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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시스템의 변신]증자 전으로 돌아간 현금…남은 투자 재원 어디 쓰나④한화오션 인수 참여로 현금 급감…UAM·위성통신 집중 전망

임한솔 기자공개 2024-03-13 14:32:09

[편집자주]

신사업 육성은 장밋빛 미래를 향해 고난의 행군을 이어가는 일이다. 방산 핵심기업 한화시스템이 본격적으로 UAM, 위성통신, 디지털 플랫폼 등 신사업을 추진한 뒤로 여러 해가 지났다. 지금까지 수천억원이 투입됐지만 수익성은 아직 뚜렷하지 않은 상황. 신규 아이템을 발굴하는 것 못지않게 경쟁력 있는 포트폴리오를 선별하는 일이 중요해졌다. 방산, ICT 너머로의 진출을 꿈꾸는 한화시스템의 현황과 전략을 더벨이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08일 15: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사업 전략에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회사가 보유한 현금이다. 앞서 한화시스템이 2021년 6월 약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시행한 직후에는 당연히 현금이 풍족했다. 한화시스템은 조단위 현금을 기반으로 국내외 기업에 대한 지분 투자 및 신규 계열사 설립을 적극 추진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사정이 다소 달라졌다.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이 소진돼 가는 가운데 그룹 차원의 대규모 인수합병(M&A)에 동참한 결과 보유 현금이 대폭 감소했다.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줄어드는 추세다. 남은 현금을 신사업의 어떤 분야에 얼마나 투입할지, 신중한 투자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화오션에 최근 3년간 영업활동 현금흐름 투입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연결기준 투자활동 현금흐름 8637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6667억원이 관계기업 주식을 취득하는 데 들어갔다. 거의 다 한화오션 인수 및 투자를 위해 사용했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해 한화오션으로 출범시켰다. 방산 영역을 지상, 항공에 이어 바다까지 확대함으로써 ‘K-록히드마틴’으로 거듭나겠다는 구상이다.

한화오션 인수에는 약 2조원이 필요했다. 한화시스템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임팩트파트너스, 한화컨버전스 등 다른 한화그룹 계열사와 함께 힘을 보탰다. 지난해 5월 한화오션 지분 12.33%를 약 5000억원에 취득했다.

(자료=전자공시시스템)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추가 투자가 이어졌다. 지난해 11월 한화오션이 해외 조선소 인수, 해상풍력발전사업 진출 등을 목적으로 약 1조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나선 것이다. 한화시스템은 당시 유상증자에 참여해 약 1500억원 규모 신주를 취득했다.

두 차례에 걸쳐 약 6500억원을 한화오션에 투입한 셈인데 이는 한화시스템이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벌어들인 연결기준 영업활동 현금흐름의 총합 6685억원과 비슷한 규모다.

결과적으로 한화시스템의 현금 보유량(현금 및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은 2022년 말 1조2484억원에서 지난해 말 5067억원으로 급감했다. 2021년 유상증자를 시행하기 전(2020년 말 5501억원)과 비슷한 수준으로 돌아갔다.

◇신사업 재원 약 2500억, UAM·위성통신 투자 전망

남은 현금 중 신사업 투자 재원으로 정해진 몫은 절반가량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보면 한화시스템이 유상증자로 조달했던 약 1조2000억원 중 2514억원이 미사용 자금으로 잡혀 있다.

한화시스템은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위성통신, 디지털 플랫폼 등 크게 3개 분야를 신사업으로 육성해 왔다. 기존 자금사용 계획과 실제 투자 내용을 살펴보면 미사용 자금은 UAM과 위성통신 쪽에 들어갈 공산이 크다.

디지털 플랫폼사업에 계획보다 더 많은 자금이 투입됐기 때문이다. 2500억원이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지난해 3분기까지 약 3260억원이 쓰였다. 계열사인 에이치파운데이션(H-foundation), 한화시스템 미국법인(Hanwha Systems USA) 등에 돌아간 금액이다. 에이치파운데이션은 핀테크기업 바닐라스튜디오의 모회사다. 한화시스템 미국법인은 블록체인업체 엔터프라이즈블록체인 및 대체불가토큰(NFC) 기반 이력서 기술기업 르네상스를 아래에 뒀다.

디지털 플랫폼사업에 대한 추가 투자는 당분간 제한적일 전망이다. 한화시스템은 최근 디지털 플랫폼사업의 낮은 수익성, 치열한 시장 경쟁 등을 이유로 전반적인 사업 재검토에 들어갔다. 일부 사업을 중단하는 한편 법인 청산까지 고려하고 있다. 향후 신규 포트폴리오를 찾더라도 소규모 지분투자를 하는 정도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자료=전자공시시스템)

UAM과 위성통신 쪽은 디지털 플랫폼과 달리 아직 계획보다 자금을 덜 사용한 모습이다. 사업의 진행도 비교적 활발한 만큼 남은 자금을 기반으로 꾸준한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화시스템의 주요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UAM 개발기업 오버에어는 올해부터 UAM 기체의 시험비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위성통신기업 원웹(현재 유텔셋 원웹)의 경우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서비스 제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물론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만 신사업에 쓰라는 법은 없다. 한화시스템 주력인 방산, 정보통신기술(ICT)사업이 지속해서 성장하고 있는 만큼 추가 재원을 기대할 수 있다.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2조4531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2.1% 성장했다.

다만 최근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감소 추세라는 점은 변수다.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연결기준 순이익 3431억원을 기록했으나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전년 대비 3분의 1 수준인 834억원에 불과했다. 순이익 대부분을 장부상 이익인 파생상품 평가이익(2572억원)이 차지한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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