 설비에서 발생했지만, 배터리 메이커들의 PO(구매주문)가 4분기 몰리면서 약 900억원 가량의 수주잔고가 매출 산입을 기다리고 있다. 올해 순차적으로 산입될 것으로 보인다.

디이엔티 관계자는 "지난해 얼티엄셀즈의 PO를 대거 수주하면서 2차전지 부문의 매출액을 확대할 수 있었다"면서 "올해는 LG에너지솔루션과 혼다가 구축하는 합작사(L-H 배터리 컴퍼니)로부터 상반기 대규모 PO가 나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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